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홍준표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매각을 추진 중인 마이크로웍스솔루션즈의 자본구조를 손질하며 배당 여력을 확대했다. 지난해 자본잉여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옮긴 데 이어 계열사 대여금을 회수하고 영업활동을 통해 현금을 쌓았다. 매각이 장기화할 경우 배당을 통해 투자금 일부를 선제적으로 회수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지난해 수익성이 크게 낮아진 데다 전환액 전부를 배당할 경우 순현금 구조가 훼손될 수 있어 실제 배당 규모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마이크로웍스 진천 공장 (사진=마이크로웍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마이크로웍스솔루션즈는 지난해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자본잉여금 1367억3907만원을 감액해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했다. 이에 따라 자본잉여금은 2024년 말 1507억7697만원에서 지난해 말 140억3790만원으로 줄었다. 반면 이익잉여금은 같은 기간 2079억2662만원에서 3840억7393만원으로 증가했다.
회계상 배당재원 확대…미처분이익잉여금 3797억원으로 늘어
마이크로웍스솔루션즈 지분 100%를 보유한 최대주주는 한앤코오스카홀딩스다. 한앤컴퍼니는 2022년 6월 SKC와 필름·가공사업 지분 100%를 약 1조6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해 말 거래를 마무리했다. 당시 필름 원단 제조사인 SKC미래소재와 가공 자회사 SKC하이테크앤마케팅을 함께 인수해 각각 마이크로웍스와 마이크로웍스솔루션즈로 재편했다.
한앤컴퍼니는 지난해 말부터 마이크로웍스솔루션즈 지분 100%를 매각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매각 주관사로 UBS와 국내 회계법인을 선정했으며 시장에서는 약 2조원의 기업가치가 거론되고 있다. 당초 기업공개(IPO)를 통한 회수를 검토했지만, 전반적인 IPO 시장이 침체되면서 원하는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어렵다고 판단해 경영권 매각으로 방향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서 마이크로웍스솔루션즈는 자본잉여금 전입을 통해 미처분이익잉여금을 2024년 말 2035억2680만원에서 지난해 말 3796억7411만원으로 크게 늘었다. 전체 증가액 1761억원 가운데 1367억원은 자본잉여금 전입에서 발생했고, 나머지 대부분은 지난해 순이익 392억원이 반영된 결과다. 영업성과뿐 아니라 계정 재분류를 통해 배당에 활용할 수 있는 회계상 재원을 크게 확대한 셈이다.
한앤컴퍼니가 인수한 이후 마이크로웍스솔루션즈에서 회수한 누적 배당금은 160억원에 불과하다. 마이크로웍스솔루션즈는 2023년 9월 이사회 결의를 통해 한 차례 중간배당을 실시했지만 2024년과 2025년에는 추가 배당에 나서지 않았다.
배당 위한 현금 여력도 확대…실적 흐름은 부담으로 작용
마이크로웍스솔루션즈는 지난해 배당을 위한 현금 여력도 확대한 상황이다.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024년 말 405억원에서 지난해 말 1548억원으로 1143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영업활동을 통해 907억원의 현금을 창출했고, 투자활동에서도 251억원의 현금이 유입됐다.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이 각각 줄면서 운전자본에 묶여 있던 자금이 현금으로 전환됐다는 설명이다.
특수관계사에 빌려준 자금도 정리했다. 2025년 초 중국 관계사와 미국 관계사에 대한 대여금은 총 422억원이었지만 지난해 말 이를 모두 회수했다. 중국 관계사에는 지난해 약 20억원을 추가로 빌려줬다가 함께 회수했다. 특수관계자 채권과 자금거래를 줄여 매각 실사 과정에서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수 있는 항목을 정리한 것으로 해석된다.
마이크로웍스솔루션즈는 올해 배당을 실시하더라도 당장 재무구조가 크게 흔들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 단기차입금과 유동성장기차입금, 장기차입금을 합친 총차입금은 약 957억원이다. 1548억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과 61억원의 단기금융상품 규모를 합친 금액과 비교하면 재무적으로는 여유로운 상황이다.
실적 흐름은 부담이다. 지난해 매출은 4049억원으로 전년 대비 7.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924억원에서 508억원으로 45.0% 줄었다. 영업이익률도 21.1%에서 12.6%로 하락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741억원에서 392억원으로 47.1% 감소했다. 현금은 늘었지만 향후 이익창출력은 전년보다 약해진 셈이다.
한앤컴퍼니는 마이크로웍스솔루션즈의 상장을 통한 회수가 사실상 어려워지자 M&A 시장 매물로 내놓은 상황이다. 매각이 장기화할 경우 배당을 통해 투자금 회수 시점을 앞당길 가능성이 제기된다. 매각 가격이 기업가치에서 순차입금과 보유 현금을 조정해 산정되는 구조라면 배당으로 유출된 현금만큼 최종 지분 매각대금이 낮아질 수 있다. 배당이 전체 투자 회수액을 늘리기보다는 회수 시기를 앞당겨 펀드 내부수익률(IRR)과 분배금 대비 납입금 비율(DPI)을 개선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이와 관련해 <IB토마토>는 마이크로웍스솔루션즈 측에 배당과 관련해 문의했지만, 답변은 받지 못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