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지원의 역설)③세금 깎아줘도…웃지 못하는 중견 3사
3사 내수 점유율 5.15%…전년 동기 대비 1.41%p 하락
지난해 영업이익률 KGM·르노 0%대…한국GM도 3.9%
전기차 세액공제 확대 기대에도…중견 3사 수혜는 불투명
공개 2026-11-03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10월 29일 17:37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정부가 차세대 모빌리티 전환에 발맞춰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구매보조금 등 친환경차 유인책을 펴고 있다. 내수 침체에도 친환경차 수요는 늘고 있지만, 정작 국산 전기차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다. 올해 1~9월 국내에서 판매된 승용 전기차 가운데 국산 비중은 절반 아래로 떨어졌다. <IB토마토>는 전기차 지원 정책의 사각지대와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재무 여력을 짚고, 제도 개선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살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장민지 기자] KG모빌리티(003620)(이하 KGM)·르노코리아·한국GM 등 국내 완성차 중견 3사가 내수 시장에서 존재감을 잃어가고 있다. 올해 1~9월 3사의 내수 점유율은 5.15%로 전년 동기보다 1.41%포인트 낮아졌다. 수익성도 저조하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KGM과 르노코리아가 1% 안팎에 그쳤고, 한국GM도 3.9%로 전년 대비 절반 아래로 떨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국내생산세액공제를 전기차로 넓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법인세를 낼 만큼 이익을 내지 못하는 3사가 받을 수 있는 혜택은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사진=KG모빌리티)
 
중견 3사 내수 점유율 5%대로 후퇴…영업이익률 저하 '지속'
 
29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중견 3사의 내수 점유율은 지난해 6.4%에서 올해 1~9월 5.15%로 낮아졌다. 올해 1~9월 3사의 내수 판매량도 총 6만 3515대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체 내수 시장 판매량이 2.4% 줄어든 것보다 낙폭이 크다.
 
한국GM은 사실상 '수출 기지'로 전락했다. 지난해 내수 판매량은 1만 5087대로 전년 대비 39.2% 감소했고, 내수 점유율은 0.9%에 그쳤다. 내수 판매 비중은 3.3%, 수출 비중은 96.7%로 주 무대가 해외인 셈이다. 올해 1~9월 내수 판매량도 7495대로 전년 동기 대비 36.4% 감소했고, 수출 비중은 98%까지 높아졌다. 같은 기간 내수 점유율은 0.61%로 전년 동기 0.93%보다 0.32%포인트 낮아졌다.
 
수익성도 꺾였다. 한국GM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12조 6129억원으로 전년 대비 12.3% 줄었고, 영업이익은 4894억원으로 63.9%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2023년 9.8%에서 지난해 3.9%로 2년 새 5.9%포인트 낮아졌다. 국내에서 입지가 좁아지는 가운데 미국 시장에서도 관세 정책 등의 여파로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KGM도 내수보다 수출 비중이 높다. 올해 상반기 내수 판매량은 2만 1806대로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고, 수출은 3만 3586대로 0.9% 감소했다. 다만 내수 비중은 39.4%, 수출 비중은 60.6%로 수출 의존도가 높다. 올해 3분기 들어서는 내수가 급격히 꺾였다. 올해 9월 내수 판매량은 2100대로 전년 동월 대비 48.8% 감소했고, 올해 1~9월 내수 판매량은 2만 8816대로 전년 동기 대비 6.8% 감소했다. 같은 기간 내수 점유율도 2.34%에 그쳐 전년 동기보다 낮아졌다.
 
특히 전기차는 수출용에 가깝다. KGM의 무쏘 EV는 올해 1~9월 내수 판매량이 5148대로 전년 동기 대비 18.4% 감소했고, 올해 9월에는 107대로 전년 동월 대비 88.8% 급감했다. 반면 같은 기간 수출 판매량은 5258대로 316.3% 늘었다.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실적은 개선됐지만 저조한 영업이익률은 지속되고 있다. KGM의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은 2조 37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8% 늘었고, 영업이익은 148억원으로 8.2%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이익률은 0.6%로 전년 동기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연간 기준으로도 영업이익률은 2023년 0.3%, 2024년 0.04%, 지난해 0.8%로 3년 연속 1%를 넘지 못했다.
 
중견 3사 중 내수 비중이 가장 높았던 르노코리아도 내수 시장에서 입지가 줄고 있다. 지난해 내수 판매량은 5만 2271대로 전년 대비 31.3% 늘며 내수 비중이 59.4%에 달했다. 하지만 올해 1~9월 내수 판매량은 2만 7204대로 전년 동기 대비 32.2% 감소했고, 수출도 31.7% 줄었다. 그 결과 내수 비중은 57.6%, 내수 점유율은 2.21%로 전년 동기보다 모두 하락했다.
 
