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보현 기자]
빙그레(005180)의 지난해 3분기 재고자산과 원가가 영업현금을 둔화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성수기인 여름철이 포함됐음에도 재고자산의 변동으로 67억원의 현금이 유출됐다. 또한 원가율 상승으로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4년 대비 지난해 3분기 28.85% 줄어들었다. 빙과업계 특성상 보관 비용 탓에 성수기 이후 재고 관리가 중요한 만큼, 회사의 겨울철 경영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빙그레 아이스크림 제품 진열 모습. (사진=뉴시스)
원가율·재고자산 증가가 영업현금 둔화시켜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빙그레의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1198억원으로 2024년 1684억원 대비 28.85% 줄어들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회사의 영업활동으로 인해 발생한 현금 유·출입으로, 회사의 본업 수익창출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줄어든 원인에는 영업활동현금흐름 세부내역 중 ‘분기순이익’과 ‘운전자본의 변동’ 항목이 작용했다. 분기순이익은 지난해 3분기 812억원으로 2024년 1040억원 대비 감소했다.
이는 원가부담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원가율은 70%로, 전년(67%) 동기 대비 3%포인트나 올랐다. 주원료인 우유(원유) 단가는 최근 3년간 상승세로, 킬로당 2023년 1163원, 2024년 1208원, 지난해 3분기 1214원을 기록했다.
특히 빙그레는 우유를 국내 산지에서 직접 조달하거나 낙농진흥회를 통해 구매하고 있다. 현재 국내 낙농업계는 환율 상승으로 인해 사료비 인상 등에 부담을 받고 있다. 흰우유 수요는 국내에서 줄어드는 추세지만, 이와 무관하게 한국은 원유 가격 연동제를 적용하고 있다. 우유 생산비가 오르면 일정 수준 이상 원유 가격 인상이 구조적으로 발생하는 것이다.
운전자본의 변동 항목은 지난해 3분기 마이너스 112억원으로, 전년 동기(823억원) 대비 적자전환했다. 매입채무는 현금을 유입시켰지만 재고자산과 매출채권은 현금을 유출시켜서다.
매입채무는 지난해 3분기 증가 회사에 50억원의 현금을 유입시켰다. 반면 2024년 동기에는 매입채무가 줄어 43억원이 빠져나갔다. 매출채권은 지난해 3분기 증가해 263억원의 현금을 유출시켰다. 이는 전년 동기 규모(143억원)보다 83.9%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3분기 재고자산이 늘어나면서 67억원의 현금을 유출시켰다. 해당 항목이 전년 동기에 232억원의 현금을 유입시킨 것과 대비하면, 지난해 3분기 재고자산은 2024년과 비교해 운전자본 중 현금 유출폭이 가장 크다. 상대적인 금액은 작지만 변화폭이 크다는 것은 재고자산이 영업현금 변동의 주요 변수로 부상했음을 의미한다.
성수기 후 남은 재고…구성 변화 보니 '전략'
겨울철 비수기 진입을 앞두고, 재고자산으로 인한 현금 유출이 커졌다는 것은 향후 수익성 관리 적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빙과업계 특성상 실적과 별개로 재고관리 전략이 회사의 현금창출력에 중요한 지표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빙과업계는 계절에 따라 수요 편차가 극단적이다. 이에 성수기인 여름(2~3분기) 전에는 재고를 많이 확보하는 구조다. 그러나 성수기 이후에도 재고가 남으면, 이는 비용 요소로 자리 잡는다. 빙과류는 냉동 보관 비용이 지속 발생해서다.
이에 회사의 재고 전략이 중요한데, 지난해 3분기 재고자산 내역을 보면 구성 변화가 두드러진다. 실제 재무상태표에 표시된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재고자산은 1425억원으로 2024년 말 기준 1350억원보다 5.5% 증가했다. 그중 최대 증가한 것은 ‘원재료’로, 장부금액 합계 기준 지난해 3분기 523억원으로 2024년 말(391억원) 대비 33.8% 대폭 증가했다. 또한 외부에서 매입하는 ‘상품’과 완제품인 ‘제품’은 동기 각각 10.36%, 8.2% 증가했다.
이는 원가 상승 환경에서 안정적 수급을 위해 선매입 전략을 쓴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원재료는 제품이 되기까지의 시간이 있어 현금이 가장 오래 묶이는 재고로, 현금흐름 측면에서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운송 중 재고자산’은 동기 240억원에서 108억원으로 55% 감소했다. 이는 물량이 창고 또는 매장으로 이전이 완료돼 공급망이 안정화됐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회사가 재고 관리에서 선매입 전략을 썼더라도, 성수기 이후 재고 소진 속도에 따라 현금흐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은 점검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와 관련 빙그레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재고자산의 변동은) 원자재 가격의 변동성을 대비하고 수요 증가를 염두에 둔 경영활동의 일환으로, 현금흐름은 정상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며 "운송 중 재고가 줄어든 것은 성수기에 진입하며 제품 수요가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냉장 유제품 및 냉동 빙과류 제품의 국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온오프라인 채널 연계를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한편, 적극적인 해외 사업 확장을 통해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보현 기자 bob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