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성 '뚝' 모아저축은행, 수장교체 해법 될까
실적 부진 끝에 6년 만에 수장 바꿔
건전성·수익성 악화 해결 급선무
공개 2024-04-12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9일 10:17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모아저축은행이 6년 만에 수장을 교체했다. 지난 한 해 수익성과 건전성 모두 부진을 겪은 뒤 내린 결정이다. 모아저축은행은 적자는 겨우 면했지만 당기순이익이 70% 넘게 급감한데다 자산 건전성이 크게 악화됐다. 신임 김진백 행장은 취임 첫해 수익성과 건전성을 모두 챙겨야 하는 부담을 지게 됐다. 지난해 감소한 총자산 규모가 다시 증가세를 이어갈지도 관전 포인트다. 
 
사진=모아저축은행
 
실적 부진 끝 수장 교체 결정
 
모아저축은행은 최근 신임 행장으로 김진백 경영전략본부장(부처축은행장)을 선임했다. 김 신임 행장은 삼성전자(005930)와 중앙대 교수를 거쳐 지난 2017년부터 모아저축은행에 합류했다. 그는 경영전략본부장을 맡아 기획과 재무 등을 관리하면서 경영 전반을 두루 파악하고 있다는 평을 듣는다. 
 
모아저축은행이 6년 만에 수장을 바꾼 이유는 김성도 전 대표가 사의를 표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실적 부진과 무관치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023년말 기준 모아저축은행의 영업이익은 3억원을 겨우 넘겼다. 전년 471억원에 비해 6%정도로 쪼그라들었다. 영업수익은 10억원 가량 늘었지만 영업비용이 440억원 가까이 늘어난 탓이다. 저축은행업권 순위를 정하는 기준인 총자산도 지난해 8152억원이나 감소했다.
  
김 행장은 이를 의식한 듯 취임사에서 BIS비율 18%와 유동성비율 300%가 넘는 탄탄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업황을 타개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지역 대표 저축은행으로서의 위치도 견고히 하겠다는 다짐을 밝힌 만큼 부실자산을 우선 처리하고 신상품 출시 등으로 수익성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건전성 향상·자산 증가세 전환 과제
 
김진백 모아저축은행장이 취임사에서 밝힌 바와 같이 모아저축은행의 지난해 BIS비율은 17.79%다. 법 규정상 요구되는 비율이 8% 이상임을 감안하면 기준을 훌쩍 넘는 수치다. 금융사의 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이 높을수록 재무건전성이 우수하다고 판단한다.
 
지난 2022년 말 BIS기준 자기자본 비율이 13.11%였음에도 한 해 동안 오른 이유는 위험자본이 감소해서다. 지난해 위험가중자산은 2조601억원으로 전년 2조8443억원 대비 27.6% 줄었다. 모아저축은행의 자기자본 규모가 전년 3727억원에서 3665억원으로 작아진 것도 보완자본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모아저축은행의 기본자본은 이익잉여금이 2022년 3308억원에서 지난해 말 3266억원으로 줄었음에도 50억원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공제항목이 124억원에서 52억원으로 감소한 영향이다. 다만 보완자본은 보완자본계 내의 대손충당금 축소로 373억원에서 281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위험가중자산이 줄어든 것은 건전성 관리의 일환이다. 지난해 모아저축은행은 건전성이 악화되면서 규모를 축소시켰다. 지난해 모아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9.57%로 전년 3.67% 대비 3배에 가까운 5.9%p나 올랐으며 연체대출비율도 같은 기간 3.44%에서 7.75%로 두배 넘게 상승했다.
 
부실여신이 증가하자 대손상각액도 증가했다. 2022년 말 56억원에 불과했던 대손상각액은 지난해 말 156억원으로 약 세배가 됐다. 이에 총 여신은 동 기간 2조7012억원에서 1조9700억원으로 7312억원 감소했다.
 
여신 중에서는 특히 기업자금대출이 크게 줄었다. 2022년 모아저축은행의 기업자금대출 잔액은 1조7896억원에서 1조3013억원으로 5조원 가까이 감소했다. 가계자금대출이 같은 기간 6814억원에서 517억원으로 줄어든 것에 비해 규모가 크다. 전체 대출에서 중소기업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61%에 달하는 만큼 금리인상의 영향으로 인한 차주 상환 능력이 하락해서다. 
 
여신감소로 실적 개선 가능 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지난해 이자수익이 이자비용 증가 폭을 따라가지 못해다. 지난해 모아저축은행의 이자수익은 2178억원으로 전년 2173억원 대비 약 5억원 늘어났다. 이자수익뿐만 아니라 유가증권평가및처분이익 상승분까지 더해도 영업수익은 지난해 12억원가량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영업비용은 이자비용을 중심으로 수익 대비 크게 상승했다. 모아저축은행의 지난해 이자비용은 1243억원으로 728억원에서 515억원 늘었다. 이에 영업비용도 2066억원에서 2544억원으로 478억원 올랐다. 영업수익 증가액인 12억원에 비해 466억원 큰 규모다. 
 
영업비용 증가는 고스란히 당기순이익에 반영됐다. 지난해 모아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325억원 감소했다. 물론 지난해 업권 전체가 당기순손실을 낸 것에 비하면 양호한 수준이나, 여신 증대 여력이 없는 상황에서 수익성 향상은 해결 과제다.
 
모아저축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2분기 내에 일반사업자대출과 아파트담보대출 부실여신 매각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부실채권을 빠르게 정리하고 신상품 등을 개발해 수익성을 제고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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