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부채 이연법인세 자산으로 회계처리…순이익 전환에 기여향후 재평가서 수익 창출 가능성 바뀌면 환입 여지도 있어고유가에 LCC 업황 악화…업계 전반 수익 창출력 제한적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이스타항공이 지난해 리스부채 회계 관련 이연법인세를 자산으로 잡으며 생긴 법인세 수익 효과 덕분에 자본잠식에서 탈출했지만, 이러한 효과가 지속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예상 밖의 고유가 사태로 인한 LCC(저비용 항공사) 전반의 수익 창출력 저하가 지속될 경우, 수익으로 본 이연법인세 자산을 재평가해 비용으로 회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LCC 업황 악화에 따른 재무 부담이 지속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어 자본총계가 흔들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향후 수익 창출력 확보를 통한 법인세 수익 지키기가 이스타항공의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이스타항공)
기단 확대에 리스부채 증가…법인세 수익 효과 원천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완전자본잠식에서 탈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스타항공은 1117억원의 법인세 수익 효과를 반영해 순이익 472억원을 거둬 결손금을 줄였기 때문이다. 이스타항공은 리스부채 증가에 따른 비용 증가분을 이연법인세 자산으로 인식해 법인세 수익으로 계상했다. 세전 순손실 645억원이 세후 순이익으로 전환됐다. 여기에 최대주주 VIG파트너스가 우선주 인수로 자본 확충에 힘을 보탰다.
다만, 법인세 수익은 업황 악화가 지속될 경우 법인세 비용으로 환입될 수 있는 불씨가 남아 있다. 국제회계처리기준 1012호에 따르면 향후 과세 수익 발생 가능성이 낮다면, 수익 인식 당시 얻은 법인세 수익 효과를 일부 환입해 비용으로 재인식한다.
환입 가능성은 미래 과세 소득 발생 가능성을 가정하고 법인세 수익을 인식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이연법인세 자산은 미래 법인세 납부액을 줄이는 일종의 할인권의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미래에도 과세가 가능할 정도의 수익을 내기 어렵다면, 수익으로 처리했던 이연법인세 자산을 비용으로 전환해야 한다. 자산의 효익이 미래 과세 소득 발생에 있는데, 정작 미래 과세 소득이 없다면 효익의 대상도 없기 때문이다. 매 사업기간마다 이연법인세 자산의 회수 가능성을 정기적으로 재평가해 법인세 효과를 측정한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신규 항공기 5대를 추가하며 리스부채를 크게 늘렸다. 장기 리스부채는 1년 사이 1800억원가량 늘어난 4990억원을 기록했다. 리스부채는 영업에 필수적인 리스이자 등을 수반하기 때문에 미래에 법인세 과세 구간 산정 시 비용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리스부채를 이연법인세 자산으로 산입할 수 있는 여건은 충분히 마련됐다.
향후 이연법인세 자산에 따른 법인세 수익이 비용으로 환입되지 않으려면 수익 창출 능력 확대가 요구된다. 다만, 올해 2분기 LCC 업계는 수익 저하를 피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고환율로 인해 비용 규모가 한층 무거워진 가운데, 기단 도입 경쟁에 불이 붙으면서 리스부채도 급격히 불어났으며, 유가가 여기에 기름을 부었다.
정부는 재무구조개선명령 유예 등 항공사에 대한 지원에 나섰다. 다만, 유가가 항공사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에 달해 유가 상승에 따른 적자 심화가 불가피하다. 지난해 하반기~올해 1분기
제주항공(089590),
티웨이항공(091810)(트리니티항공) 등이 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하는 등 고환율 국면에 적응했던 LCC 업계는 다시 한번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나빠진 업황에 재무 불안 지속
수익으로 인식된 이연법인세 재평가는 주로 연간 단위로 이뤄진다. 향후 과세 수익이 발생할 가능성을 주기적으로 평가해 법인세 수익과 비용에 반영한다. 즉, 수익 창출능력에 따라 법인세 효과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감사인이 회사의 수익 창출능력을 보수적으로 바라본다면 이연법인세 자산 인식에 따른 수익 효과를 단언하기 어렵다. 추후 수익 창출력 저하가 지속되면서 법인세 수익이 비용으로 일부 회수되고, 순손익에 영향을 주는 상황이 가능한 것이다.
이스타항공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직전연도 대비 축소됐다. 다만, 지난해 항공기 도입 확대에 따라 고정비적 성격의 이자 비용이 크게 늘어난 점은 변수다. 지난해 회사가 리스부채 이자비용으로 지출한 금액은 398억원으로, 2024년(281억원) 대비 1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올해 고유가 여파로 인한 업계 전반의 매출 둔화, 손실 확대 우려도 커졌다. LCC업계는 유류 비용 지출을 줄이기 위해 운항 중단 등 강수를 두고 있다. 리스 중심의 항공단 운영은 고정비 체감 부담을 더 높인다.
이스타항공의 자본구조는 완전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났지만 아직 안정적이라 보기 어렵다. 자본 규모가 크지 않아 순손익이 자본총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순손실 한 번에 자본이 출렁일 수 있는 셈이다. 지난해 회사의 자본총계는 434억원으로, 지난해 순이익보다 적다. 직전연도 순손실(798억원)은 자본총계를 능가한다.
다행히 이스타항공이 이연법인세 자산 인식 근거가 리스부채에 있다는 점이다. 영업자산 기반 이연법인세 자산은 추후 일부만 환입할 수 있어 순손실이 한 번에 급증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한 번에 비용으로 반영되는 결손금 기반 이연법인세 자산과 대조적이다.
회계기준원 한 회계사는 <IB토마토>에 "이연법인세 자산의 수익 등 효과 발생 가능성 평가는 고정적으로 정해져 있다기보다 매 결산 과정에서 검토된다. 따라서 항공업황 급변 등 상황에서는 이연법인세 자산의 효익 가능성이 빠르게 바뀔 수 있다"라고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