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정준우 기자] 표류하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조선업계의 방산 인력 확보전도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함정 건조 물량 확대에 따라 필요한 인력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방산 분야 인력을 대거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향후 KDDX를 비롯한 대형 방산 프로젝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핵심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선업계의 경쟁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오션 KDDX 가상 시운전 조감도(사진=한화오션)
8조 사업 본격화…인력 수요 증가
22일 업계에 따르면 해양 방산 인력 수요가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표류하던 KDDX 사업이 우선협상대상자 확정을 앞두는 등 물꼬를 텄다. 향후 사업자가 확정된 후 건조 계획이 수립되면 인력 수요 증대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조선업계는
한화(000880)그룹의 마스가(미국 조선업 재건) 프로젝트,
HD현대중공업(329180)의 페루 수상함 공동 건조 및 함정 수출 프로젝트, MRO(유지보수) 사업 확장 등 여러 프로젝트가 가동 중이라 인력 수요가 이미 높아진 상태다.
KDDX사업은 총 사업비 7조 8000억원의 6000톤급 미니 이지스함 6척을 순차적으로 건조하는 사업이다. 이에 방산 인력 수요가 한층 더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수선은 고난이도 기술 집약체이며 군과 정부 등과 소통해야 하기 때문에 설계 및 생산관리, 사업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이 요구된다. 특수선 인력이 사업 경쟁력에 있어 핵심 자산이 되는 셈이다.
특수선 인력의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살펴보면,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방위 사업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인재 확보에 대한 관심도 커졌기 때문이다. 아울러 까다로운 채용 과정 등이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한화오션(042660)이 특수선 인력 확보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 방위 산업을 주력 사업으로 점찍고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2025~2027년 특수선 부문 설계인력 500명을 채용할 것이라 전해진다.
특수선 인력은 보안심사 등 한 단계 높은 채용 기준을 적용받는다. 보안심사는 단순 요건 부합 여부만 들여다보는 절차를 넘어 안보관, 도덕성 등 주관적 요소까지 점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인력 풀 자체가 상선에 비해 제한적인 것이다.
전문성도 채용 확대의 관문으로 꼽힌다. 특히 설계인력은 특수선 사업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으로 꼽힌다. 무기의 성능을 결정짓는 전투체계 통합 역량과 작전 효율성 등이 설계역량에서 나온다.
아울러 외국인 노동자가 일반적인 상선부문과 달리 국적도 제한된다. 이에 국내 조선업계는 특수선 사업 확대를 염두에 두고 군 출신 채용을 강화하는 중이다.
한화오션이 KDDX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경우, 기존 관행을 깨고 기본설계를 수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상세설계를 수행하게 된다. 그간 사업 사업의 연속을 유지하기 위해 기본설계 수행업체가 상세설계와 건조를 맡는 것이 관행이었다. 관행이 깨질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인력 확보를 통한 설계역량 증대가 요구된다.
굵직한 방산 프로젝트 예정…인력 확보전 지속
국내 조선업계는 해외 방산 프로젝트 수주전에 참여하며 일감 늘리기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화오션과 현대중공업이 팀을 이뤄 도전하는 캐나다 잠수함 교체 프로젝트 등이 있다.
아울러 2030년대 중반까지 첫 핵추진잠수함 진수(물에 띄움)를 목표로 설정함에 따라 향후 구체적 실행 계획 등이 나올 전망이다. 이에 국내 대형 조선소가 핵잠수함을 건조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군 함정 등을 대상으로 한 MRO 사업은 지난해 한화오션을 시작으로 속속 수주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방산 수요가 이전보다 한층 높아짐에 따라 향후 조선업계의 특수선 인력 확보전쟁도 지속될 전망이다.
향후 특수선 사업 경쟁력이 인력 확보 능력에서 갈릴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수선 사업은 기술성뿐 아니라 대관능력 등도 중요한 역량으로 꼽힌다. 따라서 향후 인력 육성 또는 경력 인재 확보 결과에 따라 방위사업의 역량이 갈릴 수 있는 것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반도체 호황에 따른 인재 쏠림 현상도 인력 공급 부족 현상 중 하나로 지목된다.
KDDX 사업에 뛰어든 한화오션 측은 <IB토마토>에 "KDDX 상세설계 및 건조단계, MRO 사업 수주 증가에 따라 직무별 인력 수요가 점진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핵심 직무 중심으로 직영 조직 재편, 나머지 직무는 협력사를 확대 운용할 예정"이라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