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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전선, 역대급 실적에도 주주들 원성 높은 이유
29일 유상증자 1차 발행가액 7740원 결정
지난해 15년만 호실적 기록에도 주가는 '52주 신저가'
공개 2024-01-29 17:59:30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9일 17:59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지난해 역대급 호실적을 기록한 대한전선(001440)이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서 주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한전선 재무구조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당분간 주가 회복에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대한전선 본사 전경.(사진=대한전선)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전선은 유상증자 1차 발행가액이 7740원으로 결정됐다고 이날 공시했다. 1주당 신주배정비율은 0.5012641315주다. 2차 발행가액은 내달 6일을 기산일로 산정하며, 확정 발행가액은 1차 발행가액과 2차 발행가액 중 낮은 금액으로 3월7일에 결정된다.
 
앞서 대한전선은 지난해 12월 5258억원 규모(당시 주가 8480원 기준) 유상증자를 결의한 바 있다. 공장 증설과 해외 시장 공략 가속화를 위해서다. 4758억원을 해저케이블 2공장 건설에 투입하고, 나머지 500억원은 전력망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미국, 사우디 등지 현지 공장 확보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대한전선은 지난 24일 기업설명회(IR)를 열고 기관·일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중장기 성장 방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회사는 오는 2027년 상반기까지 해저케이블 공장에 9400억원, 해외 현지공장 확보에 500억원 등 총 99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난해 12월 기준 대한전선의 지분 40.1%를 보유하고 있는 호반산업은 이번 유증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최대주주로서의 지원을 다하고 있다. 이달 중순 호반산업은 구주주 배정 주식의 100%인 약 2502만 주에 초과 청약 최대 한도인 20%를 더해 총 3002만주를 청약하기로 결의했다. 예정 발행가(8480원)를 기준으로 전체 유증 자금 약 5258억원의 48.4%인 2546억원 규모다.
 
대한전선은 지난해 매출 2조8456억원, 영업이익 78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6.1%, 영업이익은 62.8% 각각 증가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같은 기간 대비 207% 늘어난 670억원이었다. 매출은 2011년 이후 12년 만에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2008년 이후 15년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을 기록했다.
 
문제는 주가다.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주가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대규모 유증의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9일 대한전선의 주가는 전일과 같은 1만700원으로 마감했다. 지난해 12월14일 5258억원 규모 유증 결정이 공시된 다음날 주가가 장중 16% 이상 크게 하락한 바 있다. 이후 3거래일 연속 주가가 하락하며 1만원선이 깨졌고, 이달 18일에는 장중 9310원에 거래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신용평가업계에서는 대한전선의 이번 유증이 향후 재무구조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어, 중장기적으로는 주가가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신용평가는 이번 유상증자가 대한전선의 재무 기반에 미치는 영향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자본 확충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과 함께 해저케이블 투자 자금의 상당 부분이 대응 가능하기 때문이다.
 
앞서 대한전선은 지난 2022년 차입금 상환 및 해저케이블 1공장 투자 자금 조달을 위해 약 49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 바 있다. 이로 인해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2021년 말 266.4%, 42.8%에서 2023년 9월 말에는 89.5%, 20.5%로 각각 개선하는 등 전반적인 재무구조가 개선됐다.
 
이번 유상증자가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순차입금은 –3928억원까지 감소하며 무차입 구조로 전환될 것으로 기대된다.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도 각각 56.9%, 15.7%로 감소할 전망이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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