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김규리 기자] CJ그룹이 올해 정기 인사에서 지주사 조직을 5그룹 체제로 재편하며 미래 성장성 확보와 전략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 특히 이재현 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 미래기획그룹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CJ(001040)의 중장기 전략을 직접 이끌 기반이 마련됐다. 동시에 포트폴리오전략그룹과 전략지원그룹 및 HR그룹 등 주요 그룹장에는 계열사 전반을 꿰뚫고 있는 비서실과 인사실 출신 인력을 대거 배치했다. 본격적인 후계 체제를 뒷받침하는 조직 구조를 새롭게 구축하며 미래 CJ를 준비하는 모양새다.
(사진=CJ)
비서실 라인 약진…'그룹' 단위로 기능 재편
20일 재계에 따르면 CJ는 올해 정기 임원인사와 함께 지주사 조직을 △포트폴리오전략그룹 △ 미래기획그룹 △전략지원그룹 △ 준법지원그룹 △ HR그룹 등으로 새롭게 정비했다. 특히 지난 9월 지주사로 복귀한 이선호 미래기획실장이 그룹의 중장기 성장 전략과 디지털 전환(DT)을 총괄하는 미래기획그룹장을 맡으면서 본격적인 경영 무대에 섰다.
이 그룹장은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에서 글로벌 식품 사업을 확대하며 실적 기반을 확보하면서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지주사 복귀 후 2달 만에 그룹의 중장기 전략과 신성장동력 발굴을 총괄하는 위치에 올랐다. 기존 미래기획실 뿐 아니라 디지털전환 기능을 더하면서 신성장 전략과 기술 기반 조직이 하나의 축으로 결합됐다는 점에서 영향력은 더욱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조직개편에서 비서실과 인사 출신 인력을 전략적 요충지에 대거 배치한 점이 눈에 띈다.
이 회장의 복심으로 불리는 김홍기 대표는 포트폴리오전략그룹장을 겸하면서 그동안 포트폴리오 전략 1과 2로 나눠진 조직을 직속 라인으로 두게 됐다. 김 대표는 2005년부터 10년 동안 CJ 비서팀장으로 근무하면서 이 회장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좌한 인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이 그룹장이 경영 일선에 나서면서 김 대표가 사실상 경영 스승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전략지원그룹은 최성욱 비서실장이 맡았다. 최 실장 또한 CJ제일제당 부속실과 지주 비서담당을 거쳐 비서실장에 오른 인물로 이 회장의 경영 철학과 의중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핵심 참모라는 평가를 받는다. 전략지원그룹은 계열사 사업을 지원하고 지주 전략을 현장에 전달하는 역할을 맡는 만큼 계열사 간 전략 조율 기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HR그룹은 김진국 인사실장이 겸직한다. 김 실장은 CJ오쇼핑 인사팀, CJ 인사운영실장, CJ라이브시티 대표 등을 거친 인사 전문가로 그룹 내에서 인사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가장 높아 이른바 그룹의 '인사통'으로 알려져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비서실, 인사 출신 인력을 핵심 보직에 대거 배치한 것은 이선호 그룹장의 후계 수업을 뒷받침하는 조직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며 "회장의 경영 철학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참모들이 (이선호 그룹장과) 긴밀히 협업하면서 안정적인 세대교체를 준비하는 것 아니겠냐”고 언급했다.
CJ 역시 이번 인사를 통해 이 회장의 경영 철학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비서 출신 참모진들과 미래전략을 연결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CJ그룹 측은 <IB토마토>에 “유사, 인접한 기능을 통합, 재편하는 내용의 지주사 조직개편”이라며 “동시에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지주사뿐 아니라 계열사 이해도가 높은 인물들로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올해도 ‘YOUNG한 CJ’…미래전략 구축 본격화
CJ는 올해에도 젊은 리더 중심의 변화 기조를 이어갔다. 시시각각 변하는 산업 환경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젊은 인재를 발탁하려는 그룹의 기조가 반영된 결과다.
올해 승진자 가운데 30대는 5명, 1980년대 이후 출생자는 전체의 45% 수준다. 지난달 대표 인사에 이어 이번 임원 인사에서도 차세대 리더 중심 조직 재편이 진행며 미래와 글로벌 확장 전략을 위한 기반이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업별로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차세대 리더를 적극 기용함으로써 미래와 글로벌 성장 본격화에 힘을 싣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CJ그룹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각 계열사 대표 주도로 사업별 변화와 혁신을 이끌 역량 있는 신임 경영리더들을 발탁했다“며 “성장 의지를 보유한 젊은 인재들에게 도전의 기회를 부여하고, 이를 통해 그룹의 중기전략을 반드시 달성하는 동시에 미래 준비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규리 기자 kk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