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성은 기자]
기업은행(024110)의 인프라 투자가 늘어나면서 비연결 자회사 중 자기자본이 부족한 기업도 늘고 있다. 비용이 먼저 지출되고 수익은 영업 개시 후 들어오는 형태를 띠기 때문에 결손금이 불어나는 탓이다. 해당 기업이 무조건 부실기업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초기 기업에 투자하는 자체 펀드 등도 이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다만 회수 기간이 긴 데다 리스크가 큰 만큼 방어 전략이 중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기업은행)
자본부족 회사 1곳 늘어
21일 기업은행에 따르면 6월 말 비연결 자회사 중 자기자본이 부족한 곳은 총 7곳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한 곳 추가됐다. 비연결자회사 중 자기자본부족액이 있는 자회사에 대해서만 공시하고 있는데, 자본 부족 자회사가 더 늘었다는 의미다.
연결대상이 아닌 자회사는 지분율이 50% 미만이거나, 경제적으로 실질 지배가 아닌 경우 등이 해당된다. 상반기 기준 기업은행의 자기자본 부족 비연결 자회사는 ▲인천대교 ▲아이비케이 창공 비상1호 투자조합 ▲주식회사 한강시네폴리스 개발 ▲덕송내각고속화도로 ▲인천항동더원PFV ▲법현일반산업단지 ▲도안캐슬1차 등이다.
기업은행은 필요자기자본과 자기자본, 자기자본 부족액을 기업별로 공시했는데, 이 중 필요자기자본이란 자회사의 총자산에 대해 평균 위험가중치 100%를 적용해 산출한 값이다. 필요 자기자본에서 자기자본을 제해 자기자본 부족액을 산출한다.
올해 새로 공시에 등장한 기업은 아이비케이창공 비상 1호 투자조합, 법현일반산업단지와 인천항동더원PFV다. 각각 7억원, 1억원, 236억원 규모다. 아이비케이창공 비상1호 투자조합은 IBK금융의 계열사 출자로 결성한 첫 펀드다. 시에라베이스, 임팩티브에이아이, 케미폴리오 등에 투자할 계획으로 투자 기간은 7년, 존속기간은 10년으로, 이제 막 결성돼 부실과는 거리가 멀다. 법현일반사업단지도 지난해 10월 충주시에서 산업단지 계획을 승인받아 사업이 시행될 예정이다.
비연결자회사 중 자기자본 부족액이 가장 많은 곳은 주식회사 한강시네폴리스개발이다. 회사는 김포 일원에서 진행하는 한강시네폴리스 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 건설과 시행 등 사업에 필요한 업무를 위해 설립된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다. 지난 2014년 설립됐으며, 기업은행은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다. 사업이 추진되는 중으로, 프로젝트가 무사히 완료된면 회수 가능성도 높다.
주로 인프라 기반 프로젝트 법인서 자본 부족 발생
기업은행 비연결 자회사 중 자기자본이 부족한 법인의 공통점은 대부분 인프라 기반 프로젝트 법인이라는 것이다. 한강시네폴리스나 인천대교 등 산업단지 조성, 도로, 복합개발 등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통상적으로 인프라 기업이나 펀드의 경우 초기 몇 년간 결손금이 발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PF 구조의 경우 토지 매입비, 설계비 등 대부분의 비용이 먼저 투입된다. 공사가 완료되고 실제로 시설 사용이 개시돼야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라 일정기간 대규모 적자가 발생한다. 인천대교 등도 장기간에 걸쳐 회수를 진행하고 있다. 부족 자본금이 갈수록 줄어드는 이유기도 하다. 지난해 상반기 인천대교의 자기자본부족액은 978억원이였으나 올해 489억원으로 감소했다.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장기 투자인데다, 투자 규모가 커 손실 가능성도 감안해야 한다. 인천대교의 경우 지난 2005년 착공해 2009년 10월 준공된 유료 교량 건설사업이다.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가 64.05%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국민은행과 기업은행이 각 지분 14.99%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문제없이 통행을 유지하고 있으나, 수입이 감소할 가능성도 있다. 인천대교는 올해 말부터 통행료를 5500원에서 2000원으로 인하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회수가 어려워진 경우도 있다. 지난해 자기자본부족 기업으로 분류됐던 센트로이드제1호차이나사모투자합자회사도 회수 과정에서 난항을 겪었다. 해당 PEF는 중국 기업인 그린소스인터내셔널의 전환 사채에 투자했으나, 시나리오와는 달리 코스닥 기업공개에 실패한 뒤 기업이 기울었기 때문이다. 특히 풋옵션을 청구했으나,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기도 했다. 결국 자회사의 주요 자산 경매를 통해 회수를 마무리 했는데, 원금 대비 회수율은 90% 이하로 알려졌다. 2017년 투자해 약 7년 만에 투자금을 회수했으나, 그마저도 온전하게 수익을 취하지는 못했다. 이에 대해 기업은행 측은 "IBK캐피탈이 투자해 기업은행의 실적에 반영했다"라고 설명했다.
IBK투자증권이 지분 5%를 보유하고 있는 인천항동더원PFV도 마찬가지다. 지난 6월 브릿지론 연장과 본PF 전환에 모두 실패했다. 브릿지론 상환을 위해 유동화 특수목적법인이 발행하는 사모사채를 호반산업이 인수하는 방식으로 상환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달에도 420억원과 180억원을 두 차례에 걸쳐 호반으로부터 지원받았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투자부서와 외부위탁사가 투자자산 모니터링 등 사후 관리를 진행하며, 정기적인 포트폴리오 관리로 특정 섹터 편중 방지를 통해 수익성을 관리하고 있다"라면서 "인프라 투자의 경우 만기까지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확보된 우량 사업 위주로 투자를 지속하고 있으며, 안정적 수익 창출 기반 구축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