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시가스, 연료전지 키운다더니…R&D 전무·CAPEX 43% 감소
기업가치 제고계획 발표…정관엔 여전히 미영위
연료전지 강화 목표했지만 지분가치는 뒷걸음
밸류업 앞서 연료전지 법인 재무구조 개선 필요
공개 2026-08-20 07:30:00
이 기사는 2026년 08월 18일 18:03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장민지 기자] 서울도시가스(017390)가 올해 3월 연료전지 발전사업 강화를 기업가치 제고계획으로 내세웠지만, 실질적인 실행력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상반기까지 발전업과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미영위 상태이고 관련 R&D 조직과 비용도 전무한 데다 자본적지출(CAPEX)마저 전년보다 43% 줄었다. 기존 연료전지 관계사도 자본잠식과 적자에 시달리고 있어 밸류업 계획의 실효성은 고양그린에너지와 신규 법인 등 후속 사업에서 얼마나 구체적인 성과를 만들어내느냐에 달렸다.
 

(사진=서울도시가스 홈페이지)
 
R&D는 전무·CAPEX도 축소…밸류업 계획 실행력 '물음표'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도시가스는 지난 3월 이사회를 통해 연료전지 발전사업 강화를 뼈대로 한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의결했다. 바이오가스·수소·태양광 등 에너지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발굴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실제 사업 현황을 뜯어보면 해당 계획에 대한 실행력은 미비한 수준으로 파악된다. 올해 상반기 정관 현황을 보면 발전업과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여전히 미영위로 기재돼 있다. 밸류업 계획에서 밝힌 에너지사업을 회사가 직접 영위하는 사업으로 정관에 편입시키지도 않은 상태라는 뜻이다.
 
R&D 조직과 비용도 마찬가지다. 밸류업 목표를 내세웠지만, 서울도시가스는 2019년 도시가스 관련 R&D 조직을 해체한 이후 R&D 조직 신설이나 비용 집행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신성장 동력을 자체 기술로 발굴하겠다는 계획에 비해 조직이나 예산이 마련돼 있지 않은 셈이다.
 
 
실제 투자 규모도 크지 않다. 연료전지 발전사업을 담당하는 관계기업 노을그린에너지, 파주에코에너지, 고양그린에너지 3곳의 올해 상반기 말 장부금액 합계는 33억원으로 총자산 1조 6302억원 대비 0.2%에 그친다. 무엇보다 노을그린에너지(지분율 15%)는 과거 손실이 누적되면서 장부금액이 이미 0원까지 훼손됐고, 파주에코에너지(지분율 6.31%)는 올해 2분기 중 유상감자로 일부 지분이 처분되면서 상반기 말 장부금액이 37억원에서 28억원으로 줄었다. 연료전지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후 정작 그 사업을 담당하는 두 법인에 대한 지분가치는 훼손되거나 축소된 것이다.
 
투자 자금의 흐름도 마찬가지로 기업가치 제고계획에 비해 소극적인 모습이다.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자본적지출(CAPEX)은 130억원으로 전년 동기 227억원 대비 43%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배당금 지급액은 109억원으로 전년 동기 99억원 대비 10.1% 늘었다. 신성장 사업을 발굴하고 연료전지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시점에 전반적인 재투자 여력은 오히려 줄이고 주주환원 비중만 늘어난 셈이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현재 R&D 관련 조직이나 비용 투입이 없는 상태에서 CAPEX까지 감소했다면 적어도 올해 상반기까지는 밸류업 계획과 실제 투자 사이에 상당한 간극이 있어 보인다"며 "연료전지 사업을 강화하겠다면서 정작 기존 관련 법인의 지분가치가 훼손되거나 감자로 지분이 축소됐다면 시장에서는 성장사업 강화보다 기존 사업의 부실을 정리·재편하는 과정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밸류업 계획의 실행력이 가시화됐다고 평가하기보다는 실질적인 집행 여부를 조금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료전지 발전사업 실적 악화…재무구조 개선이 '우선'
 
서울도시가스가 연료전지 발전사업 강화를 내세운 상황에서 해당 사업을 담당하는 법인들의 재무구조도 개선도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노을그린에너지의 자본총계는 2024년 -132억원, 2025년 -83억원, 올해 상반기 -51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3년 연속 이어지고 있다. 매년 흑자를 내며 자본잠식 비율 자체는 꾸준히 줄어들고 있지만, 2022년 한 해에만 319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순손실을 기록한 여파에서 아직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다. 과거 손실이 워낙 컸던 탓에 서울도시가스 지분(15%) 몫의 지분법 적용은 이미 중지된 상태이며 이후 발생한 이익은 지분법 이익에 반영되는 대신 과거 손실을 메우는 데 쓰이고 있다.
 
같은 사업을 담당하는 파주에코에너지도 올해 들어 실적이 저하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말 영업손실 12억원, 순손실 11억원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고 이는 지분법 손실로 인한 연결 실적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연료전지 발전사업을 성장 동력으로 내세웠지만, 두 핵심 법인 모두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이에 서울도시가스는 연료전지 사업의 무게중심을 고양그린에너지 쪽으로 옮기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고양그린에너지가 추진하는 사업은 고양시 설문동 부지에 총사업비 580억원을 투입해 9.9MW급 수소 연료전지 발전소를 짓는 프로젝트로 도시가스를 개질해 얻은 수소로 연간 약 7만 9000MWh의 전력을 생산할 계획이다. 고양시와 공동으로 추진하는 사업으로 고양시는 행정적 지원을, 서울도시가스는 고양그린에너지에 대한 투자와 발전 연료용 도시가스 공급을 각각 맡는 구조다. 실제로 서울도시가스는 2024년 12월 고양그린에너지에 대한 지분 11.76%를 5억원에 취득하며 사업에 참여했고 올해 말 발전소 상업운전을 개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신사업 발굴을 향한 움직임도 감지된다. 지난 6월에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업을 목적으로 하는 에스씨지에코파크를 100% 종속기업으로 편입했다. 다만 해당 법인에 대한 출자 규모는 8억원에 그쳐 사업 규모가 아직 크지 않고 향후 구체적인 사업계획이나 투자계획이 공개되지 않아 해당 법인이 실제 신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을 만큼 성장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결국 이번 기업가치 제고계획은 기존 연료전지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법인의 재무구조 정상화와 함께 연료전지 사업의 새로운 성장 축인 고양그린에너지와 신사업으로 부상한 에스씨지에코파크를 통한 성과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김종대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기업가치 제고의 핵심은 매출 규모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본 대비 수익성을 높이고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드는 것"이라며 "기존 사업에서 계속 손실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사업 투자만 확대한다면 자칫 기업가치 제고가 아니라 손실사업을 하나 더 추가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존 연료전지 사업의 수익성 개선, 자본잠식 해소, 투자 효율성 검증을 먼저 우선하고 그 이후에 성장사업으로 자본을 배분하는 단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장민지 기자 wkdalswl05@etomato.com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