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보다 11번가?…티메프 빈자리 채운 '공짜 전략'
무료 멤버십·2인 이상 '패밀리 가입'으로 소비자 접점 강화
사용자 92%가 2개 이상 앱 사용…혜택 추가로 이탈률 방지
공개 2025-05-1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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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지난해 티메프(티몬과 위메프) 사태로 인해 해당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던 소비자 수요가 타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 가운데 11번가는 경쟁사와 달리 '무료 멤버십' 론칭 등 차별화 전략에 나서면서 지난 10월 이후 월간사용자수가 13%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속적인 경기 침체로 인해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은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가볍게 접근할 수 있는 무료 프로그램을 통해 소비자 접점을 확대한 점이 성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11번가)
 
무료멤버십 론칭 후 월간사용자수 10월 대비 13% 증가
 
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1번가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가 893만여명을 기록하며 이커머스 앱(애플리케이션) 2위에 올랐다. 이는 3위를 기록한 알리익스프레스(881만명)보다 높은 수치다. 알리익스프레스가 전달 대비 3.5% 줄어든 가운데 11번가 사용자는 2.0% 늘어나면서 순위가 변동됐다.
 
알리익스프레스 등 중국 이커머스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여전한 가운데 국내 이커머스기업으로 소비자 수요가 쏠린 결과로 풀이된다. 여기에 지난해 11월 론칭한 무료 멤버십 프로그램 효과 영향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11번기는 구매 목표를 달성하면 '11페이 포인트'로 보상받는 기존 무료 멤버십 프로그램 '패밀리플러스'를 출시했다. 최대 5명까지 패밀리를 결합해 한 달 동안 구매 목표를 달성하면, 참여한 모든 멤버가 포인트로 돌려받을 수 있다. 특히 패밀리 멤버가 늘어날수록 받을 수 있는 포인트가 커지는 구조로 지인을 동원한 고객 유입까지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다. 
 
실제로 모바일인덱스에서 11번가 앱을 신규 설치한 건수를 살펴보면, 지난해 10월 11만건에 불과했던 신규 가입은 11월 16만건으로 급증했다. 12월에는 9.2만건으로 잠시 감소했으나, 1월과 2월에는 다시 11만건으로 회복됐다. 업체측에서는 지난해 11월 무료 멤버십 프로그램을 론칭한 이후 5월 초 가입 고객이 7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신규 유입과 함께 이탈률도 적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27.4%이던 이탈률이 12월 36.5%로 약 9.1%포인트 증가했다. 올해 1월 29.3%로 줄었지만, 2월에는 33.7%로 재차 늘었다. 이후 3월 33.6%, 4월 31.8%로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평균 이탈률 32.1%을 기록했다. 
 
이에 지난해 11월 647만명까지 늘었던 월간사용자수는 지난달 다시 629만명으로 18만명으로 줄었다. 다만 지난해 10월(552만명) 대비 13.95% 증가했다. 
 

(사진=모바일인덱스)
 
혜택 추가한 페이백 서비스로 소비자 록인효과 강화
 
이에 5개월 만에 11번가는 기존 패밀리플러스 혜택을 강화한 '11번가플러스'를 론칭했다. 이를 통해 록인효과(lock-in effect) 강화에 나섰다. 록인효과는 특정 재화 혹은 서비스를 한 번 이용하면 다른 재화 혹은 서비스를 소비하기 어려워져 기존의 것을 계속 이용하는 현상을 말한다. 
 
지난달 11번가를 이용하는 소비자 중 11번가를 포함해 총 2개의 소셜커머스·오픈마켓 앱을 사용하는 소비자는 39.5%에 달했다. 3개의 앱을 사용하는 소비자는 26.5%로 그 다음으로 높았고, 11번가만을 이용하는 소비자는 8%에 그쳤다.
 
전체 사용자 중 92%가 2개 이상의 어플을 사용하고 있는 만큼 11번가는 기존 페이백 서비스에 혜택을 추가해 이용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11번가가 새롭게 제시한 혜택은 쿠폰이 등록된 마트 제품의 경우 페이 포인트를 최대 5% 추가 적립해 주거나, 뷰티 제품의 경우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할인쿠폰을 제공하는 것 등이다. 향후에도 패션과 리빙 등 카테고리 별 혜택을 추가로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업체 측은 브랜드사와 셀러간 협의를 통해 비용 부담을 줄이면서 매출과 수익성을 확대하는 데 집중해나갈 예정이다. 지난달 기준 가입 고객의 재구매율은 미가입 고객 대비 60% 이상, 객단가는 50% 가까이 높게 나타났다. 
 
특히 경쟁사인 쿠팡이나 G마켓 등이 유료 서비스를 두고 있다는 것과도 차이를 뒀다. 현재 G마켓 등이 포함된 신세계 유니버스클럽의 연회비는 3만원으로 월 단위 환산 시 2500원으로 계산된다. 다만, 현재는 연회비를 4900원 가격으로 받고 있다. 쿠팡 와우멤버십의 경우 월회비가 7890원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인상됐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티메스 사태로 기존 소비자들의 이탈이 발생한 가운데 쇼핑을 많이 하지 않고 유료멤버십이 부담스러운 고객의 경우 무료멤버십 혜택을 제공하는 11번가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발생했을 수 있다"라며 "특히 패밀리 단위로 멤버십을 묶을 경우 소비자와 그 가족이나 친구 등 지인 등까지 포섭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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