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투자증권, SK 조달 전면 등판…관계 강화 신호탄
1500억원 규모 SK지주 회사채 발행 단독 대표 주관
올 하반기 SK그룹 자금 조달서 존재감 파트너십 강화
SK, 포트폴리오 조정 마무리 국면…결실은 '미지수'
공개 2025-11-27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11월 24일 16:28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지주사 SK(003600)의 회사채 발행에서 신한투자증권이 대표 주관사에 이름을 올렸다. 그간 신한투자증권은 시장의 빅이슈어 SK의 자금조달에선 부분적으로 참여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최근 신한투자증권의 파트너십 확대로 SK그룹 자금조달 딜에서 존재감이 커질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 대신 SK그룹 파트너로 '주목'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그룹의 지주사 SK는 총 2500억원 규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사채 발행에 나선다. 이번 발행은 연말부터 연초에 진행되는 SK그룹의 자금조달 랠리의 시작점으로 3년물 1500억원, 5년물 1000억원으로 나누어 진행한다.
 
 
 
신한투자증권은 3년물 모집에서 대표 주관사를 맡았다. 신한투자증권은 이번 발행에서 가장 큰 규모인 750억원어치 채권을 인수하고 이어 SK증권과 DB증권이 각각 650억원, 100억원 규모 인수에 나선다.
 
앞서 신한투자증권은 시장의 빅이슈어인 SK그룹 딜에서는 부분적으로만 참여했다. 작년 하반기 진행된 SK그룹 자금조달에서 SK브로드밴드와 SK텔레콤(017670)의 인수사로 참여했을 뿐 주관하지는 못했다. 올해 초 그룹 자금조달을 위한 발행에서도 SK가스(018670)나 SK지오센트릭과 같은 비주력 계열사의 회사채 주관만을 맡았다.
 
하지만 이번 SK 회사채 발행 주관을 기점으로 SK그룹 자금조달 딜에서 신한투자증권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SK뿐만 아니라 SK온의 회사채 발행에서도 신한투자증권은 3년물 400억원 발행에서 대표 주관사로 이름을 올렸다.
 
한편 그간 SK그룹의 파트너로 여겨지던 한국투자증권은 참여 폭이 대폭 줄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번 발행에서 5년물 공동 대표주관을 맡았지만, 인수금액은 100억원에 그쳤다. 앞서 지난해 SK텔레콤(017670)과 SK브로드밴드 회사채 발행에서 대표 주관 뿐 아니라 인수에도 적극 참여해 총 2975억원의 채권을 주관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SK그룹 신한투자증권 IB의 우군될 수 있을까
 
신한투자증권이 채권발행 주관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주관과 인수 순위에서 주관시장 빅3(KB·NH·한투)에 이은 4위 자리를 일찌감치 차지해 연말까지 유지했었다.
 
신한투자증권의 채권 주관시장에서 지금 자리에 오를 수 있게 한 것은 현대차(005380)그룹 주요 계열사의 채권 발행 주관을 도맡았기 때문이다. 작년 신한투자증권은 현대트랜시스와 현대제철(004020)의 회사채를 연이어 맡아 실적을 쌓았다. 신한투자증권이 현대차그룹 계열사 주관으로 쌓은 실적은 4633억원에 달한다.
 
(사진=신한투자증권)
 
하지만 현대차그룹의 자금조달 전략이 올해 변화를 맞으며 신한투자증권 딜 수임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올해 현대차그룹은 채권발행보다는 자체 현금 자산을 이용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채권 발행에 나선 일부 계열사 채권 발행에서도 신한투자증권은 주관을 좀처럼 맡지 못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1월과 7월 현대제철의 회사채 발행을 제외하고는 회사채 시장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에 따라 신한투자증권은 새로운 파트너십 구축이 절실해졌다.
 
신한투자증권이 SK그룹에 주목한 것은 기존 한국투자증권의 관계 변화다. 한국투자증권은 SK그룹의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자처했다. 하지만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한 한국금융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SK온의 흑자전환과 기업공개(IPO)가 지연되면서 양사 관계가 소원해졌다는 후문이다.
 
앞서 SK는 지주사로서 한국투자증권이 주요 파트너다. 작년 2월 회사채 발행에선 38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 주관을 맡겼고 올해 2월에도 43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맡았다. 
 
하지만 이번 하반기 회사채 발행에선 대표 주관사에 신한투자증권이 이름을 올리면서 관계 변화가 감지된다. 여기에 더해 향후 신한투자증권의 SK그룹 계열사 자금조달 딜에서의 존재감은 앞으로 커질 전망이다.
 
 
 
실제 올해 상반기 신한투자증권은 SK그룹의 이차전지 기업 SK온의 사모채 발행 주관을 맡은 바 있다. 사모채 발행은 공모채와 달리 특정 50인 미만의 특정 소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비공개 방식이다. 발행자에 유리하고 주관 증권사에는 리스크가 큰 딜로 당시 신한투자증권과 SK그룹의 파트너십 강화가 전망되기도 했다. 
 
다만 문제는 내년도 SK그룹의 자금 조달의 방향성이 신한투자증권의 파트너십 강화의 결실 유무를 결정할 전망이다. 시장에선 SK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이 마무리되었다는 평가를 내놨다. 이에 내년도 자금 조달 시장에서 SK그룹의 자금 조달은 절정을 이룬 올해보다는 다소 미진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장수명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올해까지 이어진 SK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이 상당 부분 진행이 완료되어 재무 부담이 다소 완화됐다”라며 “현재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주력 계열사의 실적 개선과 더불어 전반적인 그룹사 사업 수익이 개선되고 있는 만큼 추가적인 채무 발행엔 신중해질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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