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박예진 기자]
CJ ENM(035760)은 올해 1분기 미디어플랫폼과 영화·드라마 사업 부진으로 인해 매출 역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두 개 사업 부문이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크게 감소했다. 동기간 영업이익률도 0%에 수렴했다. 이 가운데 차입금으로 인한 이자비용이 재차 확대되면서 재무건전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올해에도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을 기록하는 등 이자부담이 지속될 경우 한계기업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상존한다. 다만, 업체 측은 지난 3월 보유하고 있던 현금으로 차입금 일부를 상환했으며 상환시점과 이자 비용 발생 시점 상 차이 등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이자부담이 높아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상암동 CJ ENM 본사 (사진=연합뉴스)
광고·영화 사업 부진에 영업이익률 0% 수렴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 ENM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1조138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1조1541억원) 대비 약 1.37%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연간 매출에서 27.74% 비중을 차지했던 커머스사업 부문 실적 성장이 이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매출 기여도가 높은 영화·드라마 부문(32.59%)과 미디어플랫폼(26.25%) 등이 실적 부진을 겪으면서다.
각 사업 부문별로 보면 광고 기획·판매 등을 담당하는 미디어플랫폼 사업 매출액은 3142억원에서 2928억원으로 6.79%, 영화·드라마 사업 매출액은 3664억원에서 3159억원으로 13.78% 감소했다. 특히 영화·드라마 사업 부문은 드라마 흥행 실패와 영화 라인업 부재 등 전반적인 콘텐츠 부족 영향으로 매출 감소와 함께 영업적자 23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178억원 손실 대비 적자폭은 더욱 확대됐다.
미디어플랫폼 부문은 전형적인 비수기 영향과 뉴스 콘텐츠로 시청 수요가 몰린 영향으로 TV광고 매출 부진이 이어지면서 올해 1분기 57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35억원 손실) 대비 손실 규모가 확대된 모습이다. 음악 사업 부문은 1258억원에서 1672억원으로 32.94% 성장률을 기록하며 고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엠넷 채널 콘텐츠 부진과 신규 아티스트 마케팅 비용 증가 등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27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커머스를 제외한 주력 사업의 부진과 음악 사업 부문의 낮은 수익성 등으로 인해 CJ ENM의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123억원에서 올해 7억원으로 축소됐다.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은 0.06%를 기록하며 0에 수렴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1.07%) 보다도 약 1%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차입 규모 감소에도 이자비용 부담 심화 지속
지난 2023년 경영효율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면서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이자비용 보다 낮은 수익성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CJ ENM은 콘텐츠 제작 등 무형 자산 투자를 포함한 자본적지출(CAPEX) 규모가 약 7000억~8000억원 수준으로 지속됐다. 지난 2022년에는 피프스 시즌이 연결편입되며 판권으로 인해 무형자산 규모가 크게 증가했다. CAPEX 규모 역시 연간 1.4조원 이상으로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피프스 시즌 인수에 약 9400억원을 투입하며 차입금 규모가 크게 늘었다.
지난 2020년 1조1930억원이던 총차입금은 2021년 2조1728억원, 2022년 3조6102억원으로 연간 1조원 규모로 증가해왔다. 올해 1분기에는 총차입금이 2조6140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6058억원) 대비 약 1조원 가까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자비용은 406억원에서 431억원으로 증가했다. 특히 최근 4년간 이자비용은 2021년 225억원, 2022년 913억원, 2023년 1732억원, 2024년 1786억원으로 매년 증가세를 나타냈다.
반면 영업이익은 2021년 2969억원, 2022년 1374억원, 2023년 146억원 손실, 2024년 1045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지난 2023년부터 CJ ENM은 2년 연속으로 이자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을 기록 중이다. 이는 한 해 동안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 조차 갚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하며, 이 같은 상황이 3년간 이어지면 좀비기업, 즉 한계기업으로 분류된다.
여기에 올해 1분기에만 재무활동현금흐름이 2657억원, 투자활동현금흐름 3577억원이 순유출되면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3개월 만에 1581억원이 감소했다. 특히 투자활동현금흐름 유출이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 2023년부터 재무활동현금흐름 마이너스가 이어지면서 2022년 1조1337억원에 이르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023년 1조326억원, 2024년 9732억원으로 감소했다. 올해 1분기에는 8200억원으로 줄었다. 다만, 지난해 말 기준 686억원이던 단기금융상품은 올해 1분기 말 734억원으로 소폭 확대됐다.
이 가운데 1년 내 상환을 완료해야하는 단기차입금은 8751억원에 달했다.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 8934억원에 맞먹는 규모다.
CJ ENM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비핵심사업 유동화를 위해 시장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는 등 재무건전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이어갈 예정"이라며 "3월 중 보유현금으로 차입금을 상환하다 보니 잔액은 줄었지만 비용은 미반영 됐을 뿐 실질적인 재무부담은 줄었다"라고 설명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