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량 축소·원재료 바꿔치기 등 논란 속 매출 성장종속회사 자금 지원 지속…9곳 중 6곳 올해 적자송종화 대표, 사장 시절 진출한 미국 4년 적자 지속
[IB토마토 이보현 기자]
교촌에프앤비(339770)가 종속회사들에 꾸준히 자금을 투입했지만, 3분의 2가 적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 송종화 대표이사가 과거 사장 재직 시절 진출을 결정한 미국시장은 수년째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량 축소, 원재료 바꿔치기 등 잇단 논란 속에 본업 실적이 개선되자, 소비자 부담으로 확보된 재원을 종속회사 적자 보전에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촌치킨 가맹점 전경. (사진=뉴시스)
송종화 대표, 사장 시절 진출한 해외사업 …4년째 적자 늪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교촌에프앤비는 올해 3분기 기준 총 9개의 종속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치킨무업체 케이앤피푸드, 육계 공급사 계림물산, 소스업체 비에치앤바이오, 포장지업체 케이앤엘팩 등 총 4곳은 본업(치킨 공급업)과 관련된 회사다.
교촌미국법인(Kyochon USA Inc.), 미국법인 자회사(Kyochon Franchise LLC), 교촌중국법인(Kyochon F&B(China) Co., Ltd.), 중국 선전 내 법인[Kyochon F&B(SHENZHEN) Co.,Ltd.] 등 총 4곳은 해외법인에 속한다. 이외 교촌치킨이 지난 2022년 설립한 전통주 신사업인 발효공방1991이 있다.
이들 회사 9개 중 6개는 올해 3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계림물산, 케이앤엘팩, 미국법인, 미국법인 종속회사, 중국법인, 발효공방1991 등이다. 이중 미국법인, 케이앤엘팩, 발효공방1991은 4년째 적자 상태다. 특히 미국법인의 올해 3분기 당기순손실은 36억원으로 역대 최대다. 중국법인 당기순손실도 동기 8억원이다.
미국과 중국은 현 송종화 교촌에프앤비 대표이사가 2003년부터 2012년까지 교촌에프앤비 사장으로 재직했던 시절 진출한 시장이다. 앞서 회사는 미국 법인에 꾸준히 자금을 투입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에 당시 시장 진출을 결정한 경영 전략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미국 법인의 경우에는 8개월 간 영업을 중단하고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매장 리뉴얼을 진행했다”라며 “해당 기간 동안 영업하지 않아 매출이 발생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논란 많은 본업으로 쌓은 재무체력…수혈 ‘기반’ 됐나
앞서 교촌에프앤비는 미국법인에 꾸준히 자금을 지원했다. 2022년과 2023년 각각 약 14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고, 지난해에는 약 25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했다.
회사는 지난해 케이앤엘팩에도 유상증자로 170억원을 출자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그러나 케이앤엘팩의 올해 3분기 당기순손실은 26억원이며, 2022년은 8억원, 2023년은 31억원, 지난해는 65억원을 기록했다.
자금 투입 배경에는 교촌에프앤비가 본업으로 쌓은 재무체력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3분기 교촌에프앤비 현금및현금성자산은 640억원으로, 지난해말 582억원 대비 증가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최근 4년간 성장세였고, 현금성자산도 큰 감소 없이 500억~600억원대를 유지해왔다.
문제는 교촌에프앤비의 본업 성장이 소비자와의 신뢰도를 낮추며 이뤄졌다는 것이다.
회사는 지난 2018년 업계 최초로 소비자들에게 ‘배달비’를 부과했다. 지난 6월에는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독점계약(배민 Only)을 맺으려다 과열경쟁을 부추긴다는 비판 등으로 무산됐다. 이후 지난 16일 가격 할인에 소극적인 태도였던 회사는 배달의민족 가격 할인 행사에 참여했다.
지난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충분한 사전 고지 없이 가격을 유지한 채 순살 메뉴 중량을 줄인 점, 원재료 구성을 닭다리살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닭가슴살을 혼합한 점 등을 지적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교촌에프앤비 매출은 날개를 달았다. 올해 3분기 회사 매출액은 385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3547억원) 대비 8.8% 늘었다. 영업이익은 동기 31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97억원) 대비 3배 넘게 뛰었다.
실적 개선에도 일부 종속회사의 가동률이 50% 이하라는 점도 주목된다. 특히 4년째 적자인 포장지회사 케이엠엘팩 에코패키지 부문 스마트패드 가동률은 올해 3분기 30.8%다. 제조업 공장 가동률이 50% 이하면 설비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 채 고정비 부담만 키우는 구조로 해석된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앞으로의 계획이나 실질적 성과의 부분 등은 공시 이외에 답변드릴 수 있는 것이 없다”라며 “기업에서 신사업에 투자하는 것은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위해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신사업이라는 것이 단기간에 성과를 보이는 것은 힘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보현 기자 bob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