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윤상록 기자] 국내 벤처캐피탈(VC) 인라이트벤처스가
시뮬레이터 시스템 개발 기업
이노시뮬레이션(274400)의 투자회수(엑시트)를 두고 고민이 깊다. 오는 11월 투자에 활용한 펀드의 만기가 도래하는 상황에서 주가가 상장 당시 공모가의 3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치고 있어 엑시트 시점 조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사진=인라이트벤처스)
펀드 만기 도래…성장성에 연장 가능성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인라이트벤처스는 이노시뮬레이션 주식 99만6667주를 보유 중이다. 상장 후 일부 지분을 처분해 39억원을 회수했으며 9일 종가(4730원)로 환산한 잔여지분 가치는 47억원 규모다. 투자원금은 60억원으로 현재 주가 수준으로 약 26억원의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지분율은 최대주주인 조준희 대표(특수관계인 포함 지분율 27.46%)에 이어 2대주주에 해당하는 10.97%다.
인라이트벤처스는 2020년 12월 이노시뮬레이션이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매입해 10억원을 투자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당시 우선주 발행가액은 1만4917원이다. 이후 6개월 만에 RCPS 20억원어치를 추가 매입해 팔로우업(후속)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달엔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주식 30억원어치를 신규 취득하면서 총 투자 규모는 60억원으로 늘어났다.
인라이트벤처스는 이노시뮬레이션 투자기구(비히클)로 인라이트 1호 청년창업펀드, 달빛 혁신창업·성장지원펀드, 인라이트9호 넥스트유니콘 벤처펀드, 연구개발특구 지역혁신펀드 등을 활용했다. 이 중 ‘인라이트 1호 청년창업펀드’의 만기는 오는 11월 도래한다. 향후 이노시뮬레이션의 주가 상승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인라이트벤처스가 펀드 만기 연장을 고려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인라이트벤처스는 2017년 유한책임회사(LLC)형 벤처캐피탈로 설립됐다. 지난 2022년 주식회사 형태로 전환하면서 자본금을 늘리고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에 창업투자회사로 등록했다. 당시 기존 주주를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진행해 자본금을 20억원 이상으로 키웠다. 주요 포트폴리오는 이노시뮬레이션을 비롯해 ▲와이제이링크(소부장·자동화기기) ▲오노토머스 에이투지(자율주행·모빌리티) ▲플라즈맵(디지털 헬스케어) ▲업테라(바이오·의료기기) ▲이엔셀(바이오·의료기기) 등이다.
국내 자산운용사 디파인자산운용도 이노시뮬레이션에 투자한 주요 FI다. 지난달 30일 이노시뮬레이션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27억원을 투자했다. 보유 주식수는 60만여주로 지분율은 6.6% 수준이다. 디파인자산운용은 이노시뮬레이션 주식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공시했다.
인라이트벤처스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이노시뮬레이션은 상장사이기 때문에 투자 관련 답변이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이노시뮬레이션, 실적 부진 속 기술력은 '주목'
이노시뮬레이션은 2000년 설립된 시뮬레이터 시스템 전문기업으로, 2023년 코스닥 시장에 기술특례로 상장했다. 그러나 상장 당시 공모가(1만5000원) 대비 현재 주가는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상장 첫날엔 장중 4만5000원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실적도 감소세다. 지난해 매출은 93억원으로 전년 대비 52.1% 줄었고 영업손실은 48억원으로 전년 대비 30배가량 불어났다. 회사 측은 “지난해 실적 감소 주요원인은 스마트모빌리티 부문 사업의 수요 부진”이라고 밝혔다. 다만 부채비율은 118.22%로 전년(76.75%) 대비 다소 상승했지만, 2022년 말(190.62%)과 비교하면 여전히 안정적인 흐름이라는 평가다.
기술력은 여전히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노시뮬레이션은 2022년 기술성 평가에서 나이스평가정보와 나이스디앤비로부터 나란히 A등급을 획득하며 상장 문턱을 넘었다. 몰입형 기술(XR)을 기반으로 국내 최초 자동차 시뮬레이터 개발에 성공했고 스마트 모빌리티 시뮬레이터, XR 가상훈련, XR 디바이스 및 실감 콘텐츠를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최근에는 사이버 보안 영역으로도 사업을 확장 중이다. 지난 2일에는 현대로템과 6억2500만원 규모의 사이버 레질리언스 검증 시스템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또 모의침투 자동화 기술 기반 테스트베드 개발에도 착수했고 실제 환경과 유사한 시뮬레이션 기반 테스트베드에 다양한 위협 시나리오와 에이전트 기반 학습 시스템, 사이버 효과 모의 기능 등을 적용할 계획이다.
윤상록 기자 ys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