르노코리아의 영업이익률도 1%에 못 미친다. 지난해 매출은 3조 5767억원으로 3.3%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06억원으로 78.5% 줄었다. 외형과 수익성이 모두 악화되면서 영업이익률은 전년 2.6%에서 0.6%로 떨어졌다.
 
KGM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국내 시장이 어려운 상황인 데다 중견사는 제조 물량 자체가 대기업보다 적을 수밖에 없어 개별 단가는 높은데, 높은 가격에 판매하기 어려워 수익성 측면에서 부담이 있다"라며 "연구개발을 통해 가격을 낮추거나 프리미엄 브랜드를 형성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내수 판매에 제한적인 부분이 크다 보니 사우디아라비아, 베트남, 에티오피아 등 관세 부담이 적은 해외 시장으로 무대를 넓히고 있다"라며 "이를 통해 물량이 늘면 영업이익률 개선 가능성도 있어 다방면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산출세액 있어야 공제도…중견 3사엔 '그림의 떡'
 
국내 시장에서 입지가 줄고 있는 KGM·한국GM·르노코리아는 저조한 수익성 탓에 국내생산세액공제에 전기차가 편입돼도 실질적인 수혜를 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지난 8월 세제개편안에서 신설한 국내생산세액공제는 태양광·반도체·이차전지 등 6개 분야가 대상이고 전기차는 제외됐다. 하지만 중국 업체의 점유율이 빠르게 치솟으면서 국산 전기차 잠식 우려가 커지자 국회와 정부가 보완에 나서고 있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전기차를 공제 대상에 넣고 1대당 기준공제액을 최대 400만원으로 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이어 이달 16일에는 윤후덕 민주당 의원과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 등 여야 의원 19명이 전기차·이차전지·반도체 등 7대 전략품목을 대상으로 한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에 재정경제부도 지난 25일 제도 보완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기차가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전기차가 포함돼도 중견 3사가 받을 수 있는 혜택은 제한적이다. 정부안에 따르면 공제는 법인세에서 차감하는 방식이어서 낼 세금이 없으면 받을 수 없고 공제 대상도 국내에서 생산해 국내에서 판매한 물량이다. 한국GM은 지난해 국내에서 생산한 전기차가 생산 통계상 없,고 르노코리아도 국내 생산 전기차인 폴스타4를 지난해 전량 수출해 내수 판매분이 없다. 사실상 공제 대상에서 빠지는 셈이다.
 
유일하게 국내 생산 전기차를 내수에서 판매한 KGM도 사정은 비슷하다. 생산세액공제에 전기차가 포함돼 1대당 최대 400만원을 공제받을 수 있다고 가정하면 지난해 무쏘 EV 내수 판매량 7150대 기준 공제액은 최대 286억원이다. 반면 지난해 세전이익 370억원에 법인세율을 적용한 이론상 산출세액은 약 74억원으로 추산되며 공제액의 26% 수준이다. 공제 혜택을 최대로 받기 위해서는 세전이익이 약 1380억원은 돼야 하는데 이는 지난해 세전이익의 3.7배다.
 
이에 시장에서는 수익성이 저조하고 국내 설비투자 여력이 부족한 업체들을 위한 별도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세금 공제만으로는 이익이 나지 않는 기업이 혜택을 볼 수 없는 만큼 보조금 혜택을 늘리거나 연구개발(R&D) 비용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인센티브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중견 3사 중 국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업으로는 르노코리아가 꼽힌다"며 "르노코리아는 하이브리드 등 전동화 차량을 국내에서 개발하고 상대적으로 다양한 모델 출시를 이어가고 있어 이를 가속화하면 국내 점유율과 실적을 개선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나머지 중견 업체에 대해서는 "R&D 등 비용 부담 때문에 파생 기종에 머무르는 경향이 강해 경쟁력 측면에서 어려움이 크다"며 "최근 국내생산세액공제에 전기차를 포함시키려는 움직임은 매우 긍정적이지만 수익성이 저조한 중견기업은 공제가 시행돼도 수혜를 받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 세제 혜택을 늘리거나 R&D 비용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인센티브 정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KGM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전기차가 국내생산세액공제 대상이 된다면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긍정적일 것"이라며 "KGM은 국내에서 생산한 전기차를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고 세액공제 효과로 소비자에게도 혜택이 돌아간다면 유의미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민지 기자 wkdalswl0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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