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보현 기자]
코스맥스(192820)가 중국 사업의 수익성 개선을 발판으로 글로벌 성장 기반을 넓히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국 법인들이 종속기업 흑자의 74%를 책임지며 해외 사업의 실적을 뒷받침한 가운데 현지에서 창출한 이익은 중간지주사 배당으로 이어졌다. 코스맥스는 중간지주사의 전환사채 상환을 지원하는 한편, 상하이 신사옥 건립과 생산시설 확충 등 현지 투자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중국에서 확보한 수익을 본사로 환류하고 차입 부담을 관리하는 것은 향후 과제로 남아 있다.
중국 13곳이 종속사 흑자의 74%…해외 손실 메워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스맥스는 2004년 상하이에 코스맥스차이나를 세우며 업계 최초 중국에 진출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코스맥스의 연결 종속회사 34곳 가운데 중국 본토 법인은 13곳이다. 홍콩 법인 2곳은 뺀 숫자다.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회사는 올해 4월 우루무치에 제조법인 '코스맥스 신장'(지분 51%)을, 5월 광저우에 연구·시험개발 법인을 세웠다. 연말에는 상하이 신사옥이 준공된다.
이익의 무게중심은 중국에 쏠려 있다. 코스맥스차이나는 올해 상반기 매출 2548억원, 순이익 209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32.2%(621억원), 77.1%(91억원) 늘었다. 광저우법인 또한 매출 773억원, 순이익 49억원을 기록했다. 중국 법인 13곳의 순이익을 합하면 198억원으로, 종속회사 34곳 전체 순이익(53억원)의 4배에 육박한다. 미국 코스맥스USA(-52억원)와 코스맥스웨스트(-71억원)의 손실을 중국이 메운 셈이다. 흑자 종속사 순이익(382억원) 가운데 중국 몫은 74%다.
중국 배당 400억, 중간지주서 멈춰…본사는 빚 내 지원
중국법인에서 발생한 이익이 본사로 들어온 흔적은 찾기 어렵다. 본사의 별도 배당금수익은 2024년 5371만원, 지난해 4661만원, 올해 상반기 3197만원에 그쳤다. 종속기업에서 받은 배당은 2024년과 지난해 모두 0원이다. 해당 법인에서 받은 배당금이 없음에도 코스맥스는 지난해 261억원, 올해 상반기 374억원을 주주배당했다. 본사 배당 재원은 국내 사업에서 번 돈과 차입에 기대고 있는 셈이다.
구조상 중국 이익이 바로 본사로 오지 않는다. 중국 법인 10곳은 중간지주사 코스맥스이스트(본사 지분 97.17%) 아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이익이 본사에 닿으려면 배당을 두 번 거쳐야 한다. 회사에 따르면 중국 법인은 2024년 수익성 악화로 이스트에 유의미한 배당을 하지 않았고, 지난해에는 약 400억원을 배당했다. 해당 금액은 본사로 오지 않고 이스트 단계에 머물렀다.
이스트에는 외부 투자자와의 약정이 얽혀 있다. 이스트는 케이뷰티신성장 유한회사를 상대로 1143억원 규모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약정에 따르면 이스트는 거래 종결 후 3년(1회 1년 연장 가능) 안에 유가증권시장이나 코스닥에 상장해야 한다. 상장하지 못하면 투자자는 회사 측에 주식 매수를 청구할 수 있고, 코스맥스는 이 계약에 연대책임을 진다.
올해 코스맥스이스트는 전환사채 조기상환을 위해 코스맥스로부터 차입을 진행했다. 중국에서 번 돈이 본사로 오기는커녕, 본사가 중간지주사의 투자자 회수 자금을 댄 셈이다.
그룹 곳간은 빠듯해졌다. 연결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설비투자를 뺀 금액은 지난해 1003억원, 올해 상반기 593억원 마이너스였다.
부족한 자금은 빚으로 메웠다. 연결 차입금은 지난해 말 7174억원에서 올해 6월 말 9847억원으로 반년 새 2673억원 불었고, 본사 차입금도 46% 늘었다. 지난해 그룹이 낸 이자만 351억원이다. 6월 말 유동부채(1조 5044억원)는 유동자산(1조 3555억원)보다 많다.
본사 자금은 투자 명목으로 유출됐다. 본사는 상반기 종속·관계기업 투자에 492억원을 썼다. 지난해 말 장부가가 0원이던 미국 지주사 코스맥스웨스트도 증자를 받아 266억원으로 다시 잡혔다. 코스맥스차이나의 현지 대출에는 6억5795만위안과 1200만달러의 본사 지급보증도 섰다. 이에 대해 코스맥스는 <IB토마토>에 한국 은행 해외 지사에서 차입하려면 본사 보증이 필요한 정책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금은 본사 밖에 쌓여 있다. 지난해 말 그룹 현금 1923억원 가운데 61%(1170억원)가 중국 법인을 거느린 이스트 쪽에 있었다.

"중간지주 거치면 세율 불리할 수도"
중국 외상투자법 제21조는 외국 투자자가 얻은 이익과 청산소득 등을 '법에 따라' 자유롭게 송금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규정과 달리 실제 배당에는 여러 요건이 있다. 과거 결손을 메우고 세후 이익의 10%를 등록자본의 50%가 될 때까지 법정적립금으로 쌓는 등이다.
김성욱 법무법인 태평양 중국팀 변호사는 <IB토마토>에 "중국 정부가 외환규제를 강화하는 시기에는 중국 내 은행들도 서류심사를 엄격하게 하기 때문에 송금 절차가 실무상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중간지주사를 거치는 구조는 세금에서도 변수가 된다. 그는 "한중 조세조약에 따라 5%의 우대세율이 적용될 수 있지만, 한국 내 중간지주사가 수익적 소유자가 아니라고 판단될 경우에는 10% 세율이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중국은 배당을 현지에 재투자하면 원천징수세를 잠정 면제하는 등 혜택을 준다. 전문가에 따르면 세제 혜택을 준다는 이유로 현지에 재투자하는 사례가 많지는 않다.
사업을 재편하거나 철수할 때는 회수가 더 어렵다. 중국 외환 규제상 중국 투자자에게 지분을 팔면 주주 명의 이전등기를 마친 뒤에야 매각 대금을 한국으로 보낼 수 있다. 그 사이 매도인이 대금 미수 위험을 떠안는다.
본사 보증 역시 정리 대상이다. 김 변호사는 "지분 매각 시 매수인이 보증을 대체하거나 보증이 해제되는 것을 거래 종결의 선행조건으로 계약에 넣어 두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지분을 매각한 뒤에도 본사에 보증책임이 남는다"고 조언했다.
합작법인은 셈법이 더 복잡하다. 코스맥스는 이센바이오와 코스맥스 신장 지분을 51%만 갖고 있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중방 측 주주나 다른 외국 주주가 있는 경우 이들의 동의가 있어야 사업재편, 철수를 할 수 있다는 조항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중간지주사 지분을 매각해 사실상 중국 법인을 처분하는 경우에도 중국법상 간접양도에 해당해 중국 정부에 대한 신고, 세금 납부 의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중국에서는 2022년 고신기술기업 인증, 2026년 다국적 기업 지역본부 인증 등을 통해 각종 세제 및 행정 혜택을 받고 있다"며 "추후에도 현지 시장 상황에 맞춰 생산 증설 등 추가 투자를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보현 기자 bob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