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증권에 이어 보험사도 '눈독'…완주엔 '난기류'
롯데손해보험 인수전에 뛰어들어
외형 커지지만 건전성 등 고려해야
공개 2024-05-03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4월 30일 18:03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인수합병(M&A)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증권사를 중심으로 비은행 자회사를 찾던 우리금융이 롯데손해보험(000400) 인수전에도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금융지주 중에서는 유일하게 롯데손보 인수 의사를 밝힌 우리금융이 증권사와 보험사를 모두 품에 안게 될지 이목이 집중된다.  
 
우리금융그룹. (사진=우리금융그룹)
  
롯데손보, 최대 실적 '매력적'
 
우리금융이 한국포스증권에 이어 롯데손보 인수에도 나섰다. 우리금융은 지난 26일 열린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롯데손보를 인수하기 위해 매각주관사인 JP모건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지난 2019년 JKL파트너스는 롯데그룹에 롯데손보 지분 77%를 약 7000억원에 인수했다. 현재 JKL파트너스는 인수 당시 2배 이상의 가치인 2조원에서 3조원에 보유지분을 매각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지주가 비은행자회사에 논독을 들이는 이유는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증권사와 보험사가 없어서다. 우리아비바생명과 우리투자증권을 모두 농협금융지주에 매각했기 때문이다. 타 지주의 주요 비은행 자회사가 증권사다. 실적 기여도도 크다. 
 
올 1분기 KB금융(105560)의 KB손해보험은 2922억원, KB라이프 생명은 103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신한지주(055550)의 신한라이프는 1542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하나금융지주(086790)는 하나손해보험과 하나생명을 보유하고 있다. 하나생명은 당기순이익으로 45억원을 올렸다. 우리금융이 롯데손보를 고른 이유도 지난해 회계제도 변경에 따라 당기순이익 3016억원의 최대 실적을 달성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지주가 롯데손보 지분의 77%를 인수해 지분법을 적용한다면 우리금융은 해당 비중만큼의 당기순익을 추가로 얻게 된다.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수익원을 다각화 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금융의 경우 1분기 당기순이익 8245억원 중 우리은행이 전체의 95.8%를 차지해 수익구조가 편중돼 있다. 
 
두 마리 토끼 한 번에 외형 성장 기대...가능성은 미지수
  
우리금융이 한국포스증권과 롯데손해보험 인수를 모두 성공적으로 마칠 경우 외형을 단박에 키울 수 있다. 이 경우 우리금융지주의 총자산은 1분기 기준 684조8000억원에서 696조5000억원으로 성장한다. 특히 당기순익 방면에서도 보탬이 된다. 한국포스증권은 적자를 내고 있으나 롯데손보가 최대 실적을 내고 있어서다. 롯데손보가 지난해 수준의 실적을 유지한다면 우리금융은 당기순익의 77%인 2322억원의 순익을 연간 실적에 더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인수 가능성은 지켜봐야 한다. 우리금융이 지난해부터 인수 작업 중인 한국포스증권은 소형 증권사인데다 2022년 대비 적자 폭은 줄이긴 했지만 지난해 5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례적으로 증권사와 보험사 인수를 동시 진행하는 만큼 위험 요소도 산재해있다. 특히 매각가 협상이 걸림돌이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상상인계열 저축은행 인수 의사를 밝히고 실사에 나선 바 있으나, 건전성 문제와 매각가에 대한 눈높이를 극복하지 못해 무산된 바 있다. 이번 건도 최근 컨퍼런스콜 도중 나온 이성욱 부사장의 발언을 고려하면 이미 매수와 매각 측의 이견이 예상되고 있다. 
 
 
 
금융지주 중 낮은 축에 속하는 보통주자본비율(CET1)도 장애물이 될 가능성이 있다. 우리금융지주의 1분기 CET1은 12%다. 지난해 1분기 12.1%에 비해서도 0.01%p 하락했다. 같은 기간 KB금융이 13.4%, 신한금융이 13.1% 하나금융이 12.88%로 크게는 1.4%p차이, 적게는 0.88%p차다.
 
보통주자본비율은 위험가중자산 대비 보통주자본의 비율이다. CET1이 높을수록 M&A 여력이 큰 것으로 판단한다. CET1 산출 시 위험가중자산이 모수가 되는 만큼 위험가중자산이 증가한다면 하락하는 구조를 띤다. CET1의 규제비율은 7%로 우리금융은 5%p의 여유가 있으나 한꺼번에 인수를 진행할 경우 각 사의 위험가중자산도 우리금융의 위험가중자산에 포함돼 급격히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롯데손보의 자산 구성도 위험 요소다. 롯데손보의 지난해 말 안전자산 비중은 17.2%로 전년 23.5% 대비 5%p 넘게 하락했다. 안전자산은 전체 운용자산에서 현금과 예치금, 국공채 등이 차지하는 비중이며 반대로 위험자산은 주식과 일반대출채권, 수익증권 등을 뜻한다. 롯데손보의 위험자산 중 가장 비중이 큰 부문은 수익 및 기타증권으로 31.2%에 달했으며 산업 평균값인 22.5%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컨퍼런스콜에서도 밝혔지만 1조5000억원 수준에서 롯데손보를 인수한다면 적정성이 0.2%p 하락할 것으로 보이나 전체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한국포스증권의 위험가중자산도 영향을 미칠 수준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가격 차로 중단했듯이 롯데손보의 경우에도 돈을 더 낼 의향은 없다”라고 덧붙였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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