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크레딧포럼)“신용도 양극화 심화될 것…건설·유통 등 하향 압박”
건설장비·전력기기·방산·조선·자동차·항공운송 등 긍정적 신호
공개 2024-03-26 18: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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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올해 주요 산업의 기업 신용도가 업종과 업황에 따라 차별화 양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건설장비나 전력기기, 방산, 조선, 자동차 등은 긍정적인 반면 석유화학과 건설, 부동산신탁, 유통, 게임 등은 신용등급 하향 압력이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전문위원은 26일 <IB토마토>가 주최한 ‘2024 크레딧 포럼’에서 “올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에 따른 금융회사 실적 저하가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쳐 업종별 차별화 양상이 예상보다 크게 나타날 것”이라며 이같이 내다봤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 (사진=IB토마토)
 
세션2 주요 산업 크레딧 아웃룩을 발표한 김 연구위원은 등급 하향 압력이 작용할 것으로 평가되는 업종으로 ▲석유화학 ▲건설 ▲부동산신탁 ▲유통 ▲게임 등을 꼽았다. 공정 철강이나 이차전지 업종은 등급 전망이 부정적이지는 않지만 업황 변동성을 감안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석유화학은 글로벌 증설투자 일부가 마무리되면서 수급 부담 완화도 예상되지만 2022년부터 이어진 업황 부진에서 탈피할지는 불확실하다”라면서 “특히 프로필렌 계열 제조업체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라고 설명했다.
 
건설 업종의 경우 재무 부담 증가가 지속되고 있는데, 건자재나 인건비 등 공사원가율과 조달금리 상승으로 수익률이 저하된 상태다. 미분양 증가나 PF 우발채무 대위변제 등에 따라 현금흐름이 저하됐고 부족 자금 충당을 위한 차입 부담도 커졌다.
 
김 연구위원은 “분양경기 개선이 올해도 어려워 미분양 위험이 증가할 것”이라면서 “업체별로 PF 우발채무 수준과 업황 악화 시기를 극복해 나갈 수 있는 재무완충력을 파악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사진=한국투자증권)
 
이날 부동산신탁 업종에 대해서는 책임준공형 관리형 토지신탁의 부실 우려가 거론됐다. 2~3년 전 크게 늘었던 사업장들의 만기가 올해 도래하기 때문이다. 통상 책임준공형 관리형 토지신탁은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대상에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지방 중소건설업체가 시공사로 참여하는 경우가 많아 부실 위험이 상존한다.
 
이외 유통은 소비 둔화 장기화로 인한 외형 성장 저하와 치열한 시장 경쟁이, 게임은 장르 진부화와 신작 출시 성과 부진이 기업 신용등급 측면에서 부정적 요인으로 꼽혔다.
 
등급 전망이 부정적이진 않지만 하공정 철강과 이차전지도 모니터링이 필요한 업종이라고 김 연구위원은 소개했다.
 
그는 “하공정 업체 가운데 열위한 전후방 교섭력으로 실적 변동성이 크고 이익창출력 약화 기조가 지속되는 경우 등급 이슈에서 자유롭지 못할 수 있다”라면서 “이차전지 업종은 지난해 4분기 실질 수익성이 크게 저하됐고, 전기차 시장은 친환경 정책의 변화 가능성과 중국 업체와의 경쟁이 불안 요소”라고 진단했다.
 
신용등급 전망이 긍정적인 업종으로는 ▲건설장비 ▲전력기기 ▲방산 ▲조선 ▲자동차 ▲항공운송 등이 언급됐다. 정유 업종은 등급 전망이 긍정적인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평균 실적이 코로나 이전보다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사진=한국투자증권)
 
김 연구위원은 “건설장비와 전력기기는 미국의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특수를 누리고 있다”라면서 “건설장비는 미국 시장 호조가 주력 시장인 중국에서의 부진을 상쇄하고도 남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전력기기도 미국과 중동에서 전력 인프라 투자가 확대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방산은 폴란드 특수 외에도 이집트와 호주 등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잔고가 크게 증가했다”라면서 “최근 K-방산의 국제적 선호도가 높아졌고, 수출입은행의 법정자본금 확대로 중기적 관점에서 영업 성장세 유지가 가능해졌다”라고 덧붙였다.
 
이외 조선 업종은 선가 상승기 대규모 수주가 매출로 인식되는 시기로 진입하면서 본격적인 수익성 개선이 전망된다. 자동차는 반도체 공급난이 해소되면서 가동률이 상승했는데, 코로나 시기 누적됐던 대기 수요가 생산과 매출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항공운송 역시 코로나 시기 억눌렸던 해외여행 수요가 긍정적 요인이다.
 
정유 업종의 경우 중국 등 글로벌 수요 측면에서 부진할 가능성 있지만 설비 증설 부담이 낮고 항공유 수요가 회복 중이라고 김 연구위원은 설명했다.
 
그는 “정유는 지난해 분기별 실적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긴 했어도 코로나 이전보다 평균적인 실적은 개선됐다”라며 “업종의 등급전망이 긍정적까지는 아니어도 안정적인 수준 정도는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라고 판단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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