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마른' 지티지웰니스, 풋옵션 공포 극대화…역대 최대 위기
올해 들어 CB 조기상환 9차례…미상환 대금 56억원도 유출 전망
유증·CB 발행 잇따라 불발…현금창출력 악화 등 실적도 덩달아 하락
공개 2022-11-25 07:00:00
이 기사는 2022년 11월 23일 18:2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수현 기자] 미용 의료기기 제조업체 지티지웰니스(219750)가 창사 이래 최대 위기 상황을 맞고 있다. 올해 상반기 재무제표 검토에서 ‘의견 거절’을 받으며 거래정지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전환사채(CB) 조기상환까지 발등의 불로 떨어졌다. 매년 영업손실 규모가 늘어가는 상황에서 자금 조달 여력도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자 ‘원금이라도 건지자’는 심리가 확산되며 사채권자들의 CB 상환 요청이 줄을 잇는 모습이다.
 
지티지웰니스 본사 전경. (사진=지티지웰니스)
 
CB 조기상환으로 59억원 소진…미상환 대금 56억원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티지웰니스는 지난 16일 제6회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CB 중 사채권자의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 행사로 인해 1억7000만원을 사채권자에게 지급했다.
 
지티지웰니스는 올해 들어서만 9차례의 CB 조기상환 공시를 냈다. 이 중 100억원 규모로 발행된 6회차 CB는 27억7000만원이 상환됐고, 65억원 규모의 7회차 CB는 20억원이 채권자들에게 돌아갔다. 54억원 규모의 5회차 CB는 11억원이 상환됐다. 3개 CB 가운데 전환청구권 행사에 따라 주식으로 전환된 61억원어치 물량을 제외한 미상환 대금은 합계 약 56억원이다. 회사 입장에서는 56억원의 추가적인 자금 소요 가능성이 남아 있는 셈이다.
 
 
 
문제는 지티지웰니스의 자금조달 여력이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다는 점이다. 거래정지 상태가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 22일 지티지웰니스의 거래정지 기간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에 관한 결정일’까지로 변경하는 공시를 냈다. 당초 거래정지 종료일은 ‘차기 사업보고서 제출 기한의 다음날부터 10일(2023년 4월10일) 후 상장폐지 여부 결정일’이었으나, 연장 가능성이 발생한 것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지티지웰니스는 의견이 비적정으로 나온 건으로 인해 2023년 4월까지 개선 기간이 부여된 상태였으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관련 검토 사항이 늘어나면서 거래정지 기간 변경 공시가 난 것”이라며 “개선 기간이 끝나면 다시 거래정지 관련 판단을 내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티지웰니스의 주식시장 거래가 막힌 것은 올해 3월부터다. 앞서 회사는 지난해 5월 신사업 명목으로 ‘연진케이’로부터 132억원 규모의 미술품을 사들였다. 이는 당시 총 자본금의 57%에 달한다. 회계감사를 맡은 한영회계법인은 지난해 반기 검토보고서에서 미술품 투자 관련 ‘거래 타당성 근거 부족’을 지적하며 검토 의견 거절을 냈다. 이후 올해 3월 감사보고서에서도 같은 근거로 감사의견을 거절했고, 동시에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현재 지티지웰니스는 연진케이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이다.
 
결과적으로 그동안 주식 관련 사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해온 지티지웰니스로서는 어려운 처지에 내몰렸다. 거래정지 기간이 길어질수록 CB 투자자의 투자금 회수를 위한 발길은 더욱 잦아질 전망이다.
 
자금조달 난항·자체 현금창출력 저하…회사는 "논의 중"
 
이미 지티지웰니스는 신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회사는 올해 3월 베이사이드프라이빗에쿼티(베이사이드PE)를 대상으로 하는 56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으나, 8월 철회된 바 있다. 유증 결정 당시 베이사이드PE는 지티지웰니스의 최대주주로 등극할 예정이었다. 같은 달 아이리스조합을 대상으로 8회차 CB를 발행해 50억원을 조달키로 했지만, 이 또한 납입일이 지연되다가 결국 지난달에 취소됐다. 지티지웰니스는 유증·CB 발행 철회 사유로 “납입대상자의 미납입”을 들었다.
 
자체적인 현금창출력도 지지부진한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지티지웰니스는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 53억원, 영업손실 7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109억원) 대비 절반 아래로 떨어졌으며, 손실 폭은 73억원에서 확대됐다. 최근 3년간 영업실적을 살펴보더라도 매출액은 지난 2019년 303억원에서 2020년 200억원, 2021년 157억원으로 내리막길을 걸었으며, 영업손실은 2019년 46억원, 2020년 99억원, 2021년 113억원으로 악화됐다.
 
실적 하락은 현금흐름 부진에서 비롯된다. 영업활동현금흐름(OCF)이 2019년 –43억원, 2020년 –94억원, 2021년 –148억원으로 적자다. OCF 적자는 단기차입, CB 발행 등 재무활동현금흐름으로 충당해왔으나, 이 또한 올해 적자로 돌아섰다. 지티지웰니스의 재무활동현금흐름을 살펴보면 2019년 154억원, 2020년 203억원, 2021년 75억원, 올해 3분기(누적) -68억원이다. 올해 유증과 CB를 통한 자금조달 계획이 물거품된 상황에서 단기차입금과 유동성장기차입금, 리스부채, 기존 CB 상환으로 78억원이 빠져나갔다. 이에 지티지웰니스가 보유한 현금및현금성자산은 3분기 기준 15억원이다.
 
 
 
지티지웰니스는 현재로서는 별다른 자금조달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당장은 CB나 유증 등 계획은 따로 없고, 매달 들어오는 의료기기 판매수익이 주요 수입원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영업현금창출력 확대와 관련된 사업 계획에 대해서도 “정해진 바는 없어서 말하기 어렵지만, 논의는 계속 진행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박수현 기자 psh557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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