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해약준비금에 막힌 배당…GA 수수료 개편이 '숨통'
IFRS17 이후 신계약비 늘며 해약준비금도 증가
GA 수수료 분급 개편…준비금 증가세 완화 기대
공개 2026-08-20 07:00:00
이 기사는 2026년 08월 18일 17:3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보험사들의 배당을 가로막아온 해약환급금 준비금 부담이 법인보험대리점(GA) 판매수수료 개편을 계기로 다소 완화될 전망이다. 준비금 급증의 주요 배경인 신계약비가 수수료 규제로 줄어들면 적립 규모 자체를 낮추기는 어렵더라도 증가 속도는 늦출 수 있어서다. 준비금 증가세가 완만해질 경우 자본 확충 속도가 상대적으로 빨라지면서 배당가능이익 회복에도 숨통이 트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신계약 판매 영향으로 대규모 축적…변액보험도 주요 요인
 
18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주요 상장 보험사는 대규모의 해약환급금 준비금을 인식하고 있다. 지난 상반기 기준 삼성생명(032830) 3.1조원, 한화생명(088350) 7.3조원, 현대해상(001450) 4.3조원 등으로 확인된다.
 
해약환급금 준비금은 지난 2023년 보험업계 회계기준이 IFRS17으로 바뀐 뒤 처음으로 적용됐다. IFRS17 시가 부채와 기존 회계(IFRS4) 원가 부채의 차이를 자기자본 구성요소인 이익잉여금 내에 의무적으로 적립하도록 한 계정이다.
 
이후로는 보험사가 신계약 영업을 활발하게 전개하면서 해약환급금 준비금 적립액도 자연스럽게 불어나게 됐다. 신계약비 집행 수준에 따라서 해약환급금 준비금이 추가로 적립되는 규모도 결정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생명의 경우 상반기 금액이 앞선 1분기 대비 1.4조원 증가했는데, 신계약 판매 영향으로 매 분기 5000억원 수준의 해약환급금 준비금이 새로 발생하고 있다. 손해보험 업계 1위인 삼성화재(000810)도 올해 해약환급금 준비금 예상 적립액을 2조원 내외로 예상했다.
 
보험 상품 중에서는 특히 변액보험(특별계정)이 해약환급금 준비금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변액보험은 고객이 낸 보험료를 주식이나 채권, 펀드 등에 투자하고 자산을 운용해 수익을 높이는 상품이다.
 
최근에는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변액보험 상품의 적립금과 부채 평가 차이가 벌어져 해약환급금 준비금이 늘어났다. 다만 이 경우는 신계약 요인과 달리 일시적 성격이 강하다. 주가나 금리 등 여건이 안정화되면 해당 부문에서 발생하는 해약환급금 준비금은 완만해질 수 있다.
 
한편 해약환급금 준비금은 보험사의 배당과도 직결되는 문제다. 배당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자본에서 배당가능이익이 충분하게 산출돼야 하는데, 해약환급금 준비금이 크게 잡히면 배당가능이익이 마이너스로 나오게 돼 배당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현재 해약환급금 준비금 문제로 대다수 보험사가 배당을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DB손해보험 정도가 배당을 해오고 있으며 한화생명과 현대해상은 여전히 어려운 상태다. 해약환급금 준비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배당도 사실상 불가하다.
 
(사진=연합뉴스)
 
GA 수수료 체계 개편…준비금 증가 속도 조절 '관건'
 
해약환급금 준비금 증가의 경상적 요인인 신계약비는 지난해 기준 34.4조원, 2024년 30.1조원 등으로 나온다. 보험사가 수익성 핵심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을 늘리려면 신계약 양적 확대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신계약비도 비례해 불어났다. 
 
특히 GA 채널에서 매출 규모를 늘린 영향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GA는 설계사 채널로서 보험사 대면 영업의 핵심이다. 자사 전속 채널이 아니라 외부에 있는 협업 대상의 채널이다. 원수 보험사가 GA에 판매수수료를 영업 대가로 지급하는 구조다.
 
판매수수료는 현재 개편 단계에 있다. 올 하반기 1200%룰(초년도 수수료를 월납 보험료 12배 내로 제한)을 GA 내부에도 확대 시행한 것에 이어 내년에는 분급 체계(최대 7년 동안 분할 지급해 계약 유지율을 제고)와 함께 총량 규제가 도입된다.
 
이와 관련 삼성생명은 상반기 IR 발표에서 1200%룰과 총량 규제 등의 영향으로 자사 신계약비 집행이 10% 정도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업계 기준에서는 20% 수준으로 언급됐다.
 
금융투자 업계 일각에서는 이러한 영향 관계가 해약환급금 준비금 완화에 주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본다. 보험사가 신계약을 계속 늘려가는 만큼 해약환급금 준비금 자체를 줄일 순 없지만 증가 속도를 둔화할 수 있다는 점에 의미를 뒀다. 
 
결과적으로 보험사가 자본을 늘려가는 속도가 해약환급금 준비금 신규 적립 속도보다 빠르도록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이는 배당가능이익 확보로 보험사 배당 시점을 더 앞당기는 요인으로도 언급된다.
 
신한투자증권 리서치 자료에 의하면 신계약 수수료가 매년 증가한다는 가정에서 분급 이후 준비금 순증액은 분급 전보다 17%~40%가량 낮게 책정된다.
 
판매수수료 규제 강화가 신계약 매출 경쟁을 낮춰 과속 성장의 부작용을 축소 시킬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003530) 연구원은 "신계약비 집행이 증가함에도 신계약 가치는 늘지 못하는 흐름은 해약환급금 준비금 적립 부담을 심화시킨다"라면서 "준비금 증가 속도가 빠른 원인은 신계약 경쟁이었다. 판매수수료 규제 강화에 의한 매출 경쟁 위축은 해약환급금 준비금 부담 축소를 야기하며 배당 여력 성장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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