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EV 공세)①테슬라 넘어선 BYD…위기감 커지는 한국차
1분기 BYD 87만5000대·지리 45만대 판매…폭발적 성장세
현대차그룹, 전기차 판매 3.2% 감소해 10위 유지하며 정체
국내 기업 가격 경쟁력 약해…고급화 전략으로 차별화 강화 필요
공개 2025-05-1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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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를 필두로 한 중국산 전기차가 가격과 성능을 동시에 앞세우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판매량 기준으로 테슬라를 두배 이상 앞질렀고, 유럽과 동남아 등 주요 시장에서 현지화 전략을 통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반면 한국 완성차 업계는 고가 중심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소프트웨어 경쟁력 부족으로 점점 경쟁 우위를 잃고 있다. 이에 <IB토마토>는 본 기획을 통해 국내 완성차 업계의 글로벌 경쟁력 약화 위기와 대응 전략을 점검하고, 소프트웨어·AI 기술력 확보, 저가 EV 라인업 구축, 생산 효율 제고 등 종합적인 생존 전략을 제시하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중국 완성차 기업들의 영향력 확대 아래 재편되고 있다. BYD와 지리그룹 등 중국 기업들이 저렴한 가격과 현지화 전략, 공격적인 생산설비 확대로 세계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반면, 현대차(005380)그룹 등 국내 완성차 기업 전기차는 판매 감소와 경쟁력 약화로 정체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국내 경기침체와 맞물리며 한국 전기차 산업 전반에 위기감이 커지는 가운데,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고급화를 통한 차별화 전략 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BYD)
 
BYD, 테슬라보다 ‘두 배’ 더 팔렸다
 
8일 에너지전문시장조사매체인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가 발표한 ‘2024년 글로벌 전기동력차 시장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BYD는 2023년보다 43.9% 증가한 447만8000대를 판매해 글로벌 1위에 올랐다. 2위는 전년 대비 5.4% 역성장해 198만8000대를 판매한 미국 테슬라다. 지난해 BYD가 테슬라보다 두배 이상 더 팔린 것이다.
 
BYD에 이어 중국의 지리그룹도 전년 대비 56.5% 증가한 135만5000대 판매를 기록하며 폭스바겐(96만6000대)을 제치고 글로벌 3위에 올랐다. 반면 지난해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판매량은 2023년 대비 3.2% 줄어든 49만대를 판매해 전년과 같은 글로벌 10위를 유지했다.
 
올 1분기 역시 BYD가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5대 중 1대꼴로 판매되며 1위를 공고히 했다. 지난 1분기 BYD는 전년 동기보다 50.9%나 증가한 87만5000대를 판매했다. 지리그룹은 79.7% 증가한 45만대로 2위에 올랐다. 반면 테슬라는 전년 동기 대비 판매 대수가 줄어 13.0% 역성장했다.
 
이처럼 중국 완성차 기업들은 유럽과 동남아, 남미 등 세계 각지에서 저렴한 가격과 뛰어난 성능을 앞세워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특히 BYD는 단순한 수출을 넘어 현지화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헝가리와 터키에 이어 유럽에 세 번째 생산거점을 상반기 안에 결정할 예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BYD는 유럽과 남미, 동남아 등 현지에 생산설비(CAPA)를 확대하며 관세와 보조금 변화 등 대내외 불확실성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지리그룹 역시 기술개발은 물론 CAPA도 동시에 강화하고 있어 올해도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중국 가격경쟁력 못 이겨…고급화로 차별화해야”
 
이처럼 중국 전기차 기업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지만, 현대차그룹 경쟁력은 약화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한국 내수 시장 침체와 맞물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올해 국내 자동차 판매 시장이 165만~166만대 규모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고금리·고물가, 높은 가계부채 등으로 소비 심리가 얼어붙은 데다 전기차 캐즘(수요 일시 정체)이 회복되고 있는 유럽에 반해 국내 전기차 시장은 회복 동력이 부족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한국 전기차 시장의 마이너스 성장이 올해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충전 인프라 부족, 배터리 화재 우려 등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전기차에 대한 불신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고급 기술력과 품질 기반의 브랜드 가치 강화, 저가 EV 라인업 확대, 해외 생산 거점 재편, 각국 정책에 대응하는 전략 수립 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다만 중국 기업들이 빠르게 저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만큼, 국내 기업들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면 좋겠지만 이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문학훈 오산대 미래전기차과 교수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한국 전기차가 중국에 진입하기 어려울 만큼 중국의 전기차 브랜드가 커졌다”면서 “특히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는 중국이 두 배 이상 저렴하기 때문에 이기기 쉽지 않다. 차라리 고급화를 통해 중국 전기차와 차별화하는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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