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보현 기자] 세라젬이 지난해 고강도 비용 절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재고 급증으로 곳간이 쪼그라들고 있다. 영업활동으로 번 돈은 절반 이상 줄었고, 전체 현금성자산이 40% 이상 축소된 것이다. 최근에는 안마의자 판매 기업에서 헬스케어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체질 개선에 나서며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데 현금자산이 축소되는 상황에서 투자 부담을 어떻게 대응할지가 과제로 떠올랐다.
세라젬 판교 헬스케어 이노타운 전경. (사진=세라젬)
비용 줄여 흑자 냈지만…재고 급증에 현금흐름 '급랭'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세라젬의 연결기준 지난해 매출액은 5498억원으로 전년 5460억원 대비 0.7% 늘었다. 영업이익은 258억원으로 전년 22억원 대비 약 12배 증가했다. 2024년 적자(마이너스 126억원)였던 당기순손익도 지난해 19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세라잼의 적자 탈출은 비용 절감이 주요 배경으로 분석된다. 세라젬의 판매관리비율은 2024년 59.3%에서 지난해 55%로 줄었다.
판관비 중에서는 급여를 가장 많이 줄였다. 급여는 2024년 775억원에서 지난해 593억원으로 23.5%(182억원)가 감소했다. 그 다음으로는 광고선전비 12.5%(232억원→203억원)를 줄였다. 이외 차량유지비, 운반비, 교육훈련비 등 영업에 들어가는 고정비도 전반적으로 절감했다.
'알뜰 경영'을 펼쳤지만 현금흐름은 뒷걸음쳤다. 영업으로 번 돈인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지난해 819억원으로 전년 1771억원 대비 53.8% (952억원) 급감했다. 지난해말 전체 현금 및 현금성자산도 1305억원으로 전년말 2184억원 대비 40.2%(879억원) 쪼그라들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의 급감이 전체 현금성자산의 축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셈이다.
실적이 좋아도 영업현금이 감소한 주원인은 재고 급증 때문이다. 세라젬은 재고자산으로 인한 현금 유출입이 2024년 34억원에서 2025년 -246억원으로 나타났다. 재고가 쌓이면서 현금이 크게 묶인 구조로 해석된다.
매출채권으로 인한 현금 회수액도 2024년 825억원에서 2025년 504억원으로 38.88%(321억원) 줄어 외상 매출 회수 또한 느려졌다.
이와 관련 세라젬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세라젬은 척추 관리 의료기기를 제조, 판매하는 비즈니스에서 우리 몸의 건강 전체 관리를 위해 척추뿐만 아니라, 운동, 휴식, 뷰티, 순환, 에너지, 정신 등 7가지 건강 영역으로 제품군을 확대했다"며 "이뿐만 아니라 기존의 척추 관리 의료기기와 안마의자의 라인업도 다양화 하면서 안전 재고 보유분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외 영업현금의 다른 항목도 현금 유출에 영향을 미쳤다. 선수금 관련 현금흐름도 2024년 151억원에서 지난해 -35억원으로 기록됐다. 이외 예수금, 미지급비용, 판매보증충당부채 등이 현금 유출에 가속도를 더했다.
헬스케어 전환 속도…줄어든 곳간에 투자 부담 확대
세라젬은 최근 단순 안마의자 판매 기업에서 헬스케어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포지셔닝을 바꾸고 있다. 기능 중심 의료기기에서 디자인 미감이 뛰어난 가전으로 제품을 진화시켜 '프리미엄 체류형 공간'으로 체질개선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이에 국내 작가와 협업해 아트디자인이 담긴 안마의자 '파우제 M8 Fit 아트 에디션'을 전국에 전시했다. 또한 대한항공과 협업해 인천국제공항 일등석 라운지에 척추 관리 의료기기 '마스터 V 컬렉션' 등 제품 13대를 설치하고,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내 체험존에 자사 제품을 설치해 '세라젬 챔피언스 리커버리 라운지'를 조성했다.
이같은 체질개선 뒤에는 세라젬의 지속적인 투자가 자리한다. 세라젬 연구개발비는 2023년 189억원, 2024년 191억원, 지난해 242억원으로 꾸준히 증가세다. 적자 시기에도 기술 고도화와 신제품 개발에 집중한 것이다. 또한 투자 지표인 CAPEX(유형자산 취득)도 2023년 121억원, 2024년 208억원, 2025년 342억원으로 3년째 앞자리가 바뀌고 있다.
문제는 본업에서 창출되는 현금흐름이 약화되면서, 투자에 쓰일 수 있는 현금 또한 말라간다는 것이다. 전년 대비 지난해 세라젬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40.2%(879억원)가 줄었다.
순차입금비율도 2024년 53.75%에서 지난해 54.7%로 상향됐다. 보유한 현금성 자산보다 차입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순차입금비율이 상승하면 재무 안정성이 약화됐다는 신호로 해석되며, 향후 추가 투자나 신규 사업 확대 과정에서 자금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이에 지난해 겨우 적자를 탈출한 세라젬이 체질개선에 들어가는 투자 여력을 본업에서 대응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이와 관련 세라젬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세라젬은 제품 라인업 강화를 해 오고 있고, 또한 생산 인프라 고도화를 위한 투자를 진행해왔다"며 "향후 투자 계획은 시장 상황과 사업 성과, 현금흐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기조로 운영할 계획이다. 세라젬은 척추 관리 의료기기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글로벌 70여개국에 수출하는 회사에서 건강관리의 영역과 제품군을 7-케어 솔루션으로 확대하고 향후에는 건강한 집을 제공하는 AI 웰니스 홈으로 사업 영역을 고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와 뜻을 같이하는 기업, 조직과 협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지난 4월에는 헬스케어 얼라이언스 AI서밋을 개최하고 AI 웰니스 홈의 비전을 공유했다. 투자 부분에서도 웰니스 홈을 위한 연구개발 및 관련 투자를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고 부연했다.
이보현 기자 bob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