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생존전)①자체 비코로나 품목으로 '정면돌파'
씨젠, 분자진단 시약이 수혜·조정·반등 모두 관여
에스디바이오센서, 자가혈당측정 매출 비중 증가
공개 2025-09-11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9월 08일 16:58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반사이익을 누렸던 진단업계는 엔데믹 국면에 접어들면서 조정이 불가피했다. 2023년 5월 엔데믹 선포 이후 2년이 지난 현재, 업계는 점차 회복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상반기 실적에서 상당수 기업이 외형 성장에 성공했지만 각자의 전략은 저마다 달랐다. 반면 회복 흐름에 올라타지 못한 일부 기업은 여전히 존폐의 갈림길에 서 있다. 이에 <IB토마토>는 지난 2년간 진단업계의 엔데믹 탈출기를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IB토마토 이재혁 기자] 씨젠(096530)에스디바이오센서(137310)는 2023년 엔데믹으로 인한 실적 하락을 면치 못했지만, 1년만에 매출 반등에 성공해 올해도 외형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엔 기존 품목 가운데 비코로나 품목의 실적 증대가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씨젠과 에스디바이오 전경 (사진=각사 홈페이지)
 
비코로나 진단시약 매출이 외형성장 견인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씨젠의 올해 연결기준 상반기 매출액은 2301억원으로, 전년 동기 1901억원 대비 21% 증가했다. 씨젠은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었던 2020년~2021년 당시 조 단위의 연매출을 시현한 대표적인 코로나 수혜기업으로 꼽힌다. 다만 엔데믹이 선포된 2023년 매출 급감을 면치 못했고, 2022년 8536억원이던 매출은 2023년 3674억원으로 줄었다. 그러나 1년 만에 반등을 시작, 연간 매출액은 4143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눈에 띄는 부분은 코로나로 인한 수혜와 조정, 반등을 모두 진단시약부문 매출이 이끌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씨젠은 1조3708억원으로 연 매출 정점을 찍었던 2021년도와 동일하게 분자진단 시약 제품, 분자진단 장비 상품, 기타로 이뤄진 매출 구조 유지 중이다.
 
분자진단 시약 제품 매출 실적은 2019년 870억원에서 2020년 9505억원으로 증가했고 2022년 6908억원으로 집계되며 한 풀 꺾인 뒤 2023년 2880억원까지 급락했다. 그러나 다시 2024년에 3362억원으로 증가하기 시작, 올해 반기 실적은 1828억원으로 집계되며 전체 매출의 79.44%를 차지하고 있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연간 실적이 반등하기 시작한 지난해부터 비코로나 제품 판매가 13% 증가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씨젠은 비코로나 진단시약으로 호흡기 바이러스(RV)와 자궁경부암(HPV), 호흡기 세균(PB), 소화기 종합 진단(GI) 등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사측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진단시약 매출은 8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4% 늘었으며, 이 가운데 비코로나 진단시약 매출이 792억원으로 37.5%의 성장세를 보였다. 이어 2분기에도 비코로나 제품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진단시약 매출이 7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하며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5년 2분기 기준 코로나 제품 매출은 25억원으로, 전체 매출 대비 약 2.2%, 시약매출 대비 약 2.9%를 차지하고 있으며 코로나 제품 매출은 전체 매출에서 이미 미미한 수준으로 축소된 상태다. 씨젠은 코로나 팬데믹 영향에서 벗어나 비코로나 제품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다만 수익성은 다소 악화됐다. 씨젠의 1분기 영업이익은 148억원, 당기순이익은 289억원을 기록했지만, 2분기 영업이익은 31억원, 당기순이익은 -7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사측은 1분기 대비 상품 매출 비중의 증가로 인해 매출원가가 증가했으며, 판관비 및 연구개발비의 소폭 증가, 환율 하락 및 1분기 1회성 환입 등의 기저효과로 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씨젠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를 통해 "2분기에는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제품 매출 비중이 늘어나면서 전체 수익성에 일시적인 영향을 받았고, 1분기에 있었던 일회성 요인들이 2분기에는 발생하지 않아 기저효과도 있었다"며 "하반기에는 제품 수요 회복과 함께 비용 효율화 노력을 통해 점진적인 수익성 개선을 도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가혈당측정 매출 증가세…제품 개발과 투자 지속
 
또 다른 코로나19 수혜 기업으로 꼽히며, 엔데믹에 따른 한 차례 조정을 거친 에스디바이오센서 역시 지난해부터 매출이 성장세로 돌아섰다. 연간 매출액은 2023년 6557억원에서 2024년 6946억원으로 소폭 증가했으며, 올해 반기 매출은 3518억원으로 전년 동기 3438억원 대비 2.32% 늘었다.
 
다만 올해 반기 누적 35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아직까지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데, 이는 지난 1분기에 이어 미국 메리디언 바이오사이언스의 연결회계처리에 따른 무형자산상각비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별도 기준으로는 반기 영업이익이 39억원, 순이익이 296억원이다.
 
앞서 살펴봤던 씨젠과 같이 에스디바이오센서도 매출이 정점에 달했던 2022년 당시의 제품군 구성을 유지하고 있다. 크게 면역화학진단, 분자진단, 자가혈당측정 제품군으로 나눠지는데, 에스디바이오센서의 경우 매출 비중의 변화가 관측된다.
 
지난 2022년 상반기 매출비중을 살펴보면 면역화학진단 부문이 92.24%를 차지하고 자가혈당측정 부문은 1.48%에 그쳤지만, 올해 반기 면역화학진단 매출 비중은 19%까지 떨어진 반면 자가혈당측정 매출이 11.43%까지 올라왔다.
 
자가혈당측정 제품 매출액 자체는 2022년 반기 324억원에서 올해 반기 402억원으로 24% 늘었으며, 연간 실적도 2023년 611억원에서 2024년 782억원으로 증가해 매년 실적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면역화학진단 부문이나 분자진단 부문과 비교된다.
 
회사는 해당 부문에 대한 투자도 지속해서 늘리고 있으며, 관련 매출도 증대될 전망이다. 지난해 부문별 시설투자금액을 살펴보면 자가혈당측정 부문 설비·기구 신증설 및 보완에 사용한 금액이 116억원으로 면역화학진단(10억원)과 분자진단(72억원) 부문에 투입된 금액 대비 월등히 높았다. 올해도 상반기 면역화학진단 부문에 5억원, 분자진단에 3억원이 투입될 때 자가혈당측정 부문에는 29억원이 사용됐다.
 
이와 관련해 에스디바이오센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늘어난 투자금액은 현재 개발중인 연속혈당측정기 생산 설비 구축 비용이다. 새롭게 개발하고 있는 제품이다 보니 생산설비 구축을 새로해야 돼서 다른 부문에 비해 비용이 많이 들고 있다"며 "현재 자가혈당측정 제품은 BGMS, 연속혈당측정기는 CGMS로 구분해 향후 신제품 매출이 자가혈당으로 들어가진 않겠지만, 크게 보면 혈당 측정에는 잡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혁 기자 gur9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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