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건설, PF·손실 정리 끝…다음 과제는 '부채비율'
채무인수 급감·EOD 리스크 완화로 PF 부담 축소
본업은 회복세…누적공사손익 흑자전환 성공
남은 시험은 재무구조…부채비율 개선이 관건
공개 2026-01-13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1월 09일 11:27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소윤 기자] 금호건설(002990)이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와 공사손실 부담을 상당 부분 정리하며 리스크 국면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PF 관련 우발부채와 채무인수 부담은 축소됐고, 누적공사손익도 흑자로 전환되며 과거 현장에서 발생한 손실 반영이 일단락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본업이 회복 흐름에 들어선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이제 부채비율 등 재무구조 개선으로 옮겨가고 있다.
 

부산 에코델타시티 아테라 투시도.(사진=금호건설)
 
금융 리스크 걷히자 본업 회복…공사손익 흑자 전환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호건설의 부동산 PF 관련 우발부채는 지난해 3분기 기준 2127억원으로, 전년 말 3780억원 대비 크게 감소했다. 단독 사업의 지급보증 잔액 역시 같은 기간 1933억원에서 1886억원으로 소폭 줄었다. 이는 수원 고색 1·2지구 오피스텔 개발사업과 관련한 우발부채가 충당부채로 전환되며 손실을 이미 인식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변화는 채무인수 잔액이 급감했다는 점이다. 금호건설의 PF 채무인수 잔액은 1847억원에서 241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채무인수는 시행사가 대출을 상환하지 못할 경우 시공사가 PF 대출 원리금을 직접 떠안는 약정으로, 우발부채 가운데서도 재무 부담 가능성이 가장 큰 항목으로 꼽힌다. 채무인수 잔액 축소는 부동산 시장 변동 시 시공사가 부담해야 할 최악의 재무 리스크 폭이 한 단계 낮아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PF 보증과 연계된 기한이익상실(EOD) 리스크 역시 완화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해당 금액은 2024년 말 3780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2127억원으로 감소했다. 이는 차주의 채무불이행이나 부도 발생 시 기한이익상실로 이어질 수 있는 잠재 리스크 규모 자체가 축소됐음을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변화는 2022~2023년을 거치며 진행된 PF 구조조정의 누적 효과로 풀이된다. 2022년 말 기준 금호건설의 PF 관련 우발채무는 약 4600억원 수준으로, 부동산 경기 하강 국면에서 일부 사업장의 손실이 곧바로 재무 부담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이에 금호건설은 PF 리스크를 단순 관리 대상이 아닌 정리 대상으로 분류하고, 출자전환과 보증 해소 등을 통해 위험 사업장을 단계적으로 정리해왔다.
 
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 관련 우발채무를 전면 해소해 해당 부문 잔액을 미미한 수준으로 낮췄고, 미착공 PF나 브릿지론을 남기지 않겠다는 기조 아래 일부 사업장은 출자전환 방식으로 리스크를 털어냈다. 인천 영종지구 주택사업 PF 채무를 주식으로 전환하고, 서울·용인 사업장의 연대보증을 해소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PF 리스크 정리가 진전되는 가운데, 실제 손익이 반영되는 공사 손익 흐름도 뚜렷한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누적공사손익은 2024년 –550억원 적자에서 최근(2025년 3분기) 874억원 흑자로 전환됐다. 건축 부문에서 이익이 확대된 반면, 토목 부문은 여전히 손실 구간에 머물러 있으나 손실 폭은 제한적이다.
 
손실 가능성을 선반영하는 공사손실충당부채도 감소 흐름을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공사손실충당부채는 885억원에서 663억원으로 약 25% 줄었다. 이는 예상하지 못한 큰 손실이 갑자기 한꺼번에 나타날 위험이 줄어들었다는 뜻이다.
 
 
빅베스 후유증에 자본 훼손…재무 체력 회복이 관건
 
다만 재무구조 전반의 회복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과거 PF 리스크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자본과 주요 재무지표가 크게 훼손됐기 때문이다. 금호건설은 2024년 '빅베스(Big Bath)'를 단행해 부동산 PF 관련 우발채무와 저수익 사업, 회수 가능성이 낮은 대여금을 한꺼번에 손실로 반영하며 수익 구조 정상화를 택했다.
 
그 결과, 연결 기준 자본총계는 2023년 말 4698억원에서 2024년 말 2254억원으로 급감했고,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2237억원 수준에 머물며 회복 속도가 더딘 모습이다. 부채비율 역시 2023년 260%에서 2024년 589%로 급등한 뒤, 최근에도 568%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PF 채무인수와 보증 규모를 축소하며 잠재 부실은 상당 부분 제거했지만, 자기자본이 크게 훼손된 상태에서 레버리지가 높은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부터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음에도, 이러한 실적 회복이 재무지표 개선으로 본격 연결되기까지는 추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호건설도 이러한 한계를 의식해 유동성 보강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구책을 병행해왔다. 2024년 12월 대한항공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가 금호건설에서 대한항공으로 변경되면서, 금호건설은 그룹 차원에서 부담으로 작용해 온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사실상 정리했다. 장기간 재무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돼 온 비핵심 자산을 털어내며 재무 부담을 낮춘 셈이다.
 
이와 함께 지난해 들어 보유 중이던 리츠(REITs) 지분 일부를 매각하고, 이를 기초자산으로 주가수익스왑(PRS) 계약을 체결해 약 42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이는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보강하며, PF 이슈가 다시 유동성 리스크로 번지는 가능성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춘 조치로 해석된다. 회사 주석에 따르면 해당 거래가 반영될 경우 부채비율이 400%대까지 낮아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금호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PF 리스크와 공사 손실 정리는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며 "앞으로는 영업이익 회복과 현금흐름 개선을 통해 재무구조를 안정적으로 다져가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소윤 기자 syoon13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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