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김상우 기자]
강원랜드(035250)가 수익성 둔화에도 카지노와 리조트 시설 투자를 늘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보다 빠져나간 돈이 많았지만 2조8000억원에 달하는 유동금융자산이 투자 여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제2카지노를 짓고 노후 객실을 새로 단장해 매출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최근 취임한 김도균 사장도 이 같은 투자 기조를 이어갈 뜻을 밝혔다.
강원랜드 제2카지노 영업장 외부 조감도. (사진=강원랜드)
카지노 확장·객실 새 단장…시설 투자 확대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강원랜드의 사업 계획 기준 올해 투자예산은 1454억원이다. 올해 상반기까지 872억원을 집행했다. 회사는 카지노 영업시설 개선 등 자본적 지출에 175억원, 슬롯머신·칩스 교체 등 업무용 자산에 627억원을 투입했다. 지역연계사업에 36억원, 지원시설 등 또한 34억원을 집행했다.
투자 집행 규모는 최근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회사의 연간 투자 집행액은 △2023년 647억원 △2024년 1198억원 △2025년 1437억원으로 늘었다.
총 사업 예산 1796억원 규모의 제2카지노 조성 사업과 299억원 규모의 카지노 회원영업장 리모델링 역시 진행 중이다. 회원영업장 리모델링은 2027년 2분기, 제2카지노는 같은 해 안에 완공이 목표다.
제2카지노 조성은 강원랜드가 2024년부터 추진 중인 ‘K-HIT 프로젝트 1.0’의 1단계 우선 추진 사업이다. K-HIT 프로젝트는 글로벌 복합 리조트로의 도약을 목표로 비카지노 매출 비중 확대와 외국인 관광객 유치 활성화, 카지노 시설 확장과 리조트 콘텐츠 강화를 추진하는 것이 골자다.
비카지노 부문도 호텔과 콘도 매출이 동반 감소한 가운데 관련 시설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올해 상반기 호텔 매출은 408억원으로 전년 동기(425억원) 대비 4.04%(17억원) 감소했고, 콘도 매출 또한 152억원에서 143억원으로 5.81%(9억원) 줄었다. 강원랜드는 하이원그랜드호텔 메인타워 (477실)을 2028년 1분기까지, 마운틴콘도(280실)를 2027년 4분기까지 리노베이션 할 계획이다. 유형자산 취득 규모도 늘었다. 올해 상반기 유형자산 취득액은 674억원으로 전년 동기(588억원) 대비 14.63%(86억원) 증가했다.
이와 관련해 강원랜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대규모 건설사업 투자는 단순한 노후 환경 개선을 넘어 체류형 방문객 증대를 목표로 한 전략적 투자”라며 “특히 제2카지노 조성 및 개장 이후 카지노 테이블 수 증대에 따라 연간 약 1000억원의 매출 증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호텔 및 콘도 객실 리노베이션을 통해 가족단위 관광객을 위한 객실 면적을 대폭 확장하고 고급화해 방문객의 만족도를 제고하는 동시에, 비카지노 분야의 매출 기반 확충도 동반 도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현금흐름 둔화에도 투자·주주환원 뒷받침하는 재무여력
회사의 수익성은 최근 둔화하는 흐름이다.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025년 2353억원으로 전년(2858억원) 대비 17.66%(505억원)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도 1127억원으로 전년 동기(1328억원)보다 15.11%(201억원) 줄었다.
현금흐름 또한 뒷걸음쳤다. 올해 상반기 회사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89억원으로 전년 동기(193억원) 대비 482억원 감소하며 순유출됐다. 매입채무 및 기타 유동 채무 감소에 따른 현금유출이 올해 상반기 1531억원으로 전년 동기(1284억원) 대비 19.21%(247억원) 확대된 영향이 컸다.
수익성과 현금 창출력이 저하됐음에도 투자를 지속하는 동력은 금융자산이다. 회사의 유동금융자산은 △2023년 1조 1876억원 △2024년 9327억원 △2025년 3조 92억원 △올해 상반기 2조 7714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금융자산 가운데 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FVPL) 금융자산 규모가 크게 확대됐다. FVPL 금융자산 가운데 유동자산으로 분류된 금액은 △2023년 4089억원 △2024년 909억원 △2025년 2조 4474억원 △올해 상반기 2조 4832억원을 기록했다. FVPL 금융자산은 공정가치 변동이 당기손익에 반영되는 금융상품으로 이 가운데 유동자산으로 분류된 금액은 상대적으로 현금화가 용이하다. 대규모 시설투자 부담을 흡수할 수 있는 유동성 완충장치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재무안정성 지표 역시 양호하다. 회사의 유동비율은 △2023년 198.40% △2024년 161.86% △2025년 403.43% △올해 상반기 466.27%로 지난해부터 크게 개선됐다. 부채비율은 △2023년 20.96% △2024년 21.04% △2025년 22.21% △올해 상반기 18.13%로 낮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통상 부채비율은 200% 이하, 유동비율은 100% 이상이면 재무안정성이 양호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도 2111억원으로 전년 동기(1821억원) 대비 15.89%(289억원) 늘었다.
풍부한 재무여력을 바탕으로 강원랜드는 주주환원을 이어가고 있다. 현금배당성향은 △2023년 55.3% △2024년 51.3% △2025년 59.2%로 3년 연속 50%를 웃돌았다. 회사는 2024~2026회계연도 총 주주환원율 60%, 배당성향 최소 50%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4년 4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매입한 데 이어 2025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400억원 규모를 추가 매입했다. 이 가운데 올해 상반기 자기주식 취득액은 323억원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2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매입도 계획하고 있다.
김도균 사장 취임…투자 기조 이어가며 K-HIT 추진
강원랜드는 지난달 김도균 사장 취임으로 2년9개월간 이어진 수장 공백을 끝냈다. 2023년 12월 이삼걸 전 사장이 물러난 후 최철규 당시 부사장이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맡았고, 올해 3월 최 직무대행이 사임한 이후에는 남한규 경영지원본부장이 회사를 이끌어왔다.
김 대표는 국방·대북 정책 분야에서 주로 경력을 쌓아온 인물이다. 육군사관학교 44기로 임관해 2017~2018년 청와대 국가 안보실 국방개혁비서관, 2018~2020년 국방부 대북정책관, 2020~2022년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사령관 등을 지냈다.
김 대표는 지난달 2일 열린 취임식에서 수익성과 공공성의 균형을 갖춘 ‘글로벌 공공형 복합리조트’로의 도약을 경영 방향으로 제시했다. K-HIT 프로젝트의 실행력을 높이고 강원랜드를 '사계절 체류형 특화 엔터테인먼트 리조트'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구상이다.
회사는 신임 대표 취임 이후에도 기존의 투자 기조는 지속한다는 입장이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신임 대표 취임 이후 경영 전반에 대한 점검을 통해 필요시 세부 우선순위 및 추진 방식을 보완 조정할 예정"이라며 "최근 출범한 '조직진단 혁신위원회'를 통해 문제점을 객관적으로 진단해 향후 경영전략과 연계한 사업 방향을 도출하겠다는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김상우 기자 msangwoo02@etomato.com