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확약률 높아졌지만…주가 방어는 실패
저확약 종목 속출…최종 배정서도 40% 미달
상장 첫날 기관 매도세…이후 주가는 펀더멘털 좌우
공개 2026-07-27 06:30:00
이 기사는 2026년 07월 23일 10:0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도시은 기자] 올해 상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기관투자자의 의무보유확약률은 크게 높아졌지만, 상장 후 주가 방어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제도 개선으로 평균 확약률은 뛰었지만 종목별 편차는 여전했고, 일부 기업은 최종 배정 과정에서도 기준선을 채우지 못했다. 상장 첫날 기관 매도세가 몰린 저확약 종목은 물론 확약률이 높았던 종목까지 주가가 큰 폭으로 밀리면서 의무보유확약이 IPO 흥행과 주가 안정성을 보장하는 지표는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확약률보다 실제 유통가능물량과 기업 펀더멘털이 상장 이후 주가 흐름을 가르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
 

여의도 증권가(사진=IB토마토)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부터 기관 배정 물량의 최소 40%를 의무보유확약기관에 우선 배정하는 제도가 시행됐다. 의무보유확약 우선배정제도는 공모주 청약 시 기관투자자가 상장 후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공모주를 더 많이 배정해 주는 제도다. 상장 당일 기관의 대량 매도로 주가가 급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됐다. 확약 비율이 높을수록 상장 초기 유통 가능 물량이 줄어들어 주가 흐름에 긍정적 신호로 해석된다.
 
수요예측 확약 10% 미만…최종 배정률도 종목별 격차
 
실제로 제도 도입 이후 평균 확약률은 크게 높아졌다. IR큐더스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상장 기업 수요예측시 평균 확약률은 46.32%로, 전년 대비 39.26%p 상승했다.
 
종목별 확약률을 뜯어보면 양극화가 현상이 뚜렷하다. 올해 상장한 마키나락스(477850)(78.17%), 카나프테라퓨틱스(76.10%), 액스비스(75.70%), 메쥬(75.40%) 등 흥행에 성공한 대다수 종목은 확약률이 70~80%대에 달했다. 반면 스트라드비젼(475040)(2.77%), 피스피스스튜디오(5.68%), 채비(6.49%) 등은 확약률이 10%를 밑돌았다.
 
최종 기관 배정에서는 의무보유확약 우선배정 제도가 적용되면서 실제 확약 물량 비중은 수요예측 당시보다 높아졌다. 증권발행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채비는 기관 배정 물량의 14.9%, 피스피스스튜디오는 74.5%, 스트라드비젼은 33.0%가 의무보유확약 물량으로 최종 배정됐다. 수요예측 당시 확약 신청률은 세 종목 모두 10% 미만이었지만, 피스피스스튜디오는 최종 배정 과정에서 확약 물량 비중이 70%를 넘어선 것이다.
 
반면 채비와 스트라드비젼은 최종 확약 배정률도 기준인 40%에 미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대표주관사에는 공모물량의 1%를 추가 취득해 6개월간 보유해야 하는 의무가 적용된다.
 
한국거래소 투자자별 거래실적을 보면 저확약 종목들은 상장 첫날 기관의 매도 우위가 뚜렷했다. 스트라드비젼은 상장 당일 기관이 220만1641주를 순매도했고 거래대금 기준 순매도 규모는 202억3000만원에 달했다. 피스피스스튜디오 역시 기관이 104만9326주, 271억2000만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채비도 기관이 253만5374주를 순매도하며 거래대금 기준 483억1700만원의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다만 기관 순매도 규모만으로 수요예측에서 배정받은 미확약 물량이 실제 매도됐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투자자별 거래실적에는 기관의 장중 추가 매수와 매도 등 전체 거래가 반영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상장 첫날 기관의 매도 물량이 집중됐다는 점에서 초기 수급 부담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고확약주도 줄줄이 하락…실제 유통물량·기업가치 봐야
 
상장 이후 주가 흐름은 확약률과 반드시 비례하지 않았다. 상장 첫날 종가 대비 22일 종가 기준 마키나락스는 62.3%, 카나프테라퓨틱스는 77.1%, 액스비스는 78.8%, 메쥬는 68.0% 각각 하락했다. 확약률이 낮았던 스트라드비젼(-56.7%), 피스피스스튜디오(-58.9%), 채비(-77.6%) 역시 큰 폭의 조정을 받았지만, 고확약 종목도 비슷한 수준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다만 종목별 상장일과 주가 산정 기간이 서로 다른 만큼 단순 하락률만으로 확약률의 효과를 직접 비교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상장 후 동일한 거래일을 기준으로 주가 흐름과 변동성을 비교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확약률보다 실제 유통 가능한 물량과 구주매출 규모가 더 중요한 변수라고 설명했다. 초기부터 낮은 단가로 지분을 확보한 기관은 주가가 하락해도 이익 구간이어서 확약을 거는 데 부담이 없지만, 공모가 상단에 물량을 받은 단기 차익 추구형 벤처펀드 등은 빠른 매도 유인이 크다는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확약률이 낮더라도 실제 유통가능 물량이 적으면 수급 부담은 제한적일 수 있다"며 "반대로 확약률이 높아도 구주매출 비중이 크거나 유통물량이 많으면 주가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에는 기관들도 종목별 옥석 가리기를 더욱 철저히 하는 분위기"라며 "성장성이 확실한 기업에는 장기보유 확약을 적극적으로 하지만 그렇지 않은 기업은 아예 참여를 줄이거나 확약 없이 접근하는 사례가 늘고 있고, 결국 IPO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확약률 자체보다 상장 직후 시장에 실제로 풀리는 물량과 기업의 펀더멘털"이라고 덧붙였다.
  
도시은 기자 eqw581740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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