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윤상록 기자] 올해 1분기 바이오·의료 분야 기업에 대한 벤처캐피탈 신규 투자가 전년 동기 대비 약 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동안 위축됐던 바이오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최근 바이오 기업들의 기업공개(IPO)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며 이들 기업에 투자한 재무적투자자(FI)들의 투자회수(엑시트)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사진=바이오포트코리아)
벤처캐피탈, IPO 통한 엑시트 기대
29일 한국벤처캐피탈협회(VC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바이오·의료 분야 신규 투자금액은 1950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25%(390억원) 늘었다. 이는 벤처캐피탈 전체 업종 신규 투자(1조2174억원)의 16%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업계에선 바이오 기업들이 가진 기술력과 글로벌 진출 성과가 주목받으며 벤처캐피탈 등 FI들이 포트폴리오 IPO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여건이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VC협회가 최근 발표한 '2025년 3월 벤처캐피탈 마켓브리프'에 따르면 3월 기준 국내 벤처캐피탈의 유형별 투자금 회수 비중은 IPO(48.9%), 매각(38%), 상환(6.6%), 프로젝트(5.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에는 매각(42.7%), IPO(41.3%), 상환(10.2%) 순이었다. 1년 만에 IPO를 통한 회수가 7%p 넘게 늘어나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벤처캐피탈 투자 유치를 통한 기업의 IPO 성공 사례도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올 들어 1~3월동안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22개사 중 16개사(72.7%)는 VC로부터 투자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4년간 가장 높았던 2024년말 기준치(63.1%)를 가뿐히 뛰어넘었다.

바이오포트, FI 엑시트 기대감 '고조'···낮은 주가는 부담
최근 코스닥에 입성한 바이오포트에 투자한 FI의 기대감도 덩달아 높다. 이 기업은 2004년 설립된 건강기능식품 연구개발·제조 기업이다. 지난 16일 코스닥 시장에 스팩 합병으로 상장했다. 전 세계 33개국에 스낵과 액상차 등 식음료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회사 주요 제품인 ‘후라이드 오징어’는 전세계 619개의 코스트코 매장에서 15개월만에 92만봉이 판매되며 메가히트 제품으로 자리 잡은 상태다. 올해는 ‘고구마 프라이즈’를 전세계 코스트코 매장에 소개해 글로벌 스낵 시장에서 영향력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실적과 재무상태는 양호하다. 지난해 매출 733억원, 영업이익 5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6.7%, 6.1% 증가했다. 이 중 코스트코 유통 매출만 약 35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말 기준 부채비율은 67.43%로 전년 241.62% 수준에서 큰 폭으로 개선됐다.
주요 FI들은 투자회수 시점을 노리는 모양새다. 한국투자파트너스(이하 한투파트너스)는 지난 23일 기준 바이오포트 주식 58만5632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율은 13.22%다. 한양에스더블유 헬시푸드 신기술조합은 지난 16일 바이오포트 상장 당시 66만5104주를 보유 중이었는데 상장 직후 절반 가량을 처분한 상태다. 현재 보유 주식 수는 33만2552주(지분율 7.51%)다.
한투파트너스가 바이오포트 투자기구(비히클)로 활용한 머큐리 세컨더리 투자조합, 프렌드 세컨더리 투자조합이 보유 중인 주식 전량에는 상장 후 1개월의 의무보호예수(락업)가 걸려 있다. 한양에스더블유 헬시푸드 신기술조합의 경우엔 상장 당시 보유했던 주식 전체의 50%에 해당하는 물량에 락업이 걸려 있는 상태로 락업을 제외한 모든 지분을 처분한 상황이다.
문제는 주가다. 29일 종가 기준 1만2700원이다. 지난 16일 스팩 합병 당시 확정 주가 1만3457원에 비해서도 하락했다. 상장 당일 오전 11.37%가량 상승했지만 상장 이후 우하향 중이다.
주가 하락세라 오버행(대규모 물량출회) 우려는 크지 않다. 현재 전체 주식의 31.19% 유통 가능한 상태로 1개월 뒤엔 51.92%, 6개월 뒤엔 56.59%로 늘어난다. 최대주주 지분도 공고하다는 평가다. 최대주주인 김성구 바이오포트 대표 지분율은 52.84%다. 이들 지분엔 상장 후 1년의 락업이 걸려 있다.
<IB토마토>는 바이오포트 측에 FI 엑시트 관련해 질의했으나 답을 듣지 못했다.
윤상록 기자 ys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