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고도화' 저축은행, 돌파구 될까
업계 전체 모바일 중심 디지털화 분위기
"금리 인하 이후 디지털이 구심점 될 것"
공개 2024-03-08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3월 06일 14:11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저축은행 업계가 디지털 금융을 도입한 지 5년이 넘었다. 다른 은행에 비해 출발은 늦었지만 상위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디지털 전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고객 편의성 개선으로 업권을 타파하려는 노력이 돋보였으나 금리 인상기를 거치며 단기적 실적보다는 미래를 준비하는 분위기다. 
 
저축은행중앙회. (사진=저축은행중앙회)
 
디지털 금융 확대 ‘한 뜻’
 
6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1월 저축은행 업계 통합 애플리케이션인 'SB톡톡플러스'를 업데이트했다. 자체 모바일 앱을 보유한 12개사를 제외한 저축은행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앱으로, 모바일 웹 브라우저에서 상품가입과 조회 등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경쟁업권인 사원은행의 속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간편 모드를 적용, 고연령층 고객을 위한 편의성도 개선했다. 앱 하나로 업계 전반의 디지털 서비스를 아우르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79개 저축은행 중 모바일 앱을 보유한 곳은 31개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처럼 금융당국과 업계가 주도적으로 디지털 소외계층을 챙기는 한편 대형 저축은행은 일찌감치 전용 앱을 출시하고 연계 상품을 출시하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금융 소비자의 접근성을 낮춰 돌파구로 삼으려는 목적이다. 개인 대출을 주로 취급하는 상위 3개 저축은행인 SBI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 웰컴저축은행은 모두 자체 앱을 보유하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사이다뱅크, 웰컴저축은행은 웰컴디지털뱅크다. OK저축은행은 사명과  모바일 앱 이름이 같다. 
 
서비스 전환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웰컴저축은행이다. 웰컴저축은행 지난 2018년 웰컴디지털뱅크 출시를 통해 저축은행업권의 디지털화를 알렸다. 마이데이터도 먼저 출시하면서 디지털 저축은행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
 
SBI저축은행도 업계 최대 총자산 규모를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지난 2019 출시해 사이다뱅크는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초점에 두고 있다. 2020년에는 업계 최초로 거래자 수 100만명을 넘긴 바 있으며, 파킹통장 개념을 첫 도입한 상품을 출시해 인기를 끌기도 했다. OK저축은행은 2019년 자체 모바일 플랫폼을 만들었다. 1년 뒤 개편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차세대 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 하고 모바일 앱도 꾸준히 개편하고 있다.
 
이처럼 대형 3사를 중심으로 한 모바일 앱 서비스 확대로 다산과 여신 등 성과를 거뒀다. 웰컴디지털뱅크는 지난해 6월 출시 5년만에 월간 사용자 100만명을 기록했으며 SBI저축은행의 경우 출시 3년만에 가입 고객 120만명을 돌파했다.
 
OK저축은행은 더딘 편이다. 이용자 규모는 큰 편이나 디지털을 내세우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해에는 서비스 먹통으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장기적 구원투수 될 것"
 
2018년 이후 모바일 앱의 등장은 저축은행의 부흥기를 가져왔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상호저축은행의 수신액은 2017년부터 2022년까지 51조1815억원에서 120조2384억원으로 성장했다.
 
대형 3사 모두 해당 시기동안 수신액 증가를 이뤄냈다. 각 사의 수신액은 지난 2022년 말 ▲SBI저축은행 14조1168억원 ▲OK저축은행 12조3116억원 ▲웰컴저축은행 6조1582억원으로 늘었다. 여신 성장도 돋보였다. 3사 총여신은 2017년부터 2022년까지 ▲SBI저축은행 187% ▲OK저축은행 163.5% ▲웰컴저축은행 235.7% 증가했으며, 지난 2022년 말 13조881억원, 12조939억원, 5조7314억원을 각각 실행했다. 특히 웰컴저축은행의 경우 관계사 실적도 눈에 띄었다. 결제 시스템을 제공하는 웰컴페이먼츠는 지난 2017년 설립된 후 적자를 기록하다 지난 2022년 말 흑자전환해 1억9980억원을 기록하는 등 실적을 내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금리인상기를 거치면서 경영환경이 악화되자 디지털 서비스 고도화로도 3사의 실적을 개선하기에는 부족했다. 여수신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하면서 수익이 이자비용 증가세를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SBI저축은행 16조1468억원으로 전년 대비 7486억원 감소했으며 웰컴저축은행은 6조4260억원으로 6983억원 줄어들었다. OK저축은행만 총자산을 키워 전년 대비 1조6401억원 증가해 15조931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3사의 지난해 3분기 당기순익은 모두 전년 동기 대비 하락했다.
 
 
 
3사 모바일 앱 월간활성화이용자수(MAU)도 답보상태다. 모바일인덱스가 제공한 이용자 추이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모바일 앱 월 사용자는 ▲SBI저축은행 사이다뱅크 19만명 ▲OK저축은행 24만명 ▲웰컴저축은행의 웰컴디지털뱅크 23만명이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저축은행의 디지털 고도화는 수치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성과뿐만 아니라 저축은행 이미지 개선에도 큰 기여를 했다"라면서 "금리 인하 이후 모바일 앱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해 고도화를 하는 등 중장기적인 시선으로 꾸준하게 개선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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