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노리는 HJ중공업, 실적·재무 개선 '두 마리 토끼' 잡는다
지난해까지 필리핀 조선소 손실 반영…올해 실적반등 기대감
조선·건설 수주고 7조4000억 달해…900% 넘는 부채비율은 난제
공개 2024-01-10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5일 18:26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지난해 건설과 조선부문의 수익성 동반 악화로 1000억원 넘는 적자를 기록한 HJ중공업이 올해 큰 폭의 영업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자회사 필리핀 수빅조선소 부실 등으로 인한 손실을 지난해까지 반영한 결과 실적과 재무구조가 함께 악화됐지만, 지난해 연말부터 반등을 위한 행보가 가속화하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J중공업(097230)은 지난해 3분기 누적 연결 기준 매출 1조3969억원, 영업손실 1271억원을 기록했다. 사업 부문별 누적공사이익(손실)을 보면 조선부문에서 1541억원, 국내건설부문에서는 470억원의 공사 손실이 각각 발생했다. 해외건설부문의 공사이익 346억원으로 추가 손실을 막았다.
 
그나마 3년여간 이어진 필리핀 수빅조선소발 국제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지난해 ‘전부 기각’으로 결정되면서 433억원 가량의 추가 손실은 피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지난해 12월 소송을 제기한 싱가포르 케펠사가 싱가포르 고등법원에 항소해 소송은 아직 이어지고 있다.
 
조선·건설 ‘꽉 찬’ 수주곳간
 
HJ중공업은 지난 3년간 조선과 건설 물량 수주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 왔다. 이 결과 지난해 11월 말 기준 조선·건설부문 수주잔고는 약 7조4000억원에 달한다고 회사는 밝혔다. 지난 2022년 연간 매출(1조7881억원) 기준 4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한 셈이다.
 
특히 정비사업 분야의 ‘알짜 수주’가 눈에 띈다. 지난해 소규모 재건축·가로주택정비사업에서 공격적인 수주 행보를 보였다. 2021년 4000억원의 수주고를 올린 개발영업본부 산하 도시정비사업팀은 2022년 5000억원, 2023년 6500억원 수주를 달성하며 매년 20%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HJ중공업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당사가 수주한 도시정비사업 가운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이 포함된 사업은 전무하다”라며 “건설경기 침체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안정적인 수익 확보가 가능한 도시정비사업에 전략적으로 집중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건설부문에서는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확장공사,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구간 건설공사 등 5조원 규모 공사 물량을 확보했고, 조선부문 역시 5000~9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친환경 컨테이너선 10척 등 2조4000억원 규모 일감을 챙겼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는 기수주한 정비사업에서의 매출이 본격화될 예정”이라며 “건설부문에서는 부산시가 발주 예정인 부산항 신항 서컨테이너터미널 2-6단계 수주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악화된 재무건전성…자산매각으로 유동성 확보 행보
 
회사의 올해 3분기 누적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1조1913억원)보다 17.2% 증가한 1조3969억원이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9억원에서 –1271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12월 말 567%이던 부채비율은 올해 9월 말 906%로 크게 증가했다. 늘어난 차입금에 올 3분기 누적 금융비용은 393억원에 달하지만, 12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탓에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감당할 수도 없는 구조다.
 
이에 따라 HJ중공업은 2022년부터 부동산 등 주요 자산을 매각하며 재무건전성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11월 인천 서구 원창동 인천북항 일대 토지와 건물을 인천에이치투에 940억원에 매각했다. 처분목적은 ‘자산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이었다. 기존 매수자는 한화임팩트였지만, 한화임팩트가 48억원을 출자한 인천에이치투로 바뀌었다.
 
지난해 7월에도 북항IDC PFV에 인천북항 일대 부동산을 1050억원에 처분했고, 2022년 12월에는 청라IDC PFV에 770억원 규모 부동산을 매각했다. 또한 올해 10월에는 지난 2019년 10월 4025억원에 매각한 동서울터미널의 잔금 2012억원이 들어올 예정이다.
 
이같은 유동성 확보 행보에 따라 2022년 12월 1022억원에 불과했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9월 말 3541억원까지 증가했다. 지난해 11월 매각 부동산 대금과 동서울터미널 매각 잔금까지 포함한다면 이 수치는 더욱 개선될 전망이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제보하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