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딧 시그널
엔씨소프트, 외형·수익성 저하에 신용등급 '하향'
2022년 하반기부터 '리니지' 등 주력 게임 매출 하락
높은 인건비·자금 소요 전망에 신용등급 하향
신작 출시 스케줄 감안 빠른 영업현금창출력 회복 요원
공개 2024-04-24 15:30:50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4일 15:3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지난해 주력 게임들의 진부화와 신작 부재로 수익성이 크게 저하된 엔씨소프트(036570)의 신용등급이 한 단계 하향됐다. 주요 신작 출시 시기가 올해 하반기 이후인데다 인수·합병(M&A) 등 대규모 자금소요 가능성까지 존재해 경영 불확실성은 당분간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판교신도시 엔씨소프트 사옥.(사진=엔씨소프트)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엔씨소프트 무보증사채에 대한 신용등급을 기존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으로 하향했다.
 
엔씨소프트는 설립 초기부터 대규모 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플레인 게임(MMORPG) 개발과 서비스에 사업 역량을 집중해 왔다. 1998년 출시한 ‘리니지’를 시작으로 △2003년 리니지2 △2008년 아이온 △2012년 블레이드앤소울 등 다수의 MMORPG를 성공시키며 게임업계 최고 수준의 개발 역량과 운영 노하우를 입증했다. 또한 이들 게임을 모바일로 이식해 영업 실적이 크게 확대됐다.
 
그러나 2022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엔씨소프트의 주력 게임 매출이 급감하기 시작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9년 연결 기준 1조7012억원이던 매출은 △2020년 2조4162억원 △2021년 2조3088억원 △2022년 2조5718억원 등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다가 지난해 1조7798억원으로 내려앉았다. 1년 새 매출 감소폭이 약 38%에 달했다. 지난 2022년 5590억원이던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 1373억원으로 감소했다.
 
송민준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2021년부터 업계 전반의 개발인력 임금이 상승하면서 인건비 부담이 높아진 가운데 주력 게임의 진부화, 신작 공백으로 매출액이 급감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저하됐다”라며 “올해도 ‘쓰론 앤 리버티’ 글로벌 출시 등을 계획하고 있으나, 국내 성과를 감안할 때 글로벌 흥행 여부도 불투명하다”라고 평가했다.
 
 
영업실적 저하에도 불구하고 엔씨소프트는 영엽활동현금흐름으로 자본적지출(CAPEX), 배당금 등 자금소요를 충당한 후에도 잉여현금을 창출하는 선순환의 현금흐름 구조를 통해 실질적인 차입 부담이 없는 우수한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또 지분 상품 등 보유 금융자산과 부동산을 활용한 대체자금 조달능력도 재무안정성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지난해 엔씨소프트의 부채비율은 35.1%, 차입금의존도는 14.6%로 매우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 이익창출력이 저하되면서 영업창출현금 규모가 크게 줄었다. 지난해 매출 1조7798억원, 영업비용(매출원가) 1조6425억원을 기록하며 엔씨소프트의 원가율은 2022년 78.2%에서 지난해 92.2%로 쪼그라들었다. 인건비와 마케팅비 등을 크게 줄이며 원가 방어에 나섰음에도 매출이 크게 축소된 결과다.
 
송민준 실장은 “모바일게임 영업환경과 엔씨소프트의 신작 출시 스케줄을 감안할 때 단기간 내 2023년 이전 수준의 영업현금창출력을 회복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라며 “판교 글로벌 RDI센터 관련 자금부담도 상존하고 이익창출기반 다각화를 위한 대규모 M&A 자금소요가 발생할 수 있어 재무구조 변동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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