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바닥?)③LFP 양산 본격화…'가격·기술'이 승부 가른다
중국 보조금 폐지로 가격 격차 축소 기회
중국산 LFP 추격 넘어 'LFP+'로 승부수
에너지 밀도·안전성 극대화가 성공 관건
공개 2026-01-16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1월 14일 16:07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전기차 캐즘 장기화가 지난해 상반기 정점을 찍고 하반기 일부 회복되는 흐름을 보였으나 올해는 수요 둔화가 더욱 극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들은 이러한 전망을 증명하듯 전기차 생산 계획을 전면 수정하고 있고 이 과정에서 국내 배터리사와의 대규모 계약을 해지하는 일도 발생했다. 그럼에도 전기차로의 전환이 '필수불가결하다'는 인식은 여전히 견고하다. 중장기 성장성을 믿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다. <IB토마토>는 올해 전기차와 관련 산업 전반의 업황을 짚고, 향후 흐름을 전망·분석해본다. (편집자주)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국면이 길어지는 가운데, 그간 프리미엄 삼원계(NCM) 배터리에 집중해온 국내 배터리 3사가 보급형 시장의 핵심인 'LFP(리튬·인산·철)' 카드를 꺼내 들며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 이는 단순한 포트폴리오 확장을 넘어, 80% 이상의 점유율을 가진 중국의 독주 체제에 균열을 내고 글로벌 배터리 패권을 가져오겠다는 전략적 승부수로 풀이된다. 특히 중국 정부의 배터리 산업 관련 보조금 폐지로 가격 격차 축소라는 절호의 기회가 다가온 시점에서 에너지 밀도와 안전성을 극대화한 'LFP+' 기술력으로 중국과의 세대 격차를 얼마나 빠르게 극복하느냐가 K-배터리의 향후 생존 여부를 결정지을 핵심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국내 배터리 3사, 'LFP 양산 로드맵' 가속화
 
1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3사는 LFP 관련 구체적인 생산 전략을 하나 둘 제시하고 있다. SK온은 자체 LFP 배터리 개발을 이미 완료했으며, 고객사와의 협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양산에 돌입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충남 서산 제3공장 증설을 통해 2028년까지 국내 생산능력(CAPA)을 20GWh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해당 공장에 LFP 라인을 적용하는 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의 경우 올해 가동을 목표로 북미에 16GWh 규모의 ESS(에너지저장장치) 전용 LFP 파우치 공장 투자를 진행 중이다. 미국 미시간 공장의 LFP ESS 셀 생산 능력 역시 올 연말까지 30GWh 이상으로 대폭 확대할 계획이며, 국내 오창 공장에도 ESS용 LFP 라인을 신설해 2027년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삼성SDI(006400)는 울산사업장 ‘마더라인’을 중심으로 ESS·전기차용 LFP 양산에 속도를 내며, 올해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글로벌 공급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프리미엄 NCM 중심 포트폴리오에 LFP·LFP+를 더해 북미 ESS와 전기차 등 중저가·고안전 수요를 동시에 공략하는 것이 핵심이다.
 
국내 배터리 3사가 이처럼 LFP 양산을 본격화할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시장 안팎에서는 중국산의 벽을 뚫을 수 있을지 의문을 품고 있다. 이미 글로벌 LFP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중국은 기술력이 상당한 수준에 도달해 있기 때문이다. 중국산 LFP의 에너지 밀도는 2024년 기준 200Wh/kg 이상으로 상승해 테슬라 모델3 등 주요 모델에 탑재되고 있다. 또 셀투팩(CTP) 및 블레이드팩 구조를 통해 팩 레벨의 효율성을 극대화한 상태다.
 
 
중국의 자국 기업 대상 배터리 정책 ‘변수’
 
이러한 가운데 중국 정부의 배터리 보조금 관련 정책 변화는 우리 기업들에 커다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국은 오는 4월부터 배터리 제품의 수출 부가가치세(VAT) 환급률을 현재 9%에서 6%로 낮추고, 2027년에는 전면 폐지하기로 했다. 그동안 중국 기업들이 전 세계 시장에서 20~30% 저렴한 가격으로 '물량 공세'를 펼칠 수 있었던 핵심 동력이 사라지는 것이다.
 
실제로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LFP 시장 적재량은 전년 대비 58.4% 급증하며 시장 점유율 60%를 돌파했다. 공급사 상위권은 모두 중국 기업들이 차지하고 있어 의존도가 심화되는 추세다. 하지만 중국 내부의 공급 과잉과 수출 보조금 폐지가 맞물리면 저가 경쟁에만 의존하던 수많은 중국 중소 업체들의 수익성이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중국 정부가 자국 배터리기업에 지원하던 보조금 정책이 사라지면 한국과의 가격 격차가 10% 내외로 줄어들 것"이라며 "유럽과 아시아 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이 진출할 공간이 넓어질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다만 기술 추격 속도는 여전히 과제로 꼽힌다. CATL 등 중국 배터리 대기업들은 이미 5세대 이상의 고밀도 LFP 개발을 완료하고 차세대 시장 선점에 나선 상태다. 국내 기업 중 엘앤에프가 올 하반기 양산에 들어가는 최신식 제품이 3세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발 늦은 시장 진입인 만큼, 기술 격차를 얼마나 빠르게 좁히느냐가 향후 글로벌 점유율 회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업계 한 전문연구원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중국의 수출 보조금 축소와 북미·유럽의 탈중국 공급망 구축 움직임은 국내 기업들에 분명한 기회 요인“이라면서도 ”다만 중국의 기술 고도화 속도가 예상보다 빠른 만큼, 한국형 LFP+의 조기 양산과 더불어 차세대 고밀도 제품 개발에 역량을 집중해 가격과 기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만 글로벌 경쟁력을 어느정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이에 맞서 국내 기업들도 '에너지 밀도'와 '안전성'을 한 단계 더 높인 'LFP+' 기술로 승부수를 띄웠다. 현대차(005380)기아(000270)에코프로비엠(247540) 등과 협력해 전구체 없이 양극재를 직접 합성하는 공정 기술을 개발 중이다.
 
이는 탄소배출과 원가를 낮추는 동시에, 중국산의 고질적 약점인 저온 성능과 급속 충전 특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국내 기업들은 북미와 유럽의 엄격한 품질 인증을 기반으로 한 BMS(배터리 관리 시스템) 알고리즘과 고집적 모듈 설계를 통해 신뢰성 면에서 중국을 앞서겠다는 전략이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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