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윤상록 기자] 비상장사인 가슴보형물 유통기업 모티바코리아가 코스닥 상장사인
윙스풋(335870)을 사실상 인수하면서 우회상장을 염두에 둔 구조 재편에 본격 착수했다. 계열사인 휴먼웰니스를 통해 대량 지분을 매입한 데 이어 임신영 대표이사를 윙스풋의 '경영지배인'으로 선임했다. 앞서 모티바코리아가 두 차례 코스닥 상장을 시도했다가 불발된 만큼 시장에서는 우회상장 수순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내년 3월이면 모티바코리아가 윙스풋 대상으로 발행한 전환사채(CB)를 전량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단번에 최대주주에 올라설 수 있음에도 지분을 추가 매입한 것은 상장 시기를 앞당기기 위한 행보로도 풀이된다.
(사진=모티바코리아)
계열사 이용해 윙스풋 최대주주 등극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2일 휴먼웰니스·인크레더블버즈·모티바코리아는 최근 윙스풋 주식 565만여 주를 기존 최대주주인 김영천 전 윙스풋 대표로부터 193억원에 인수했다. 주당 인수가액은 3411원으로 12일 종가(2505원) 기준 경영권 프리미엄은 36% 수준이다.
휴먼웰니스가 252만3213주(15.06%), 인크레더블버즈가 170만8499주(10.20%), 모티바코리아가 146만5828주(8.75%)를 각각 보유하며 공동 최대주주 지위를 갖췄다. 단독 최대주주인 휴먼웰니스 지분율은 34%(특수관계인 포함)에 달한다. 이들 세 법인은 모두 임신영 대표가 실질 지배하는 계열사다. 이번 거래로 임 대표는 상장사인 윙스풋에까지 지배력을 확장한 셈이다.
실제로 윙스풋 이사회는 같은 날 임 대표를 ‘경영지배인’으로 공식 선임했다. 경영지배인은 상법 제10조에 따라 선임되며 사실상 대표이사와 동등한 경영 권한을 가진다. 이번 선임은 24일 예정인 임시주총에서 등기임원 전환을 염두에 둔 조치로도 해석된다.
윙스풋은 공시에서 최대주주 변경과 관련해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구체적 계획은 없다”고 밝혔으나, 같은 보고서에 “정관 변경, 임원 선임·해임, 자본금 변경, 합병·분할 등 중요 경영사항에 대해 주요주주로서 영향력을 행사할 예정”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는 통상 자본시장법상 규제 회피를 위한 형식적 문구로 해석되며, 향후 우회상장에 필요한 조치 등이 뒤따를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코스닥 입성 좌절 경험…우회상장 추진
업계에선 모티바코리아가 두 차례 코스닥 시장 입성을 시도한 적이 있는 만큼 향후 흡수합병이나 주식 스왑을 통한 코스닥 입성을 시도할 것으로 본다.
모티바코리아는 지난 2022년 대신증권과 상장주관 계약을 체결한 뒤 코스닥 상장을 노렸으나 열매를 맺지 못했다. 당시 매출 감소로 인해 기업공개(IPO)를 통한 일반상장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월엔 코스닥 상장사 플래스크 경영권을 인수해 우회상장을 추진하는 듯한 움직임을 보였지만 플래스크 상장 폐지 사유가 발생하며 수포로 돌아갔다.
모티바코리아가 윙스풋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한 뒤 우회상장을 추진할 경우 휴먼웰니스로부터 윙스풋 주식을 양수 하는 방안도 고려할 전망이다. 휴먼웰니스와 인크레더블즈, 모티바코리아 모두 임 대표가 경영 중인 만큼 지분 손바뀜이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 모티바코리아의 현금성자산은 55억원으로 실탄도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한 최대주주 등극도 가능하다. 모티바코리아는 지난해 11월 윙스풋 상대로 100억원 규모 CB를 발행했다. 전환 가능일은 내년 3월 31일부터다. 799만주 전량 전환 시 지분율 38%를 확보해 단숨에 최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는 구조다. 임 대표는 윙스풋 CB를 지분율 희석 안전장치로도 활용 가능할 전망이다. CB 전량을 보통주로 전환할 경우 계열사 3곳 합산 지분율은 55%에 달한다.
임 대표는 "현재 주주 가치 제고 방안을 다각도로 고려하고 있다"라며 "자사 관계사들 간의 합병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나 확정된 것은 없다"라고 전했다.
윤상록 기자 ys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