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금융의 빈자리)①같은 기종, 비싼 임차료…항공사 '비용 족쇄'
해외 주도 금융시장…국내 항공사 임차료 부담 가중
금융기법·거래 노하우·협상 전문인력 부족
고비용 구조에 비싼 항공기 임차료까지 '이중고'
공개 2026-11-02 07:30:00
이 기사는 2026년 10월 29일 16:56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항공기 금융의 취약한 기반은 항공산업의 경쟁력을 제약하는 고질적 문제로 꼽힌다. 금융 인프라 부족으로 국내 항공사들이 해외 경쟁사보다 높은 비용을 들여 항공기를 확보하면서 경영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체계적인 금융지원과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지만 실행까지는 넘어야 할 문턱이 높다. <IB토마토>는 항공기 금융 인프라의 현주소를 짚고, 국내 항공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개선 과제와 실현 가능성을 살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해외 항공사보다 높은 국내 항공사의 항공기 임차 비용이 국내 항공기 임차 관련 금융 기반 부족과도 관련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외 업체들이 이미 주도권을 쥐고 있는 까닭에 국내에서는 자금 공급, 거래 구조 설정, 신용 보강 등 원활한 항공기 임차 인프라를 지원하기에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항공산업 전반의 임차료 부담이 커 비용 경쟁력 강화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함(사진=인천공항공사)
 
해외 대비 비싼 항공기 임차료...부족한 금융 인프라가 원인
 
29일 금융권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들은 해외 항공사보다 높은 항공기 임차료를 부담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신형 B737 기준 국내 항공사의 월평균 임차료는 약 10억원인 반면, 해외 항공사는 이보다 다소 낮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 연구 사례에서도 기종에 따라 국내 항공사의 임차료가 해외보다 30~60%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격차가 나는 원인 중 하나로 국내 항공기 임차 금융시장의 규모와 전문성 부족이 꼽힌다. 금융 시장 자체가 작으니, 관련 인프라도 부족해 항공기 대여 시 유리한 조건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항공기 금융은 항공기 임차에 필요한 자금 조달부터 향후 상환까지 포괄하는 체계다. 이에 항공사의 상환 능력과 함께 항공기와 엔진의 가치 평가, 계약 종료 후 매각 가능성까지 금융이 개입한다. 아울러 임차 자금 확보 외에도 법률, 회계, 공학 기술에 대한 전문성이 요구된다.
 
국내 항공기 금융 시장 규모가 작은 까닭에 이러한 전문 인력 등 관련 인프라를 갖추기 어려운 상황이다.
 
전 세계 항공기 금융 시장은 해외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보유 항공기 수 기준 세계 10대 항공기 리스 기업은 아일랜드, 싱가포르, 미국, 중동, 중국 등에 위치해 있다. 이에 국내 금융권의 항공기 관련 투자 수요도 국내보다 해외에 집중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금융기관이 항공기 임대 관련 금융에 참여하더라도 거래 구조를 주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해외 금융기관들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선순위 금융에 참여하는 반면, 국내 금융기관들은 후순위 금융에 주로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업계에 따르면 선순위 금융기관들이 전체 거래 구조를 설계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전해진다. 항공기 금융을 설계하고 협상하는 과정에서 국내 자본의 역할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이에 항공사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좁아질 수 있다. 항공사 신용을 뒷받침해 주는 신용보강 수단이 부족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자체 신용도에 기반해 직접 항공기를 임차할 경우 높은 임차 비용이나 추가 보증금이 발생하고, 이는 비용 부담으로 이어진다. 국내 항공기 임차 관련 금융 기반을 확충하면 자금 공급과 신용보강 수단을 다양화할 수 있다.
 
 
고비용에 몸살 앓는 항공산업…경쟁력 저하 우려도
 
임차 비용은 항공사의 직접적인 재무 부담으로 나타나고 있다. 게다가 임차 보증금, 정비에 대한 적립금도 함께 동반되기 때문에 임차 조건이 불리할수록 발생하는 유동성 부담은 더 커진다.
 
이러한 부담이 지속되면 항공사의 재무 개선 속도도 느려질 수 있다. 국내 항공업계는 저비용 항공사(LCC)를 중심으로 재무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에도 항공기 수를 확대하는 추세다. 항공기 수 확대 경쟁은 개별 항공사의 수익성과 현금흐름 여력이 제약하고, 비용 경쟁력을 낮추는 요인이 된다.
 
특히 유가가 1배럴당 100달러를 넘나드는 현재 상황에서 비용 경쟁력이 더 크게 저하될 수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 항공업계의 전반의 영업현금흐름 추이는 지난해 상반기 대비 감소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국내 항공기 리스 회사 설립만으로 높은 항공기 임차 비용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항공사 자체의 신용도 악화가 임차 비용의 가장 큰 문제이기 때문에 국내 자본이 항공기 금융에 몰린다 해도 임차 비용 감소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의문도 제기된다.
 
한편 항공산업의 공공재적 성격을 고려해 국가 차원의 관리와 지원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이휘영 인하공전 교수는 <IB토마토>에 "항공산업의 사회간접자본으로서의 역할을 고려하면 항공산어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지원과 관리가 강화될 필요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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