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홍준표 기자]
클로봇(466100) 임원들이 주가가 고점이던 6만원대까지 오른 지난해 말 보유주식 20만주 이상을 처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클로봇은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 인수를 위해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지만,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예정 청약률은 배정 물량의 12%에 그친다. 경영진이 주가 상승기에는 지분을 현금화한 반면 대형 인수·합병(M&A)에 필요한 자금은 주주에게 요청하면서 책임투자를 둘러싼 논란이 예상된다.
클로봇 안내로봇 (사진=클로봇)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황서연·박춘성·박상균·구성희 등 클로봇 미등기임원 4명은 지난해 12월24일 보유주식 총 20만8200주를 매각했다. 황서연 씨가 3만8200주를 처분했고 박춘성, 박상균 씨는 각각 7만주, 구성희 씨는 3만주를 매각했다.
주당 6만3082원 고점권서 임원 4명 일제히 매각
임원들의 지분 매각은 클로봇 주가가 상장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선 시점에 집중됐다. 매각 당일인 지난해 12월24일 클로봇 종가는 6만3082원으로, 현 시점인 2만원대 주가와 비교하면 약 3배에 달하는 고점에서 매도한 셈이다. 클로봇의 주가는 임원들의 지분 매각 이후 대규모 유상증자 발표와 함께 급락하기 시작했다.
일부 임원은 지분 매각에 앞서 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하거나 우리사주 물량을 인출했다. 황서연 씨는 지난해 2월 주식매수선택권 2만7800주를 행사한 뒤 같은 해 12월 3만8200주를 팔았다. 박춘성 씨도 지난해 11월 우리사주조합에서 2만1048주를 인출한 이후 7만주를 매각했다. 박상균 씨는 지난해 10월 주식매수선택권 7만7000주를 행사한 뒤 7만주를 처분했고, 구성희 씨도 지난해 6월 주식매수선택권 3만3000주를 행사한 이후 3만주를 매각했다.
이들의 지분 처분은 클로봇이 유상증자를 결정한 올해 4월3일보다 3개월 이상 앞서 이뤄졌다. 그럼에도 경영진이 주가 고점권에서 보유 지분을 줄인 뒤 대규모 M&A 재원을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마련하고 있다는 점은 투자자 신뢰 측면에서 악영향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임원들의 매각 이후 클로봇 주가가 하락하면서 유상증자 예상 조달액은 반토막 난 상황이다.
클로봇은 당초 보통주 549만4500주를 주당 3만6400원에 발행해 약 20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주가 하락으로 1차 발행가액이 2만600원으로 낮아지면서 예상 모집금액은 1131억8670만원으로 축소됐다. 최초 계획보다 약 868억원, 43.4% 감소한 규모다. 확정 발행가액은 오는 8월11일 결정된다.
저조한 유증 참여율…최대주주 측, 배정분 11.85%만 청약 계획
최대주주 측의 유상증자 참여율도 저조한 편이다. 김창구 대표와 황서연·박춘성·박상균·구성희 등 특수관계인에게 배정되는 신주는 총 91만7788주다. 그러나 이들의 예정 청약 물량은 10만8761주에 불과하다. 배정 물량 대비 참여율은 11.85%에 불과하다.
김 대표는 보유주식에 따라 신주 83만8168주를 배정받았지만, 이 가운데 8만3816주만 청약할 예정이다. 배정 물량의 10% 수준이다. 황서연 씨는 배정분 1만7276주 가운데 6111주, 박춘성 씨는 3만3123주 중 6000주를 청약할 계획이다. 박상균 씨는 1만7535주 중 5000주, 구성희 씨는 1만1686주 중 7834주를 청약한다.
계획대로 청약이 진행되면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합산 지분율은 증자 전 16.70%에서 증자 후 14.09%로 낮아진다. 김 대표 개인 지분율도 15.25%에서 12.82%로 2.43%포인트 하락한다. 최대주주 측이 지분 희석을 감수하면서 배정받은 권리의 약 88%를 직접 행사하지 않는 셈이다.
이번 유상증자 자금 대부분은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에 투입된다. 클로봇은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 지분 100%를 확보하기 위한 구주 인수와 신주 출자에 총 992억7500만원을 사용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 기존 주식 인수에 52억원을 지급하고, 대상회사가 발행하는 신주 인수에 633억원을 투입한다. 이후 인력 채용과 유관 사업 투자, 솔루션 고도화 등을 위해 307억7500만원을 추가 출자할 예정이다. 반면 클로봇 기존 사업의 신규 인력 채용과 상품·원재료 매입에는 유상증자 자금이 별도로 배정되지 않았다.
클로봇은 자체 로봇 소프트웨어와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의 물류 자동화 시스템통합 역량을 결합해 사업 외형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주가 상승기 임원들의 지분 매각과 최대주주 측의 낮은 유상증자 참여율이 맞물리면서 M&A의 위험과 자금 부담을 일반주주에게 전가한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IB토마토>는 클로봇 측에 해당 사항과 관련한 내용을 문의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