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권영지 기자] 양극재 기업인
엘앤에프(066970)가 올해 1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하며 그간의 부진을 털어내고 본격적인 실적 반등 구간에 진입했다. 지난 3년간 이어진 영업적자를 멈추고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올해는 재무구조 개선과 함께 '한계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낼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엘앤에프 대구 구지 3공장 전경. (사진=엘앤에프)
3년 적자 딛고 '어닝 서프라이즈'…수익성 개선 뚜렷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엘앤에프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7396억원, 영업이익 1173억원의 잠정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3648억원) 대비 매출은 102.8% 증가하고, 영업이익(-1403억원)은 183.6% 증가하며 흑자로 돌아섰다. 특히 시장 예상치보다 300억원 이상 웃도는 성적을 내며 가파른 회복세를 보였다.
이번 흑자전환은 고부가 제품인 하이니켈 양극재의 견조한 출하 확대가 견인했다. 엘앤에프 측은 니켈 함량 90% 이상인 '울트라 하이니켈' 제품의 단독 공급과 더불어 지난해 말부터 본격화된 46파이(지름 46mm) 신규 제품의 출하량이 늘어나며 가동률이 크게 회복됐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원재료 가격 반등에 따른 재고자산 평가 환입 효과와 우호적인 환율 여건 등이 더해지며 수익성 개선폭을 키웠다.
실적 반등은 반가운 소식이지만, 엘앤에프 앞에 놓인 적자 누적이라는 과제는 여전히 무겁다. 엘앤에프는 지난 2023년 2223억원의 영업손실을 시작으로 2024년 5587억원, 지난해 1568억원 등 3년 연속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주요 재무건전성 지표들은 크게 악화된 상태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는 이자보상배율은 2023년 -2.82배, 2024년 -5.25배, 지난해 -1.34배를 기록하며 3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통상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적정기준인 1배를 밑돌 경우, 수익으로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좀비기업)'으로 분류된다.
이자보상배율 외 대표적인 재무건전성 지표인 부채비율과 유동비율도 크게 악화된 상태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363.1%까지 치솟았고, 유동비율은 65.4% 수준으로 떨어졌다. 대구 구지공장 준공 등 대규모 설비투자(CAPEX)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수익성이 뒷받침되지 못하며 은행 차입금에 의존한 결과다. 이에 업계 안팎에서는 악화된 재무구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이번 1분기 흑자가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고 연간 실적 흑자로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이니켈+LFP' 투트랙 전략…북미 ESS 시장 정조준
엘앤에프는 이 같은 위기 돌파를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주력 사업 부문인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NCMA) 하이니켈 제품 관련 독보적인 기술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저가형 배터리 시장을 겨냥한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사업을 강화하는 투트랙 전략이다.
실제로 엘앤에프는 니켈 함량 95% 수준의 하이니켈 NCMA 제품을 세계 최초로 개발·양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삼성SDI(006400)와 체결한 1조 6000억원 규모의 LFP 양극재 공급계약을 맺으며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현재 대구에 건설 중인 LFP 양극재 전용 공장은 올해 준공 후 연간 3만톤 규모의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며 향후 추가 증설을 통해 6만톤까지 생산능력(CAPA)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비중국산 LFP 양극재에 대한 글로벌 수요 증가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등 공급망 규제로 북미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을 중심으로 비중국산 소재 채택이 필수가 됐기 때문이다.
김귀연
대신증권(003540) 연구원은 최근 공개한 엘앤에프 관련 리포트에서 "엘앤에프는 이미 확보한 LFP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북미 ESS 산업 성장의 수혜를 입을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ESS 매출 비중을 20%까지 확대하며 영업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엘앤에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ESS 관련 제품의 경우 하반기 양산 예정이며 그간 맺은 업무협약(MOU) 등을 통해 고객사에 납품될 예정인 물량들이 어느 정도 있는 상태"라며 "매출 반영 시점은 내년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엘앤에프는 전기차 외에도 인공지능(AI) 기반 데이터센터의 급격한 전력 수요 증가와 로봇, 차세대 전동화 기기 등 양극재의 신규 응용 분야 확대에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 회사는 고에너지밀도, 장수명 및 고안전성에 대한 기술적 요구 수준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하이니켈계 및 LFP 등 다양한 소재 체계와 차세대 전지 적용을 위한 신규 양극 소재에 대한 기술 개발을 병행하고 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