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박예진 기자]
동원산업(006040)이 종합물류사업을 영위하는 자회사 동원로엑스 구조조정에 나섰다. 지난해 동원로엑스의 당기순이익률이 1%대로 추락하면서 손자회사인 한창종합물류와 동화를 흡수합병해 경영 효율성을 제고하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앞서 동원그룹은 물류부문 비용 개선작업과 원가절감을 통한 수익성 확보에 주력해왔다.
(사진=동원로엑스)
자회사 흡수합병에도 영업이익률 '제자리 걸음'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동원로엑스는 철강재 운송·보관업을 영위하는 한창종합물류와 창고보관업·복합운송주선업을 영위하는 동화를 흡수합병한다고 공시했다.
두 회사 모두 동원로엑스가 이미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구조로, 합병비율은 1대 0.0000000이다. 기업이 이미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는 기업을 흡수합병할 때에는 재무제표상 변화는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규모의 경제를 통한 전반적인 비용 절감과 효율성 강화와 각 기업이 보유한 기술·인력·자원을 결합을 통한 시너지 효과, 시장점유율 확대와 사업 다각화 등 강점이 있다.
동원산업은 지난 2017년 2월1일 물류 역량 확대와 서비스 강화를 위해 동부익스프레스(현 동원로엑스) 지분 100%를 420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동원산업은 지난 1997년 애경산업·삼양사·대한통운·미츠비시 등 한일 5개사 합작의 3자물류(3PL) 전문기업 레스코에 참여해 물류사업에 진출했다. 이후 동부익스프레스를 인수하면서 물류 부분을 신성장동력으로 키워나간다고 밝혔다.
인수 첫 해인 2017년 5089억원이던 매출액은 2020년 9390억원으로 급격하게 성장한 이후 2021년 1조743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넘어섰다. 2022년에는 역대 최대 매출인 1조2142억원을 기록했지만 이듬해인 2023년 매출은 전년 대비 14.27% 급감한 1조409억원으로 떨어졌다. 지난해에도 1조713억원으로 2023년 대비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1조원에 이르는 매출액에도 영업이익률은 1~2%를 오가고 있다. 지난 2022년 7월에는 창고 보관업을 영위하는 자회사 모덱스를 합병, 기존 사업간 인적·물적 자원 공유를 통한 비용 절감과 경영효율화에 나선 바 있다. 이에 2022년 1.71%이던 영업이익률은 2023년 2.66%로 약 1%포인트 가까이 늘었지만, 지난해에는 2.18%로 재차 감소했다. 이는 경쟁사인
CJ대한통운(000120) 영업이익률 4.38%,
한진(002320) 3.32%, 롯데글로벌로지스 2.52% 보다 낮은 수준이다.
늘어난 금융비용에 당기순이익률 1%대로 추락
경영효율화 작업에도 불구하고 2022년 이후 판관비율은 되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1.59%였던 판관비율은 2023년 1.80%, 2024년 1.94%로 늘었다. 판매비와관리비 중에서는 퇴직급여가 8억원으로 직전년도(7억원) 대비 19.81% 늘었고, 급여가 70억원에서 78억원으로 11.93% 증가했다. 이외에도 복리후생비, 지급임차료, 사용권자산상각비 등이 늘었다.
여기에 금융비용이 크게 증가하면서 지난 2022년 4.22%를 기록했던 당기순이익률도 2023년 3.76%, 2024년 1.34%로 줄었다. 당기순이익률은 기업이 일정 기간 동안 벌어들인 총수익에서 모든 비용을 차감하고 최종적으로 남은 순이익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이다. 회사가 효율적인 경영을 통해 최종적으로 이익을 얼마나 남겼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2022년 59억원이던 금융비용은 2023년 97억원, 2024년 98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금융비용 중 차입금으로 인해 발생한 이자비용은 83억원으로 비용의 대다수를 차지했다. 이는 직전년도(75억원) 대비 10.67% 증가한 수치다.
당기순이익이 감소하면서 이를 기반으로 하는 영업활동현금흐름도 968억원에서 326억원으로 급감했다. 지난해에는 자본적지출(CAPEX) 비용 224억원, 단기차입금과 유동성장기부채 상환, 이자지급 등 비용이 빠져나가면서 재무활동현금흐름은 545억원이 순유출됐다. 이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직전년도 대비 437억원 감소한 250억원이 남았다. 단기금융상품(260억원)을 포함하면 약 510억원 규모다. 올해 상반기 말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30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지난해 말 차입금의존도와 부채비율은 각각 27.5%, 78.7%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지만, 1년 내 상환을 완료해야하는 유동성 차입금과 기타유동부채는 1433억원에 달했다. 유동비율은 74.82%로 100%도 넘지 못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동원로엑스의 당기순이익률은 1.66%에 머물러 있어 수익성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기존에는 나누어져있던 사업을 일원화하면서 물류 기능을 효율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면서도 "수익 감소가 흡수합병 결정에 영향을 끼치지는 않았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