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화학 체질 바꾸고 바이오·AI 키운다…성장축 재편
기존 사업에 디지털 기술 접목…유통·물류 혁신 추진
바이오·AI 글로벌 협력 확대…신사업 사업화에 속도
공개 2026-11-02 16: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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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최용민 기자] 롯데그룹이 모빌리티와 바이오, 인공지능(AI) 등 미래 성장산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국내외 주요 산업 행사에서 기술과 사업 역량을 알리고,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수주 기회를 넓히고 있다. 기존 주력 사업에서는 생산 효율을 높이고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늘려 수익성 회복을 꾀하고 있다.
 
사업 확장의 바탕은 식품·유통·화학·물류 등에서 쌓아온 기반이다. 기존 사업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하는 한편,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과 전지소재, 피지컬 AI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신사업을 육성하면서 기존 사업의 경쟁력도 높여 그룹의 중장기 성장 기반을 다지겠다는 구상이다.
 
롯데월드타워 전경. (사진=롯데)
 
화학, 전지소재·암모니아·수소로 기술 영역 확장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전지소재 사업을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로 수요가 늘어난 고속신호 전송용 HVLP(초극저조도) 동박 대응에 나섰다. AI용 회로박과 ESS용 전지박 판매가 늘면서 전사 공장 가동률은 지난해 4분기 45%에서 올해 1분기 67%로 올라섰다. 국내 유일의 회로박 생산기지인 익산공장에는 약 500억 원을 투입해 AI용 회로박 라인을 증설한다.
 
롯데정밀화학은 미국 아모지(Amogy)와 암모니아 기반 청정에너지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암모니아 유통 인프라에 아모지의 암모니아 분해·발전 기술을 결합해 국내 청정수소 시장의 성장 기반을 마련한다. 양사는 그린수소 충전소 구축, 분산형 그린암모니아 발전, 그린암모니아 벙커링 등 3개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검토한다. 롯데정밀화학이 그린 암모니아 공급과 저장을 맡고, 아모지가 모듈형 크래킹 설비와 발전 모듈을 제공한다.
 
바이오, 유럽·일본·미국 글로벌 무대 잇따라 공략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 6월 착공 약 2년 만에 인천 송도 바이오 캠퍼스 1공장 사용승인을 받았다. 1공장은 1만 5000리터급 배양기 8기를 갖춘 총 12만 리터 규모의 항체의약품 생산시설이다. 설계 단계부터 자동화 제조관리시스템(MCS)과 디지털 트윈 기술을 반영해 주문부터 제조, 품질 검증까지 이어지는 디지털 생산 체계를 구축했다. 국가 공인 녹색건축인증(G-SEED) 우수등급도 획득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세계 각국에서 열리는 바이오 콘퍼런스에 참가해 글로벌 CDMO로서의 경쟁력을 알린다. 10월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전시회인 이탈리아 'CPHI Milan'을 비롯해 일본 'Bio Japan 2026', 미국 'World ADC San Diego'에 잇따라 참가할 예정이다. 대규모 상업 생산 역량과 디지털 생산 기술, 자체 ADC 플랫폼을 소개하고, 각국 제약·바이오 기업과 파트너링을 넓혀 신규 수주 기회를 발굴할 계획이다.
 
울산하이드로젠파워1호 전경. (사진=롯데)
 
롯데이노베이트, 피지컬 AI로 유통·물류 혁신 추진
 
롯데이노베이트는 자율주행과 지능형 교통체계에 더해 피지컬 AI 기반 로봇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난 19일부터 23일까지 강릉에서 열린 ‘2026 강릉 ITS 세계총회’에서는 자율주행 셔틀과 원격제어 시스템, C-ITS, AI 스마트톨링 등을 선보였다. 강릉·제주·경주 등에서 자율주행 셔틀 운행과 관제·예약 시스템 구축 사업을 수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기존 교통 인프라에 AI 기술을 접목해 해외 사업 기회를 발굴한다는 구상이다.
 
앞서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AI 페스타 2026’에서는 유통·물류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서비스형 로봇(RaaS) 사업을 소개했다. 관람객이 로봇팔과 휴머노이드를 직접 제어하는 체험 공간을 마련하고, 휴머노이드가 사람과 상호작용하며 작업을 수행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실제 현장 적용도 진행 중이다. 세븐일레븐 미래형 매장 ‘AX 랩 3.0’에 휴머노이드 로봇을 투입해 고객 응대와 매장 안내 업무를 수행했으며, 롯데월드타워 스카이런에서는 계단 보행 제어 기술을 검증했다. 자체 AI 플랫폼 ‘아이멤버’와 강화학습 기술을 로봇에 접목해 유통·물류·제조 등 다양한 산업 현장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화학 사업 재편과 고부가 소재 확대…수익성 개선 기반 마련
 
롯데그룹 전체의 성장 전략에서 또 다른 축은 기존 화학 사업의 체질 개선이다. 글로벌 석유화학 산업이 공급과잉과 수요 회복 지연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롯데케미칼은 범용 기초화학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고 첨단소재와 정밀화학, 전지소재 등 고부가가치 사업의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의 2026년 2분기 연결 기준 잠정 매출액은 5조6,864억원, 영업이익은 1,101억원이다. 전년 동기 영업손실에서 흑자로 전환했으며, 1분기 영업이익 735억원에 이어 2분기에도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다만 이번 실적 개선을 구조적인 업황 회복으로 단정하기보다는 생산 운영 최적화와 제품별 수익성 변화, 사업 재편의 효과가 함께 반영된 결과로 볼 필요가 있다.
 
사업 재편의 핵심은 대산·여수 공장의 운영 효율을 높이고 고부가 소재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다. 롯데케미칼은 국내 석유화학 설비의 통합 운영을 추진하는 한편, 율촌 컴파운딩 공장을 기반으로 기능성 소재와 엔지니어링플라스틱(EP), 슈퍼 엔지니어링플라스틱 등 고성능 제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다. 범용 제품의 가격 경쟁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고객사의 기술 요구에 대응하는 소재 사업으로 무게중심을 옮긴다는 전략이다.
 
첨단소재와 정밀화학의 수익성 개선도 긍정적인 요소다. 2분기 첨단소재 부문은 매출액 1조1,551억원, 영업이익 1,325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정밀화학 역시 매출액 5,863억원, 영업이익 619억원을 달성했다. 제품별 수익성 차이는 있지만, 고부가 소재와 정밀화학 부문이 그룹 화학 사업의 수익성을 보완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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