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플랜트, 공들인 '환경사업' 적자 전환…IPO 걸림돌 되나
올 1분기 환경사업 50억원 적자 전환…"설비 투자 확대가 악영향"
환경·에너지 기업 적극 인수했지만…적자 전환에 '우려' 높아
IPO 시장 환경도 비우호적…신사업 실적 개선이 '성공' 열쇠
공개 2023-07-28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7일 10:24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SK에코플랜트가 기업공개(IPO)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신사업 내실을 강화해야 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SK에코플랜트가 공을 들이고 있는 환경사업 부문에서 올해 1분기 영업적자가 발생해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SK에코플랜트가 수년간 공격적으로 인수해 온 환경사업부문 계열사들의 수익성 개선 여부가 IPO 성공 열쇠가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올해 1분기 환경사업 부문에서 5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7억원 흑자를 기록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한 것이다. 특히 지난해 전체 환경사업 부문 영업이익은 318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영업이익률도 2021년 1.1%에서 지난해 3.9%를 기록하는 등 수익성 개선을 이뤘지만, 올해 1분기부터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SK에코플랜트의 사업 영역은 △환경사업 △에너지사업 △솔루션사업 등으로 나뉜다. 회사는 지난 2021년 SK건설에서 SK에코플랜트로 사명을 변경하면서 친환경 중심 사업 포트폴리오 재구성을 공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외부에서 수천억원의 자금을 조달해 환경·에너지기업에 대한 적극적 인수를 실시해 왔다. 실제 2021년 각각 7.09%, 6.82%이던 환경사업, 에너지사업의 매출 비중은 2022년 9.11%, 1.33%로, 2023년 1분기 18.04%, 18.71%로 매년 각각 큰 폭의 변화를 보여왔다.
 
사업 부문별 영업이익률도 매년 변하고 있다. 에너지와 솔루션 사업 부문은 매년 견조한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에너지사업의 영업이익률은 2021년 3.5%에서 2022년 4.3%, 올해 1분기 5.4%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솔루션사업 역시 2021년 2.3%에서 2022년 1.2%로 주춤했지만, 올 1분기 3.9%를 기록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는 하반기부터 불어닥친 글로벌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면서 모든 건설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된 시기”라면서도 “올해까지 원가율 상승 현상이 벌어지고 있음에도 3.9%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은 고무적”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환경사업 실적은 아직 안정되지 못한 모양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올 1분기 기록한 영업손실에 대해 “최근 환경사업 부문에 도입 중인 인공지능(AI), 디지털전환(DT) 설비투자가 1분기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그동안 인수해 온 환경기업들의 개별 규모가 영세한데다, 이들 기업의 합병을 완료한 시점도 지난해 9월이었기 때문에 올해부터 자회사간 인수합병 등을 통해 경영 효율성을 제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SK에코플랜트는 이달 중순 환경사업 부문 자회사 7곳을 합병키로 결정했다. 대원그린에너지를 주축으로 ‘폐기물 처리업’을 영위하는 그린환경기술, 디디에스, 이메디원, 새한환경, 도시환경, 제이에이그린 등 6곳이 대원그린에너지에 흡수합병되는 구조다. 폐기물 처리업의 통합관리기업을 세우는 것이다. 6개 기업은 오는 9월1일 합병 완료 후 소멸된다. SK에코플랜트는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경영효율성 증대’라고 합병 목적을 밝혔다.
 
몸집 커진 SK에코플랜트…부채관리 관건
 
SK에코플랜트는 환경·에너지기업으로의 변신을 선언한 이후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진행하며 덩치를 키웠다. SK건설 시절이던 2020년 말 기준 회사의 연결 기준 자산총계는 6조1783억원이었지만, 올해 1분기 기준 13조3790억원으로 3년여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다만 같은 기간 부채규모 역시 덩달아 커졌다. 2020년 연결 기준 부채총계는 5조171억원(유동부채 3조6186억원, 비유동부채 1조3985억원)을 기록했지만, 2023년 1분기 9조2983억원(유동부채 5조8637억원, 비유동부채 3조4346억원)으로 85.3% 증가했다. 총 차입금 규모도 △2021년 3조2319억원 △2022년 4조9164억원 △2023년 1분기 5조4158억원으로 매년 약 1조원씩 늘어났다.
 
SK에코플랜트만 놓고 보면 2020년 별도 기준 총 부채는 3조9298억원에서 올해 1분기 6조6193억원으로 68.4% 증가했다. 특히 올 1분기 부채 중 단기차입금이 9970억원, 유동성장기부채는 1조1588억원, 사채 및 장기차입금은 1조7726억원으로 부채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반기 ‘IPO 최대어’에 쏠린 시장의 눈
 
지난해부터 IPO 시장의 문 앞에 서 있는 SK에코플랜트는 연내 본격 IPO 시동 여부에 관해 공식적으로는 “구체적인 상장 계획은 없다”라는 답변을 내놓고 있다. 또한 최근 환경 자회사 7곳의 합병에 관련해서도 “자회사 경영효율성 제고일 뿐, IPO와는 무관하다”라는 입장이다. 다만 투자업계에서는 올 하반기 중 상장 예비심사 청구가 유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올 1분기 기준 SK에코플랜트의 환경·에너지 등 신사업 매출 비중은 36.7%로 2021년 13.9%, 2022년 27.1%에 이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캐나다에서 총 6조원 규모의 그린수소 상용화 프로젝트 중 2조원에 달하는 독점적 수주고도 기대되고 있다. 기본설계에서 설계·조달·시공까지 맡는 ‘FEED-to-EPC’ 방식의 이 프로젝트는 비교적 빠른 착공과 안정적인 수익성이 기대돼 관련 사업 매출 확대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IB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건설경기 불황 탓에 IPO를 위한 시장의 상황은 우호적이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그렇기 때문에 SK에코플랜트가 추진하고 있는 환경·에너지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가 IPO 성공의 열쇠로 작용할 것이다. 해외 환경·에너지 기업들이 Peer그룹으로 선정되기 때문에 비교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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