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인도시장 외형은 늘었는데 손실은 '여전'
공장 설립 후 4년차…초기 투자· 신제품 개발 비용 지출 지속
로컬업체와 네슬레·브리타니아 글로벌 업체가 시장 점유율 우위
공개 2025-09-1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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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오리온(271560)이 지난 2018년 인도시장 영토 넓히기에 나선 이후 7년째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적자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업체측은 지난 2021년 공장을 설립한 이후 본격적인 시장 확대에 나선 지 4년이 안 된 진출 초기 단계인 만큼 초기 투자 부담과 신제품 개발 비용 등이 수익성 저하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사진=오리온)
 
현지 진출 20년차 경쟁사 보다 저조한 성장률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리온이 인도 시장 진출을 위해 설립한 오리온 뉴트리셔널스(Orion Nutritionals Private Limited)이 낮은 성장과 수익성을 기록하고 있다. 
 
앞서 오리온은 지난 2018년 10월 현지 법인을 설립한 이후, 이듬해인 2019년에는 현지 위탁생산사인 만 벤처스(Mann Ventures)와 손잡고 '라자스탄'(Rajasthan)주에 생산 공장을 짓기 시작했다. 해당 공장은 3년이 지난 2021년에서야 완공됐다. 
 
지난 1989년에 설립된 만 벤처스는 비스킷과 초콜릿, 차 아이스크림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글로벌 제과 기업들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제과 제조 전문기업으로 알려졌다. 오리온은 인도 시장의 특성을 고려해, 만 벤처스가 보유한 제조 역량과 오리온의 제품관리와 영업 노하우 등이 최상의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계약생산(contract manufacturing) 방식을 결정했다. 생산은 만 벤처스가 전담하고 오리온은 영업, 마케팅, 제품관리 등 생산을 제외한 전 과정을 관할하는 방식이다. 
 
공장이 세워지는 라자스탄은 지리적으로 북인도에 위치해 있어 진출 초기에는 인도 북쪽과 서쪽을 공략해 점유율을 높인다는 전략이었다. 공장 설립 후 인도 법인 매출액은 2021년 31억원에서 2022년 136억원으로 4배 이상 급증한 이후, 2023년 205억원, 2024년 211억원으로 확대됐다. 지난해 성장률은 3.38%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같은기간 인도에 진출해 있는 국내 경쟁사인 롯데웰푸드(280360)는 지난해 매출 290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2690억원) 대비 7.99% 늘었다. 이미 현지 진출 20년이 지난 롯데웰푸드 보다도 낮은 성장률이다. 
 
주춤했던 성장률은 올해 상반기 들어서 다시 반등하는 모습이다. 오리온은 지난해 인도에 두번째 초코파이 라인을 가동하면서 생산량을 확대했다. 이와 함께 신규 유통 거래처를 확보해 판매처를 확대하면서 올해 상반기 매출은 11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99억원) 대비 13.46% 증가한 수치다. 다만, 올해 상반기 롯데웰푸드의 전년 대비 성장률 15.02% 보다는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사진=교보증권)
 
초기 투자 비용과 과열된 경쟁에 '순손실' 여전
 
상반기 성장폭은 확대됐지만, 당기순이익이 여전히 적자를 기록 중이다. 특히 지난해 초코파이 라인 가동을 위한 투자 비용과 초코파이 종류 다변화와 신규 제품 도입 등으로 인한 비용이 지속되면서다. 
 
오리온 뉴트리셔널스의 당기순손실은 2021년 44억원에서 2022년 116억원, 2023년 155억원, 2024년 172억원으로 지속적으로 확대됐다. 올해 상반기 순손실은 7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78억원) 대비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70억원 이상 순손실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베트남 법인이 2005년 설립된 이후 3년 만인 2008년 흑자전환에 성공했던 것과도 대비된다. 오리온은 지난 2005년 처음으로 베트남 법인(Orion Food VINA)를 설립한 이후 2008년 6270만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흑자전환했다. 지난 2006년 호치민 미푹공장을 설립해 베트남 진출을 본격화한지 약 2년 만이다. 
 
이어 2009년 하노이에 제2공장을 가동하며 베트남 내 입지를 강화하면서 베트남 법인 실적은 전반적인 우상향세를 그렸다. 당기순이익은 2009년 46억원, 2010년 3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2008년 562억원에서 2009년 927억원으로 확대된 이후 2010년 1069억원으로 15.32% 확대됐다.
 
인도 시장에서 성장이 지체되는 데에는 현지 시장의 경쟁 과열 등이 꼽힌다. 지난해 기준 인도 제과 시장은 향후 5년간 연 평균 13%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높은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현지 로컬 업체와 네슬레 인디아, 브리타니아, 힌두스탄유니레버 등 글로벌 업체가 점유율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오리온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인도는 시장 진출 초기로 긴 호흡으로 추진하고 있는 신시장이다. 지난해부터 영업 효율성을 높이고자 소비 수준이 높은 북동부 지역에 영업력을 집중하고 있다"라며 "2021년 현지 진출 이래 지속적으로 판매 물량이 늘어남에 따라 빠른 시일 내에 손익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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