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레이다
한창, 자본잠식 속 무자본 M&A…돌려막기 논란 점화
유상증자로 비트인터렉티브 지분 인수
채권 상계로 무현금 거래…투자자 우려
공개 2025-06-02 18:26:07
이 기사는 2025년 06월 02일 18:26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기자] 코스피 상장사 한창(005110)이 유상증자를 통해 엔터테인먼트사 비트인터렉티브 지분 100%를 인수했다. 인수 대금은 25억원 규모지만 실제 거래는 보유 중인 채권과 매도인이 보유한 매매대금 채권을 상계하는 방식이다. 자본잠식 상황에서 실질적인 자금 유출 없이 기업을 인수해 '돌려막기식 M&A'라는 지적도 나온다.
 

(사진=한창)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창은 최근 25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유상증자 대상자는 김혜임 비트인터렉티브 대표다. 회사는 조달 자금 전액을 전액 비트인터렉티브 주식 취득에 사용할 예정이다. 지분 인수는 오는 9일 마무리될 예정이다

  

비트인터렉티브는 그룹 지오디 출신 손호영과 포레스텔라뉴티브 등 아티스트의 지적재산권(IP)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3월 데뷔한 신인 보이그룹 뉴비트는 최근 ‘KCON JAPAN 2025’에 참가한 바 있다

 

다만 취득 자금은 현금이 아닌 상계 방식으로 충당된다. 회사가 보유 중인 주금 채권과 매도인이 갖는 매매대금 채권을 대등액에서 상계한다. 회사가 기존에 확보한 금전 채권과 인수 금액을 맞바꾸는 셈이다. 실제로는 현금이 오가지 않는 거래로, 자금 여력이 부족한 기업이 외형 확장을 시도할 때 자주 쓰는 방식이다.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문제는 인수 주체인 한창이 자본잠식 상태라는 점이다. 올해 1분기 말, 지난해 말 모두 자본 총계가 마이너스로 완전 자본잠식이다. 공시에서는 신성장동력 확보 차원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자산 규모를 회계상으로 늘려 외형을 부풀리려는 의도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자본잠식 상태에서의 무리한 인수는 투자자 입장에서 신뢰 하락 요인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상계 방식은 겉으로 보기엔 자산 취득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기업 간 채권채무 정리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수익이나 기업가치와 무관하게 회계상 자산만 늘어나는 구조다. 

 

게다가 한창은 인수 이후 6개월 이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계획하고 있다며 자금 수혈을 예고했다. 콘텐츠 기업 인수를 명분으로 외부 자금을 유치하려는 시도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한창은 2024사업연도 외부 감사인 감사 의견 거절로 인해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해 주식 매매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한국거래소는 올해 10월31일까지 한창에 개선기간을 부여키로 했다. 한창은 해당 기간 동안 기업 경영을 정상화하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구체적 경영 개선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윤상록 기자 ysr@etomato.com 
 
제보하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