(배터리 확장전)②K배터리, 중저가 시장 뛰어든다…중국 아성 넘을까
보급형·멀티 폼팩터 라인업 전방위 확장
'배터리 탈중국화' 흐름에 수주 영토 확대
전문가 "공급망 탈중국화가 진짜 숙제"
공개 2026-05-22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5월 20일 15:33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배터리 기업들의 경영전략이 특정 기술에 대한 '선택과 집중'에서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옮겨가고 있다. 이에 <IB토마토>는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시장의 지배력을 바탕으로 고성능 삼원계와 차세대 배터리 영역까지 점유율 확대를 노리는 중국 배터리 기업과 이에 대응해 제품 라인업 확장에 나선 국내 배터리 3사의 대응 전략을 취재·분석한다. 아울러 이러한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이 각 기업의 재무건전성과 투자 효율성, 미래 기업가치에 미칠 영향도 함께 짚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373220), 삼성SDI(006400), SK온)가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과거 하이니켈 중심의 프리미엄 제품군에 집중했지만, 완성차 업체의 다변화된 요구와 중저가 시장을 겨냥한 리튬인산철(LFP)과 나트륨이온 등의 제품 개발 및 양산 체제 구축에 고삐를 당기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미 고품질의 중저가 배터리를 양산하고 있는 중국과의 경쟁에서 한국 배터리가 승자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배터리 3사. (사진=AI 제작 이미지)
 
LFP부터 나트륨이온까지 보급형·멀티 폼팩터 전방위 확대
 
20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전기차용 LFP 배터리 생산을 목표로, 망간을 추가한 리튬망간인산철(LMFP) 등 저가형·중저가형 제품을 개발 중이다. 프리미엄 고성능 전기차 시장을 겨냥해 4680부터 46120까지 높이를 다각화한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 라인업도 확장하며 고객 맞춤형 사양 대응력을 무기로 삼고 있다.
 
삼성SDI 또한 올해 LFP 양산을 공식 목표로 설정했다. 지난해 9월 울산사업장에 LFP 제조 설비 구축에 착수해 내년 상반기 양산을 준비 중이다. 원통형 배터리 분야에서는 46파이 배터리 양산을 시작하고 높이를 다양화하고 있으며 내년 1세대 양산을 목표로 차량 시동 및 에너지저장장치(ESS)용 12V 나트륨이온 배터리 팩의 고객사 테스트 역시 진행하고 있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에 비해 전기차용 대형 고객 확보 측면에서 뒤처진다는 평가가 있어 향후 수주 확보가 주요 과제로 꼽힌다.
 
파우치형 프리미엄 배터리에 집중했던 SK온은 '멀티 폼팩터' 공급사로 전환하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다. ‘인터배터리 2025’에서 원통형 배터리 실물 모형을 처음 공개한 회사는 지난해 하반기 파일럿 라인을 준공했다. LFP와 각형 배터리 개발을 완료하고 원통형 폼팩터 다양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전문가 "배터리 소재 탈중국화가 핵심"
 
제품 및 규격 다변화 전략은 대규모 수주 성과로 입증되고 있다. 특히 메르세데스-벤츠가 국내 배터리사와의 파트너십을 확대해 배터리 탈중국화에 나섰다. 고성능 하이니켈 배터리부터 중저가형 LFP, 차세대 원통형까지 국내 기업이 맡으면서 완성차 전 라인업을 커버하는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삼성SDI는 벤츠와 사상 최초로 다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삼성SDI는 벤츠의 차세대 전기차에 탑재될 고성능 배터리를 공급한다. 공급 규모는 약 10조원대로 추정된다. 해당 배터리는 하이니켈 니켈·코발트·망간(NCM) 소재를 적용해 에너지 밀도를 극대화하고, 주행거리와 출력 성능을 대폭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벤츠는 향후 출시할 중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쿠페형 전기차 등 핵심 라인업에 해당 배터리를 적용해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양사는 차세대 배터리 선행 개발까지 전략적 협력 관계를 지속해서 확대하기로 뜻도 모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10월 벤츠의 LFP 배터리 공급 업체로 공식 선정됐다. 국내 배터리 기업이 독일 완성차 업체에 LFP 배터리를 공급하는 것은 이번이 최초다.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이 벤츠에 공급하는 물량은 보급형 LFP 배터리부터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인 '46시리즈'에 이르기까지 프리미엄부터 중저가 배터리까지 총망라한다. 그 규모는 총 25조원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들의 보급형 배터리 시장 진입이 다소 늦었다고 조언한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한국이 삼원계 중심의 이분법적 사고에 갇혀 있는 사이, 중국은 이미 삼원계와 고성능 LFP 양쪽 모두에서 에너지 밀도 세계 최고 기록을 보유할 만큼 기술과 시장을 선점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어 박 교수는 "우리가 이제야 겨우 LFP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과 소재의 공급망은 여전히 중국에 깊숙이 종속돼 있다"며 "단순한 제품군 확장을 넘어 소재 자립화를 이루지 못하면 진정한 원가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배터리 3사는 제품군과 규격이 늘어남에 따라 발생하는 공정이 복잡해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마트팩토리와 자동화 도입을 제조 경쟁력의 핵심으로 내세웠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오창 스마트공장을 기반으로 글로벌 생산라인에 동일 체계를 적용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신설된 라인은 스마트팩토리 기반으로 운영 중이다. SK온은 데이터 중심의 '제조 지능화'로 수율을 최적화하고 있으며 삼성SDI는 자동화 및 검사 장비 투자를 확대해 유연한 각형·LFP 라인 대응력을 높이고 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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