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IBK캐피탈이 올해 상반기 부동산금융 축소에도 영업자산 성장을 이뤄냈다. 캐피탈 산업은 고금리 환경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 탓에 전반적으로 외형이 줄고 있던 상태다. IBK캐피탈은 투자자산 규모가 다시 늘어나며 성장을 뒷받침했는데, 이익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관리 강화가 요구된다.
부동산PF 관련 익스포저 감소세…투자자산 규모 확대
12일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IBK캐피탈은 지난 6월 말 기준 부동산PF 관련 익스포저가 2조4596억원으로 확인된다. 지난해 말인 2조8485억원보다 13.7%(3889억원) 감소했다. 부동산PF 자산은 지난 1분기 2조6735억원으로 1750억원 줄었는데 이번 2분기에만 다시 2139억원 축소됐다.
상반기 부동산PF 자산은 본PF가 1조5324억원, 브릿지론이 9272억원으로 집계된다. 지난해 말과 비교했을 때 본PF와 브릿지론은 각각 9.3%(1578억원), 20.0%(2311억원) 감소했다.
부동산PF 익스포저의 영업자산 대비 비중은 28.4%에서 24.6%로 3.8%p 하락했다. 자기자본 대비 비중도 개선됐는데 해당 수치는 198.1%에서 158.5%로 39.6%p 줄었다. 부동산PF 자산 축소 외에 자기자본 규모 확대도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IBK캐피탈 자기자본은 우수한 수익성(지난해 순이익 1822억원)을 기반으로 올 상반기 1조5518억원으로 7.9%(1139억원) 증가했다.
부동산금융 자산이 줄었지만 외형은 성장한 것으로 나타난다. IBK캐피탈은 총자산이 올 1분기 10조4194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1% 감소한 바 있는데 2분기에는 10조7705억원으로 다시 2.3% 성장했다. 영업자산도 재차 증가하면서 9조원을 넘어섰다.
IBK캐피탈은 부동산PF를 제외한 기업금융과 투자자산 중심으로 영업자산 성장을 재가동했다. 부동산금융은 PF 자산을 선별적 취급하면서 사모사채나 일반기업대출로 취급을 확대했다. 투자자산은 올 상반기 1조9560억원으로 증가했다. 해당 자산의 규모는 지난해 말 1조8405억원에서 올 1분기 1조8156억원으로 한 차례 쪼그라들었던 상태다.
투자자산은 유가증권(관계회사투자지분 외)이 1조1457억원에서 1조1768억원으로, 신기술금융자산이 6949억원에서 7792억원으로 증가했다. 벤처기업에 대한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등 유가증권 투자와 함께 조합 출자 등이 주요 투자 대상이다.
건전성 우수하나 포트 리스크 높아…투자금융 이익변동성 내재
IBK캐피탈은 높은 부동산금융 익스포저에도 우수한 수준의 자산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 상반기 기준 1개월 이상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 모두 0.7%다. 지난해 말 대비 각각 0.1%p, 0.3%p 상승에 그쳤다.
(사진=IBK캐피탈)
다만 영업자산 포트폴리오가 기업금융(75.4%)과 투자자산(18.9%) 중심으로 구성된 만큼 신용집중 위험이 따른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거액여신 비중이 높아 건전성 관리 측면에서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IBK캐피탈은 기업금융 96.6%가 50억원 이상의 거액여신이며, 거액여신 차주당 평균 여신 잔액은 157억원 규모다.
투자금융의 경우 평균 투자 잔액이 20억원에서 30억원이며, 100억원 이상의 거액 투자 비중은 약 23%로 나타난다. 금액이 많은 상위 구간의 평균 투자금액은 150억원이다. 투자 시기 별로는 지난해 이후 취급한 잔액의 비중이 34%를 차지하고 있다.
투자금융 사업은 대개 자산의 회수 시기를 통제하기 어렵고, 예상되는 이익 규모도 예측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수익구조 측면에서 이익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투자금융에서의 회수 성과 역시 수익성 지표에 주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언급된다.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시장위험을 고려한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황보창
한국기업평가(034950) 연구위원은 “기업금융과 투자금융 집중도가 매우 높아 자산 포트폴리오 리스크가 다소 높은 수준이다”라면서 “높은 조달금리와 증시 불안정성은 투자금융 부문의 수익성에 부담 요인으로, 수익 변동성 확대가 예상된다”라고 평가했다.
IBK캐피탈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투자금융은 개별 건을 심사할 때부터 여러 부분을 고려해서 변동성이나 리스크를 최소화하려고 한다”라면서 “시장 자체의 분위기가 좋은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보수적으로 하고 있다. 예년 수준의 범위에서 취급하면서 잔액이 순증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동산PF 자산에 대해 “법정 규제(30%) 내에서 관리를 해야 하는 부분인데, 구체적으로 언제까지 어떻게 줄이겠다 이렇게 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최대한 보수적으로 보면서 회수를 좀 하려고 하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