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PF리스크)③코오롱글로벌, 차 분할 후 PF 위기 '직면'
미착공 PF 3건·6100억원…올해 본PF 전환 여부 주목
코오롱글로벌 "미착공 현장 연내 원활한 착공 확신"
지난해 초 모빌리티그룹 인적분할 후 실적·재무부담 악화
공개 2024-01-19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7일 16:05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서 시작된 우발채무는 올 한 해 건설업계를 위협할 전망이다. 고금리로 인한 주택 등 부동산시장의 냉각은 분양성적이 곧 리스크로 연결되는 PF 뇌관을 키워왔고, 2023년 시공능력평가 16위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으로 이어졌다. 위기는 20대 중견건설사의 위기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 자기자본 대비 PF 보증 규모가 큰 대형·중견건설사들 역시 위기가 현실화할 수 있다. <IB토마토>는 태영건설을 비롯해 과도한 PF 보증으로 위기설이 제기되고 있는 건설사들의 재무상황을 짚어보려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코오롱글로벌(003070)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지난해 초 자동차 판매부문 인적분할 이후 실적 부담이 가중된 상황에서 PF 부실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어 현재 미착공 프로젝트들의 원활한 본PF 전환이 절실해 보인다.
 
코오롱글로벌 과천 사옥.(사진=코오롱글로벌)
 지방 미착공 사업장 본PF 전환 ‘관건’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연결 기준 코오롱글로벌이 신용보강을 제공한 총 PF 규모는 9258억원이다. 총 자본 대비 PF 보증 규모는 158.0%로 주요 건설사 가운데 태영건설(373.6%)과 롯데건설(212.7%)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전체 PF 보증 규모 9258억원 가운데 회사가 연대보증·자금보충 등 PF 상환 의무가 있는 보증액은 7850억원이다. 전체의 84.8% 수준이다. 최근 신용평가업계 등에서 우려가 나오고 있는 코오롱글로벌의 PF는 ‘미착공 PF’ 3건으로, 보증 규모는 6121억원이다. 지난해 9월 말 연결 기준 회사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 1703억원의 3배가 넘는 규모다.
 
대전 유성구 봉명동 오피스텔 개발사업(약 2500억원)과 대전 중구 선화동 주상복합 3차(2600억원), 울산 야음동 공동주택(900억원) 등 3건의 프로젝트가 아직 삽을 뜨지 못한 상태다. 여전히 브릿지론으로 프로젝트를 영위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대전 봉명동 오피스텔 사업의 경우 코오롱글로벌이 각각 자금보충 1400억원, 채무보증 1100억원을 실행한 바 있다.
 
최한승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금액 기준 미착공 사업의 PF 비중이 60%를 상회해 사업 진행 경과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며 "3건의 미착공 사업장의 경우 부동산 경기 불확실성이 높은 지역에 분포하고 있는데다 대부분 사업장의 PF 우발채무 만기가 올해 1분기에 도래하는 것은 리스크"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우려에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미착공 현장을 제외한 대부분의 현장은 분양률 95% 이상으로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라며 "대전 봉명동 오피스텔 프로젝트의 경우에도 조만간 본PF 전환이 이뤄져 착공될 예정이다. 나머지 미착공 두개 현장들의 본PF 전환도 금년 중 순차 진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차 떼고 악화된 수익성…실적 만회 시급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오롱글로벌은 3분기 누적 연결 기준 매출 1조9260억원, 영업이익 45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매출 1조8987억원, 영업이익 1457억원) 대비 매출은 소폭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000억원 넘게 감소했다.
 
코오롱그룹은 지난해 초 코오롱글로벌의 수입차 판매 및 수입 음향기기 유통사업을 인적분할해 코오롱모빌리티그룹(450140)을 설립했다. 지난 2022년 12월 기준 총 매출의 46.9%를 차지했던 자동차 판매부문이 분할되면서 지난해 9월에는 건설부문 매출이 81.2%를 차지하는 ‘건설사’로 변모했다.
 
그러나 지난해 글로벌 인플레이션 등 원가 상승으로 대다수 건설사들이 수익성 악화를 겪으면서 코오롱글로벌도 이를 피해 가지 못한 모습이다. 회사의 영업이익률은 2022년 3분기 누적 7.6%에서 2.3%로 1년 만에 5.3%포인트나 감소했다.
 
이 같은 영업실적 부진은 현재 코오롱글로벌의 재무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해 1월 인적분할 이후 유통부문 영업부채 제외 효과 등으로 9월 말 연결 기준 부채총계는 전년 말 약 2조3000억원에서 1조8000억원으로 5000억원 가량 줄었다. 그러나 운전자본부담 등으로 현금흐름이 저하되며 2022년 12월 2288억원이던 순차입금은 6653억원으로 4565억원으로 190.7% 증가했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2022년 말 18.2%에서 지난해 9월 34.7%로 2배 가량 증가했다.
 
정성훈 나이스신용평가 실장은 “재고자산, 투자부동산 등을 차입금 담보로 제공하고 있는 점과 미사용여신한도 1075억원, 분양실적이 우수한 현장에서의 원활한 공사대금 지급이 예상되는 점 등으로 고려할 때 차입금 만기 도래에는 원활한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사업 수익성이 저하된 가운데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을 보유한 유통부문 분할 영향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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