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한국산업은행(산업은행)이 최근 5년 동안 중소기업 대출 규모가 줄고 총여신 내 비중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난다. 반대로 대기업 대출은 빠르게 증가하면서 비중이 90%에 가까워지고 있다. 기업대출 포트폴리오에서는 건전성 저하 우려 업종 비중이 하락했다. 산업은행의 여신구조가 대기업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중소기업 지원을 비롯한 정책금융 역할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산업은행)
2022년 이후 중소기업 비중 계속 하락…대기업은 87.8%까지 상승
29일 은행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올 상반기 기준 총여신이 207조 1690억원이다. 기업대출이 205조 1390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가계대출 1140억원, 기타 부문 1조 9160억원이다.
기업대출 구성은 대기업이 181조 9290억원이며, 중소기업이 23조 2100억원으로 나온다. 총여신에서 대기업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87.8%이며 중소기업은 11.2%다.
올 상반기 포함 최근 약 5년간 기업대출 양상을 살펴보면 중소기업이 매년 줄어든 반면 대기업은 빠르게 증가했다.
중소기업은 ▲2022년 31조 3450억원 ▲2023년 27조 3550억원 ▲2024년 24조 4830억원 ▲2025년 23조 4420억원 순으로 감소했다. 중소기업 비중은 2022년 17.5%를 나타냈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올 상반기와 비교하면 대출 금액이 8조 1350억원(26.0%) 줄었으며 비중은 6.3%p 하락했다.
같은 기간 대기업은 ▲2022년 145조 7550억원 ▲2023년 153조 9660억원 ▲2024년 167조 8480억원 ▲2025년 171조 9200억원을 나타냈다. 대기업 비중은 2022년 81.5%에서 빠르게 올라 90%에 육박하게 됐다.
대기업 대출은 2022년 이후 올 상반기까지 총 36조 1740억원 늘었으며 이를 증가율로 따지면 24.8%로 계산된다.
산업은행의 대출채권은 정책 목적에 따라 국가 기간산업 시설자금 위주로 운용된다. 기본적으로 대기업 위주의 여신구조가 나타나는 이유다.
외부 요인으로는 금리 상승에 따른 비우호적 업황 속에서 자금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부실화 우려 기업에 대한 정책지원 확대 영향으로 대기업 여신이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건전성 우려 업종 비중도 하락…정책금융 역할 점검해
기업대출의 주요 업종별 포트폴리오는 ▲제조업 48.7% ▲건설업 1.6% ▲도소매업 5.0% ▲숙박음식업 0.5% ▲부동산업 4.5% ▲해운 0.7% 등으로 확인된다. 제조업 항목에는 철강(4.4%), 조선(6.2%), 자동차와 트레일러(5.0%) 등이 포함된다.
건전성 저하 우려가 큰 업종의 비중은 30.7%다. 여기에는 섬유·화학 제조업, 의류제조업, 금속제조업, 전기전자제품·장비 제조업, 해운업, 건설업, 부동산개발업 등이 속한다. 해당 비중은 최근 계속 하락하는 추세다. 지난 3년은 ▲2023년 32.4% ▲2024년 31.7% ▲2025년 31.0%를 나타냈다.
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여신비율의 경우 상반기 기준 0.9%인데, 대기업 부문이 0.6%인 반면 중소기업은 3.4%로 높게 나온다. 지난해 말 대비 대기업은 0.1%p 상승했지만 중소기업은 0.8%p나 올랐다.
결과적으로 산업은행의 여신구조는 대기업 대출이 증가하고 중소기업 대출은 감소하는 방향으로 변화했다. 이와 함께 건전성 저하 우려 업종의 비중은 줄어든 반면 중소기업 대출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상승했다.
이는 정책금융 측면에서 비판의 대상이 된다. '한국산업은행법'에 따르고 있는 산업은행의 업무 범위에는 '중소기업의 육성'이 포함되며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자금을 공급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달 진행된 국정감사에서는 산업은행과 같은 국책은행인 한국수출입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감소와 대기업 쏠림 문제가 한차례 지적된 바 있다.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은 이에 대해 '무너지는 중소기업과 위기 기업은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 대출 양상에 대한 <IB토마토> 질문에 "중소기업 대출 금액과 비중을 낮추는 것은 산업은행의 방침이 아니다"라면서 "최근 반도체 등 첨단전략산업을 중점 지원하는 과정에서 대기업 비중이 늘어난 것"이라고 해명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