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한화, 연금보험 양강 구도…초회보험료 폭발
상반기 초회보험료 성장으로 수입보험료 3조 육박
상품 금리 경쟁력 중요…이차역마진 문제는 '완화'
공개 2025-09-11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9월 09일 11:52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생명보험 업계 연금보험 시장이 교보생명과 한화생명(088350) 두 보험사가 양분하는 모습이다. 올 상반기 대규모의 초회보험료를 기록하면서 보험료 수익이 크게 늘었다. 보험손익 측면에서는 효과가 덜하지만 현금을 창출하고 운용자산을 키우는 데는 한몫한다. 높은 금리에 따른 역마진 문제도 완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금보험시장, 교보·한화생명 주도
 
8일 생명보험협회 통계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연금보험 시장은 교보생명과 한화생명이 주도했다. 초회보험료 기준 교보생명은 2조3268억원, 한화생명은 2조2397억원을 기록했다. 이 외에는 NH농협생명 9742억원, 삼성생명(032830) 7262억원, KB라이프생명 5302억원 등으로 집계된다.
 
 
초회보험료는 보험계약 이후 가입자가 처음으로 납입하는 보험료로 신계약의 상징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교보생명과 한화생명은 모두 해당 보험료가 전년 대비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동기에는 교보생명이 1조8271억원, 한화생명이 1조5685억원이었다. 교보생명이 4997억원, 한화생명이 6712억원 늘었다.
 
초회보험료에 2회차 이후 보험료까지 계산하면 전체 수입보험료가 한화생명 2조9681억원, 교보생명 2조7788억원으로 나온다. 해당 상품군 단독으로 3조원에 달하는 보험료 수익을 가져간 셈이다.
 
선두권과 달리 삼성생명과 농협생명은 전년도 동기 대비 각각 5517억원, 4351억원 줄어들었다. 삼성생명과 농협생명은 보장성보험 특히 제3보험 판매에 집중하고 있어서 저축성보험인 연금보험 판매 실적이 자연스럽게 감소하게 됐다. 양사 모두 해당 상품에는 관심을 덜 두고 있는 모양새다.
 
일시납 형태로 대규모 확보…상품 금리 '경쟁력'
 
초회보험료 규모가 조 단위로 잡히는 것은 연금보험 상품을 월납 외에 일시납 형태로도 판매해서다. 이는 보험료를 한 번에 크게 내는 방식이며, 상품 구성에 따라 금액도 천차만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시납 상품의 구성은 연금 개시 시점에 따라 크게 거치형과 즉시형으로 구분된다. 종목 범위는 본인을 대상으로 하는 기본형 외에 가족까지 대상을 넓히는 가족사랑형이 있다. 이 가운데 하이브리드 상품은 가입 후 5년 미만까지는 확정이율을, 그 이후에는 공시이율을 적용한다.
 
생명보험사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연금보험 상품의 구조는 보험사가 서로 다 비슷하게 갖추고 있다”라면서 “상품 금리 즉 이율과 운용수익을 따라간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시이율이 높아야 적립금이 불어나고 연금 수령액도 많아져 수요를 이끌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보험사가 운용자산이익률과 시장금리 등 객관적인 지표를 이용해 산출한 후 일정한 기간마다 상품에 적용한다.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의 공시이율은 상품 종류와 적용 시점에 따라 다르지만 상반기에는 대략 2.5% 수준에서 오르락내리락했다.
 

(사진=교보생명)
 
CSM 효과 적어도 현금창출 '효과적'…역마진 우려도 완화
 
연금보험은 저축성보험인 만큼 IFRS17 회계서 보험계약마진(CSM) 확보 능력이 떨어진다. 장래 미실현이익인 CSM은 장기보험 손익의 기본 바탕이다. 상장사라 공시가 돼 있는 한화생명의 경우 신계약 CSM 배수가 보장성보험은 7배인 반면 연금보험은 1배 정도에 불과하다.
 
다만 일시납 형태에 따라 대규모 현금을 빠르게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은 장점으로 꼽힌다. 갑작스러운 보험금 발생이나 환급금 확대 등에 유용한 대응이 가능하다. 실질적으로는 자금을 조달하는 수단으로 쓰이는 셈이다.
 
보험료 수익이 워낙 크다 보니 투자재원을 늘리는 효과도 있다. 운용자산 규모를 늘리면서 경상적인 투자영업수익을 키울 수 있어서다.
 
연금보험을 판매하면서 가장 주의해야 할 부분인 이차역마진 문제도 완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차역마진은 상품 금리가 자산운용 이익률보다 높게 형성되는 경우 발생하는 손실이다. 과거에는 금리확정형 상품을 다수 팔아 역마진이 크게 잡혔는데, 최근에는 상품 구조가 금리연동형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면서 해당 문제도 개선됐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이차역마진 문제는 금리확정형 상품에서 컸던 것인데, 요새는 금리연동형에 최저보증이율 구성으로 가고 있다”라며 “기본적으로 금리 연동인 만큼 부담되는 부분이 줄었고, 금리 상황도 예전보다는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여력이 많이 생긴 상황”이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제보하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