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 기계식 농기계 한계 넘나…AI 농업이 밸류업 열쇠
2030년까지 배당성향 20%까지 확대 목표
기존 사업으로 재원 확보 구조적 한계…체질 전환 필요
자율주행 등 AI·플랫폼 농업 테크 성공 여부 관건
공개 2026-05-13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5월 11일 14:18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대동(000490)이 자율주행 농기계를 앞세워 농업테크 기업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기계식 농기계 사업이 성숙기에 접어든 데다 글로벌 농기계 시장 둔화 우려까지 커지면서 스마트 농기계 사업은 대동의 밸류업 플랜 실현 가능성을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대동은 최근 4단계 자율주행 트랙터 상용화를 계기로 AI·플랫폼 기반 농업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미국 농기계 시장은 농가 비용 증가로 위축될 가능성이 크지만, 비용 절감 수요와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자율주행 농기계가 새 성장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가 향후 관건이다.
 
대동 AI트랙터(사진=대동)
 
AI 농기계 상용화…밸류업 초석 마련
 
11일 업계에 따르면 대동은 지난 4월 국내에서 가장 먼저 4단계 자율주행 트랙터를 상용화했다. 4단계 자율주행은 무인 경작, 파종 등 농사가 가능한 단계다. 대동은 스마트 농기계 상용화를 기점으로 향후 기계식 농기계 제조업에서 농업 로봇, 농업 플랫폼, 스마트팜 등 농업 첨단화 사업 비중을 늘릴 전망이다. 이를 위해 꾸준히 수백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했다.
 
같은 시기 대동은 과감한 밸류업 계획도 발표했다. AI를 결합한 첨단 농업에 대한 성장 전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대동의 밸류업 플랜에 따르면 2030년까지 연평균 매출 성장률 19.3%를 목표로 삼았다. 이 중 스마트 농기계, 로봇 등 AI 관련 매출의 연평균 성장률은 39.4%로 설정했다.
 
첨단 농업 사업은 장기적으로 수요가 성장할 것이란 게 업계 안팎의 공통된 평가다. 현재 전 세계 농업이 처한 문제를 완화해 줄 수 있는 유력한 수단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농가의 고령화, 기후 변화, 비용 증가에 따른 농가 가처분 소득 둔화 문제는 세계 각국의 공통된 문제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농업 시장은 2024년 144억 달러에서 2029년 234억 달러로 연평균 10.2%씩 성장이 예상된다.
 
기존 기계식 농기계 사업은 성숙기에 진입한 까닭에 구조적으로 제품 당 수익성을 높이기 어렵다는 평가다. 대동의 2023~2025년 연결 매출은 1조 4000억원 대에서 완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수익성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해 영업이익(312억원)은, 2024년(185억원) 대비 증가했지만, 2023년(654억원)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제조업 전반이 제조원가 상승 압박을 받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수익 문제는 향후 밸류업 실현 재원 문제로 이어진다. 대동은 2030년까지 배당성향을 20%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다만, 현재의 기계식 농기계 매출만으로는 밸류업 재원을 효과적으로 창출하기 어려운 구조다.
 
첨단 농업으로 사업 체질 전환 시 밸류업을 실현할 수익 구조 갖출 여지도 넓어진다. 첨단 농업 사업은 판매 단가가 높아 매출 확대에 유리하며, 농업 플랫폼 소프트웨어 등을 통한 반복 매출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 일회성 판매 매출 중심의 기계식 농기계 사업보다 안정적인 매출 구조를 구축할 수 있는 셈이다. 대동은 스마트 농기계에 무선통신 기능을 탑재해 향후 반복 매출 구조를 다져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위축된 농기계 시장…스마트 농기계는 정부 지원
 
글로벌 농기계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농가 가처분 소득 둔화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특히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은 관세 전쟁 이후 농가 구매력이 감소한 상태로 전해진다. 내수 농기계 시장 역시 농가의 비용 부담에 수요가 정체된 상태다.
 
다만, 스마트 농기계 시장은 다른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예상된다. 각 국 정부가 농업 스마트화를 촉진하기 위한 재정 지원 정책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보조금, 융자 지원은 값비싼 농기계 구매를 결정짓는 요소라 정부의 재정적 지원 정도에 따라 매출이 달라진다.
 
농기계 수요가 농가로 한정되기 때문에 재정 지원의 효과는 더 크다. 대동의 유럽 법인은 지난해 매출 1143억원으로 직전연도(783억원) 대비 큰 폭의 매출 성장을 이뤘다. 이는 독일, 이탈리아, 폴란드 등에서 집행된 EU 농업보조금이 농기계 구매로 이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국내외 정부는 농업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자율주행 농기계에 대한 재정지원을 늘리고 있다. 이는 초기 단계인 첨단 농업 사업의 시장 안착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농림부는 스마트 농기계 보급을 위한 융자 지원 규모를 꾸준히 늘리는 추세다. 2023년 11억원에 불과했던 자율주행 농기계 융자 지원규모는 지난해 195억원으로 증가했다. 현재 발의된 농업기계화 촉진 법안에 따르면 농업 로봇에 대한 정의를 농림부에 맡김으로써 지능형 로봇 지원금에 대한 근거 규정도 마련될 예정이다. 미국은 자율주행 농기계가 등장한 초기부터 농가에 구매 보조금을 지급해 오고 있다.
 
아직 첨단 농업 사업이 초기 단계인만큼 향후 체질 전환 속도에 따라 대동의 밸류업 플랜이 성공할 수 있을지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각 국 정부의 재정 정책이 사업 초기 시장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란 의견에 힘이 실린다.
 
대동 측은 <IB토마토>에 "자율주행 농기계 상용화를 계기로 향후 유·무형적인 밸류업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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