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톺아보기
유증 발행가액, 왜 여전히 '옛 공식'을 따를까
가격 산정 절차 폐지로 할인율 적용 자유
대부분 신주발행가 산정 과거 규정 따라
시장 혼란 방지 및 주주가치 희석 방지 등
공개 2026-01-08 16:5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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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권영지 기자] 진양폴리(010640)우레탄(이하 진양폴리)이 유상증자를 위한 1차 신주발행가액을 주당 2080원으로 확정하며 자금 조달을 위한 구체적인 행보에 나섰다. 이번 공시는 향후 진행될 유상증자의 기준점을 제시한 것으로 발행가액 산정의 자율화 기조 속에서도 시장의 혼란을 막기 위해 기존의 관행과 법령을 준용한 결과다.
 
(사진=진양폴리우레탄 홈페이지 갈무리)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재 국내 자본시장에서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 시 발행가액 산정은 원칙적으로 발행사의 자율에 맡겨져 있다. 과거에는 ‘유가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엄격한 가격 산정 절차를 준수해야 했으나 현재는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제5-18조에 의거해 가격 산정 절차가 폐지되면서 할인율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게 됐다.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제5-18조(유상증자의 발행가액 결정)는 주권상장법인이 주주배정 방식 등으로 유상증자를 할 때 신주발행가액 산정 방식을 발행사가 이사회 결의를 통해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 과거에는 법률에 정해진 공식에 따라 산출된 시가에 일정 비율 이상의 할인율을 적용하지 못하도록 제한했으나, 시장 자율성을 높이기 위해 이러한 규제적 산식과 할인율 한도를 폐지한 것이 핵심이다.
 
그럼에도 진양폴리를 포함한 대부분의 상장사는 여전히 과거의 ‘유가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제57조를 준용하고 있다. 이는 급격한 할인율 적용으로 인한 시장 혼란을 방지하고 기존 주주의 가치 희석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진양폴리 역시 이번 1차 발행가액 산정 과정에서 이러한 과거 규정을 적용해 25%의 할인율을 설정했다.
 
과거 유가증권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제57조는 유상증자 발행가액 산정 시 기준주가를 결정하는 방법과 산식 등을 상세히 규정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기산일로부터 소급한 1개월 및 1주일 가중산술평균주가와 기산일 종가 등을 산술평균하여 기준주가를 구하고, 여기에 일정 수준의 할인율을 적용해 발행가액을 도출하는 표준화된 체계를 제시하고 있다.
 
진양폴리우레탄 유상증자 신주발행가액 안내 공시. (자료=금융감독원)
 
이번에 발표된 2080원의 1차 발행가액은 신주배정기준일(1월12일 예상) 전 제3거래일인 1월7일을 기산일로 정해 산출했다. 기준주가를 정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 수치를 비교해 낮은 금액을 선택하는 과정을 거친다.
 
첫 번째는 기산일로부터 소급한 1개월 가중산술평균주가, 1주일 가중산술평균주가, 그리고 기산일 가중산술평균주가를 산술평균해 산정한 가액이다. 두 번째는 기산일 당일의 가중산술평균주가다. 이 중 낮은 금액을 기준주가로 확정한 뒤 여기에 회사가 정한 할인율 25%를 적용한다.
 
이렇게 도출된 가액이 호가단위 미만일 경우 호가단위로 절상하며 액면가액인 500원 미만일 경우에는 액면가액을 발행가액으로 삼는다. 진양폴리의 2080원은 이러한 계산 과정을 거쳐 도출된 첫 번째 결과물이다.
 
유상증자 발행가액은 1차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향후 구주주 청약일 전 제3거래일을 기산일로 해 다시 한 번 가격을 산정해 2차 발행가액을 도출한다. 2차 발행가액은 1주일 가중산술평균주가와 기산일 가중산술평균주가를 산술평균한 가액과 기산일 가중산술평균주가 중 낮은 금액을 기준주가로 하여 동일하게 25%의 할인율을 적용한다.
 
최종적인 '확정 발행가액'은 1차 발행가액과 2차 발행가액 중 낮은 금액으로 결정된다. 가격 하락기에는 2차 발행가액이 낮아질 가능성이 크므로 투자자 입장에서는 더 낮은 가격에 신주를 인수할 수 있는 구조다.
 
유상증자 과정에서 주가가 급락할 경우에는 발행가액이 지나치게 낮아져 회사의 자금 조달 계획에 차질이 생기거나 기존 주주의 지분 가치가 과도하게 훼손될 우려가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65조의6 등 관련 규정은 발행가액의 하한선을 설정하고 있다.
 
금융당국에서는 1차와 2차 발행가액 중 낮은 금액을 선택하더라도 이 금액이 청약일 전 과거 제3거래일부터 제5거래일까지의 가중산술평균주가에서 40%의 할인율을 적용한 가격보다 낮을 수는 없도록 하고 있다. 즉, 시장 가격의 최소 60% 선은 유지해야 한다는 법적 강제장치다. 이는 무분별한 저가 발행을 막아 자본시장의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다.
 
진양폴리의 최종 발행가액 역시 구주주 청약 초일 전 제3거래일에 결정될 예정이다. 이번 유상증자는 단순한 자금 조달을 넘어 법령이 허용하는 자율성 속에서 시장의 관행과 주주 보호 장치를 어떻게 조화시키느냐를 보여주는 사례다. 향후 주가 추이에 따라 2차 발행가액이 어떻게 형성될지 그리고 최종 확정 가액이 1차 가액인 2080원 대비 어느 정도 수준에서 결정될지가 이번 증자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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