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 승계방정식)②증여·현물출자·유증·IPO…4가지 시나리오
증여는 세 부담…현물출자는 교환 비율이 변수
유상증자·IPO 활용…결국 재원 확보력에 달려
공개 2026-06-23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6월 19일 09:55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SPC그룹이 올해 지주회사인 상미당홀딩스를 출범시키며 지배구조 개편에 나섰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를 오너 3세 승계 작업의 분기점으로 해석하고 있다. 다만 승계는 단순히 경영권을 넘기는 문제가 아니라 지분 구조와 자금 조달, 세금, 계열사 이해관계가 복합적으로 얽힌 장기 프로젝트에 가깝다. <IB토마토>는 SPC그룹 승계 구도를 지분 이동 경로와 자금 흐름의 관점에서 들여다보고 향후 가능한 시나리오와 남은 변수를 짚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보현 기자] SPC 승계의 핵심은 최대주주인 허영인 회장의 지분이 3세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이전되느냐다. 재계에서는 크게 △직접 증여·상속 △현물출자 활용 △유상증자 참여 △IPO·지분매각을 통한 재원 마련 등 네 가지 시나리오를 거론한다. 각 방식은 세금 부담과 지배력 유지, 자금 조달 측면에서 상이한 결과를 낳는다.
 
1945년 고(故) 허창성 명예회장이 황해도 옹진에 세운 SPC그룹의 시초 '상미당'. (사진=SPC그룹)
 
증여는 단순하지만 세 부담…현물출자는 지분 확대 카드
 
19일 재계에 따르면 가장 전통적인 승계 방식은 허 회장이 보유한 상미당홀딩스 지분을 두 아들에게 직접 증여하는 것이다. 구조가 단순하고, 별도의 지배구조 개편 없이 지분이 이전된다.
 
문제는 세금이다. 국내 상속·증여세 최고세율을 전제로 최대주주 할증평가 등을 고려할 경우 실효 부담이 매우 높아질 수 있다.  상미당홀딩스가 SPC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만큼, 그룹 계열사 기업가치가 커질수록 세 부담도 커진다. 파리크라상, 비알코리아 등은 각 업계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고, SPC삼립(005610)의 경우 양산빵 시장에서 압도적인 지위를 갖고 있다. 직접 증여 방식으로 승계할 경우 후계자들은 수천억원의 세금을 마련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또 다른 방법은 상장사 지분을 활용한 현물출자 방식이다. 현재 허진수 사장은 SPC삼립 지분 16.31%, 허희수 부사장은 11.94%를 보유 중이다. 두 형제 합산 지분은 약 28% 수준이다.
 
해당 방식은 허진수·허희수 형제가 보유한 SPC삼립 지분을 상미당홀딩스에 넘기고, 그 대가로 상미당홀딩스 신주를 받는 구조다. 이 방식으로 승계된다면 형제들의 상미당홀딩스 지분율은 높아지고 지주사 중심 지배구조는 강화된다.
 
현물출자 방식의 핵심은 두 회사의 가치를 어떤 기준으로 맞바꿀 것인지 결정하는 교환 비율이다. SPC삼립 지분을 높게 평가하면 형제들이 받는 상미당홀딩스 지분 역시 커진다. 반대로 상미당홀딩스 가치가 어떻게 평가되느냐에 따라 기존 주주와 신규 주주 간 지분 배분 구조가 달라질 수 있다.
 
 
 
유상증자·IPO 활용…결국 변수는 자금 조달
 
상미당홀딩스가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허진수·허희수 형제가 참여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형제들이 새로 발행되는 주식(신주)을 인수하면 보유 지분을 늘릴 수 있다. 허영인 회장이 인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을 경우, 새 주식을 확보한 두 아들의 지주사 지분율이 올라가면서 승계 기반을 마련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관건은 신주 인수에 필요한 자금 규모가 아직 확정 전이라는 점이다. 상미당홀딩스는 SPC삼립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지주회사지만 비상장사다. 시장에서 형성된 기업가치는 없어 보유 계열사 지분 가치에 따라 평가액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유상증자가 진행될 경우 후계자들이 확보해야 할 자금 규모는 지주사 가치 평가와 신주 배정 규모에 따라 달라진다.
 
핵심 계열사 지분 가치가 반영될 경우 상당한 수준의 자금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유상증자 방식 또한 후계자들의 자금 동원력이 핵심 변수다.
 
IPO·지분매각을 통한 재원 마련 역시 승계 방식 중 하나로 꼽힌다. 후계자들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을 매각하거나 일부 사업회사를 상장해 현금을 확보한 뒤 증여·상속세 재원으로 활용하는 구조다. 국내 주요 그룹들도 승계 과정에서 배당 확대, 계열사 상장, 지분 매각 등을 통해 재원을 마련해왔다. SPC도 향후 핵심 사업회사 가치가 높아질 경우 다양한 자본시장 활용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IPO는 시장 상황에 따라 기업가치가 크게 변동될 수 있다는 점이 위험 요인이다. 상장 시점에 따라 확보 가능한 자금 규모가 달라진다. 시장이 기대하는 성장성을 충족하지 못하면 오히려 승계 전략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후계자 입장에서도 승계 진행에 따른 재무적 부담은 중요한 변수다. 조남재 한양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외 연구진 3인이 2021년 발표한 '후계자 관점에서 가업승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의 중요도에 대한 AHP 분석'에 따르면, 후계자들은 '국내의 높은 상속세 등 승계에 우호적이지 않은 재무 환경'을 주요 고려 요인으로 꼽았다.
 
연구진들은 논문을 통해 "가업상속과 일반상속에 동일한 세율이 적용되면서 기업 자산을 매각해 세금을 충당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며 "이처럼 높은 세율은 승계 이후에도 기업의 지배구조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후계자 관점에서 중요한 요인 중 하나"라고 전했다. 
 
이보현 기자 bob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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