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 '2조 클럽' 입성의 이면…본업 수익성은 물음표
IDT 바이오로지카 연결 편입 효과로 매출 2조원 돌파
울산 공장부지 매각 등 일회성 자산 처분에 흑자전환
공개 2026-05-11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5월 07일 15:51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SK케미칼(285130)이 지난해 대규모 인수합병(M&A)과 자산 매각을 통해 외형 성장과 흑자 전환을 달성했지만, 일회성 이익과 연결 회계 효과를 제외한 본업 수익성은 손익분기점 수준에 머물고 있다. 특히 중동전쟁 등 지정학적 요인과 오는 7월 약가제도 개편 등으로 향후 수익성이 불확실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SK케미칼)
 
M&A로 '2조 클럽' 입성…독일 업체 연결 편입 효과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SK케미칼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2조 3652억원을 기록하며 2024년(1조 7368억원) 대비 36.2% 증가했다. 매출 증가를 이끈 것은 본업이 아닌 M&A를 통한 재무제표 연결 효과가 주효했다. 지난 2024년 10월 약 3564억원을 투입해 지분 60%를 확보한 독일 CDMO(위탁개발생산) 업체 IDT 바이오로지카의 실적이 지난해부터 매출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SK케미칼의 CDMO 사업은 지난해 4525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SK케미칼 전체 매출의 약 20%를 담당하는 핵심 자회사로 자리 잡았다. 기존 사업의 성장보다는 대규모 자본 투입을 통한 연결 범위 확대가 매출 2조원 돌파의 주요 원인이 된 셈이다.
 
SK케미칼은 수익성 측면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억원을 기록하며 적자기조가 이어졌다. 2024년 -452억원과 비교하면 적자 폭이 450억원 가량 축소됐지만, IDT 바이오로지카 편입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기순이익은 273억원으로 2024년(-44억원)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이 역시 영업활동을 통한 성과로 보기는 어렵다. 흑자전환의 핵심 요인이 제품 판매 수익이 아닌 '부동산 매각'이라는 비영업적 요인이기 때문이다.
 
SK케미칼은 지난해 울산 공장부지 일부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약 507억원에 달하는 유형자산처분이익을 영업외수익으로 인식했다. 해당 이익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회사의 당기순손익은 2024년에 이어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수익성 낮은 IDT 바이오로지카, '구원투수' 될 수 있나
 
팬데믹에서 엔데믹으로 전환된 이후 백신 부문의 수주 공백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전략적으로 인수한 IDT 바이오로지카는 실적 측면에서는 연착륙했다고 볼 수 있다. 글로벌 10위권의 사업 지위를 보유한 이곳은 지난해 9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연결 실적 개선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
 
다만 IDT 바이오로지카의 영업이익률은 2.1% 수준에 머물러 있는 점을 고려하면 전사적 수익성을 견인하기에는 힘이 부친다. 해당 법인의 연결 편입으로 기존 백신 부문의 고정비 부담을 일부 분산시키는 효과를 거뒀지만, 그룹 전체의 마진율을 끌어올릴 만한 '고부가가치 창출원'으로서의 역할은 미흡하기 때문이다.
 
수익성 개선을 가로막는 또 다른 요인은 대규모 자본적지출(CAPEX)에 따른 설비 신·증설에 따른 고정비 증가다. SK케미칼은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설비 증설과 자회사 지분 인수 등에 총 1조 6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집행했다.
 
투자에 따른 설비 증가로 매출액 대비 감가상각비 비중도 늘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SK케미칼의 매출액 대비 감가상각비 비중은 2021년 3.8%에서 지난해 8.0%로 두배 이상 치솟았다. 본업에서 상당한 수준의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면 치솟는 감가상각비를 상쇄하기 어려운 상태가 된 것이다.
 
향후 실적 회복 여부 역시 불투명한 상황이다. 화학 사업부의 경우 최근 중동 지역의 분쟁으로국제 유가와 환율이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면서 원재료인 나프타 등을 사용하는 그린케미칼 부문의 원가 및 물류비 부담이 가중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제약 사업부 역시 정책 리스크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오는 7월 시행 예정인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에 따라 기넥신(혈액순환개선제) 등 주요 특허 만료 의약품의 보험 약가 산정률이 기존 53.55%에서 45%로 낮아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는 마진율이 높은 주요 품목의 수익성 감소로 이어져 중장기적으로 제약 부문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예찬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SK케미칼 관련 신용평가보고서에서 "주력 품목인 기넥신이 특허만료 의약품으로 약가 인하 대상에 포함돼 있고, R&D 파이프라인 및 보유 품목 가운데 제네릭의 비중이 적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제약부문 영업실적에 일정 수준의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SK케미칼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당사는 스페셜티(코폴리, 재활용) 위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나프타 수급 불안정 등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어 "화학 분야는 영업 및 실적으로 흑자를 이어오고 있는 상황이고, 스페셜티 위주 포트폴리오를 더욱 강화해 외형 및 이익 성장에 더욱 힘쓸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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