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시스템즈, 아셉틱 투자 확대했지만…생산·매출 '뒷걸음'
지난해 2월 제2공장 가동 시작에도 생산량 감소
횡성공장 평균가동률 전년 동기 대비 16% 축소
내수심리 부진 등으로 인한 전방 수요 감소 원인
공개 2025-06-10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6월 04일 17:33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동원시스템즈(014820)가 무균충전음료(아셉틱·Aseptic)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확대에 나섰다. 하지만 올해 1분기 아셉틱 사업이 속해 있는 포장재 사업 부문 생산실적과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동원시스템즈는 아셉틱 생산 확대를 위한 공장 증설 등에 투자를 지속해왔지만 내수 침체 등으로 인한 수요 감소에 영향을 받으면서 생산실적은 되려 감소했다. 아셉틱은 페트병에 내용물을 무균상태로 충전하는 방식을 의미하며, 커피와 차 등 RTD(Ready To Drink) 제품에 적용되고 있다.  
 

(사진=동원시스템즈)
 
아셉틱 생산량 확대 나섰지만 포장재 부문 매출 감소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동원시스템즈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336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3091억원) 대비 약 8.96% 늘어난 수치다. 
 
이는 캔·알미늄·수지·인쇄 부문 매출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동원시스템즈는 종합패키징과 첨단소재전문기업으로 연포장재, 알루미늄박, 성형용기, 식품, 음료용 캔(CAN), 페트병(PET), 유리병, 이차전지 소재 등을 제조·판매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제관(캔)은 올해 1분기 매출액 1245억원으로 전년 동기(1040억원) 대비 19.71% 증가했다. 같은기간 알미늄은 242억원에서 299억원으로 23.55%, 수지는 89억원에서 98억원으로 10.11% 증가했다. 인쇄는 74억원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아셉틱을 포함한 연포장·페트·유리병 등 포장재 부문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장재 부문 매출액은 올해 1분기 1539억원으로 전년동기(1564억원) 대비 1.62% 감소했다. 특히 1분기 생산실적은 1248억원으로 전년동기(1276억원) 대비 2.21% 급감했다. 이처럼 포장재 부문 수익이 감소한 데에는 아셉틱 관련 매출액이 소폭 성장하는 데 그친 가운데 내수시장 위축 등으로 인해 유리병과 페트 등 일부 제품 수요 감소가 줄어든 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동원시스템즈는 아셉틱 부문 증설 등을 위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2230억원을 투입해 왔다. 여기에 2021년 이후 2차전지 부문에 대한 투자가 진행되면서 자본적지출(CAPEX) 부담이 지속됐다. 이로 인해 2020년 103.7%이던 부채비율은 2021년 124.2%로 확대됐다. 
 
다만, 이 같은 자금 소요와 부채 규모 증가에도 동원시스템즈의 재무안정성 지표는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아셉틱 관련 투자가 마무리되면서 올해 1분기 말 기준 재무지표는 재차 완화됐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93.1%, 차입금의존도는 31.3%로 안정적인 수준을 기록했다.
  
 
시장 성장세에도 불구 치열한 경쟁에 성과 '잰걸음'
 
이 같은 투자에도 불구하고 아셉틱 관련 실적이 크게 증가하지 못했다. 앞서 동원시스템즈는 지난해 2월 횡성 제2공장을 가동하며 신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인 아셉틱 관련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아셉틱을 생산하는 횡성공장 평균가동률은 올해 1분기 63.87%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동기(80.50%) 대비 16.63%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평균가동률이란 생산능력금액에서 생산실적금액을 나눈 금액으로, 생산설비 등이 얼마나 활용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일반적으로 80% 수준을 정상적인 가동률로 본다. 가동률이 낮은 경우 자원활용이 낮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가동률이 높으면 자원이 효율적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해석될 수 있지만, 기계나 설비 등의 과부하로 공급애로 발생에 대한 우려가 있다.
 
아셉틱은 페트병에 내용물을 무균상태로 충전하는 방식으로, 고온 살균 과정을 거치지 않아 원료가 가진 고유의 맛과 향을 살릴 수 있다. 이 같은 강점을 바탕으로 기존 RTD(Ready To Drink) 커피, 차류 시장의 성장에 더해 RTD 단백질 음료 등으로 적용처가 확대되고 있다. RTD 시장 규모가 2023년 480.3억달러에서 2027년 610.1억달로 2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아셉틱 관련 수요도 지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아셉틱 OEM·제조자개발생산(ODM) 시장 점유율은 삼양패키징과 동원시스템즈가 양분하고 있다. 지난 2019년 동원시스템즈가 시장에 진출하면서 삼양패키징(272550)이 차지하던 OEM·ODM 점유율은 2020년 11월20일 91%에서 지난해 8월21일 70%로 줄었다. 하지만 여전히 시장의 과반을 삼양패키징이 점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동원시스템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전방 시장 위축에 따라 아셉틱 음료 등 수요에 영향이 있었다"라면서도 "여름 중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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